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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세금이 분양가를 추월하게 된 아파트

조회수 2021. 3. 29. 18:0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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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격 급등
보유세 부담 변화 점검

올해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전국 평균 19% 넘게 올랐다. 이 때문에 재산세율 인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공시가격 6억원 초과 1주택자의 세 부담이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전국 집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라며 “재산세로만 작년보다 3600억원가량 더 걷힐 것으로 추산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부동산 공시가격을 시세의 90%까지 끌어올리는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에 따라 매년 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을 올리고 있다. 


올해 인상률은 2007년(22.7%) 이후 14년 만의 최고치다.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2017년 4.44%에서 2018년 5.02%, 2019년 5.23%에 이어 작년 5.98% 등으로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려 왔다. 올해 갑자기 두자릿수 상승률을 찍은 것이다.


공시가격이 대폭 오르면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등 주택 보유세가 크게 늘게 됐다.


◇40년 전 아파트 한 채 값을 세금으로

출처: 더비비드
은마아파트


당장 고가 아파트를 한 채만 갖고 있어도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15일 국토교통부의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모의 분석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84㎡(공시가 12억7000만원)의 보유세는 작년 362만원에서 올해 533만원으로 오른다.


강남구 ‘은마아파트' 전용 76㎡(공시가 15억5000만원)는 561만원에서 845만원으로 늘어난다. 정부의 연도별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그대로 반영하면 5년 후 은마아파트 전용 76㎡는 집값이 하나도 오르지 않더라도 1년 보유세가 2342만원에 이르게 된다. 은마아파트 전용 76㎡는 1979년 분양 당시 분양가가 2100만원이었는데, 분양가보다 많은 금액을 1년 세금으로 내야 하는 것이다.


다주택자들의 보유세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강남구 은마아파트 전용 76㎡와 관악구 ‘신림푸르지오1차’ 전용 84㎡를 보유한 2주택자는 올해 내야 할 보유세가 3991만원으로 작년(1627만원)보다 2300만원 넘게 늘게 된다.


◇처음 종부세 내는 가구 28만

출처: 더비비드


올해 처음으로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받는 이들도 늘어난다. 서울의 경우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19.9% 늘었는데, 이 때문에 강서구·동대문구 등에서도 종합부동산세를 내야 하는 아파트가 생겨났다. 강남 부자들만 내던 세금으로 불리면 종부세가 서민층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까지 확산된 것이다.


국토교통부가 15일 발표한 '2021년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종부세 부과 대상인 공시가 9억원 초과(1가구 1주택 기준) 아파트는 41만2970가구로 작년(28만1033가구)보다 47% 늘었다. 일례로 2019년 11월 입주한 서울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길음센터피스’ 84㎡(공시가 9억8400만원) 소유자는 올해 종부세를 내야 한다.


공시가격이 9억원을 넘는다고 당장 고액의 종부세를 내야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정부가 밝힌 ‘공시 가격 현실화 로드맵’에 따라 2030년까지 90% 선을 맞출 계획이어서 종부세 과세 대상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아파트는 재산세율 인하로 세 부담이 줄어든다는 게정부 설명이지만, 올해 공시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감면 대상에서 빠진 아파트가 많다. 올해 공시가격 6억원 넘는 공동주택은 전국 111만7000가구로 작년보다 63% 증가했다. 


◇’공시가 재조정하라’ 종부세 이의 신청 폭주

출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공시가격 급등에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급격하게 오른 세 부담 쇼크로 주택 소유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과도하게 인상된 공시지가를 인하하여 주십시오'라는 글에 26일까지 1만8000여명 넘는 사람이 동의했다.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의 한 아파트에는 정부에 공시가격 재조정을 요청하는 연명부가 등장했다. 연명부에는 “이의신청 합시다”라는 제목 아래 주민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


인근 아파트 단지와 연합해 국토교통부와 관할 시·구청에 항의 공문을 보내는 주민들도 있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상일동 ‘고덕그라시움’ ‘아르테온’ 등 5개 단지 입주자대표회의 연합회는 23일 국토교통부와 지역구 국회의원실(더불어민주당 진선미), 강동구청에 공시가격을 내려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올해 공시가격 의견 제출(1차 이의신청) 기간은 다음 달 5일까지다.



/이연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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