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탐구] 전세계 탈모인 놀래킨 '혈압약'의 부작용

조회수 2021. 3. 29. 18:0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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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잡학사전

하나의 브랜드가 탄생하기까지, 많은 사람의 노력과 열정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익숙하게 쓰는 유명 브랜드엔 어떤 탄생 비화가 숨어있을까요? 재밌는 브랜드 탄생 스토리를 추적해 소개하는 ‘브랜드 잡학사전’을 연재합니다. 이번 회에선 가장 유명한 탈모치료제 중 하나인 ‘로게인폼(성분명 미녹시딜)’의 탄생 과정을 소개합니다.


◇뜻 밖에 태어난 제품들

출처: 더비비드


의도치 않게 태어난 제품들이 꽤 있습니다. 개발 과정에서 처음 의도했던 목적과 다른 현상이 나타났는데, 실패로 보지 않고 아예 다른 상품으로 방향을 전환해 성공한 제품들이죠. ‘포스트잇’이 대표적입니다. 접착제 개발 과정에서 실수로 접착력이 떨어지는 접착제가 나오자, 손쉽게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는 종이 메모지를 개발한 것이죠. 시행착오를 역이용한 경우입니다.


기존에 있던 제품의 용도를 달리 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회용 생리대’는 1차 세계대전 중 부상병 치료를 위해 사용하던 일회용 붕대를 응용해 개발한 것입니다. 부상병의 상처에서 나는 다량의 피를 그대로 흡수하는 붕대를 생리대로 연결한 거죠.


◇혈압약 부작용 본 연구원의 아이디어

출처: 존슨앤드존슨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탈모 치료 성분, 미녹시딜도 비슷한 사례입니다. 1979년 글로벌 헬스케어기업 존슨앤드존슨이 혈압약을 개발하는 상황에서 뜻밖의 보고가 접수됩니다. 여러 시험자에게서 온 몸에 털이 자라는 부작용이 나타난 거죠. 원인은 혈관 확장에 의한 혈액순환 증진. 약이 휴지기에 있는 모낭을 자극하고 혈류를 증가시켜, 털을 자라게 한 것이었습니다.


임상시험에 참가한 연구원은 이내 아이디어를 떠올립니다. ‘약을 먹고 몸에 털이 난다면, 탈모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출처: 존슨앤드존슨


관건은 전신에 털이 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부분은 그대로 두고, 머리에만 털이 나도록 약을 바꿔야 하는 것이죠. 그렇게 고심 끝에 내놓은 방안이 ‘외용제’였습니다. 먹어서 몸에 흡수시키면 몸 전체 혈관이 확장돼 전신에 털이 나게 되니, 그렇지 않고 딱 원하는 부위에만 털이 나도록 바르는 외용제로 개발한 거죠.


그렇게 발상의 전환은 통했습니다. 존슨앤드존슨은 1979년 미녹시딜 성분을 활용한 첫 탈모치료제 ‘로게인’ 제품 개발에 성공합니다. 시험 결과, 제품 사용 후 16주부터 머리카락이 새로 자라나는 효과가 나타났죠.


로게인은 곧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탈모치료제로 일반의약품 승인을 받게 됩니다. 첫 승인을 받은 오리지널 제품이 된 거죠.


◇세계 1위를 지키기 위한 또 한 번의 변신

출처: 존슨앤드존슨


로게인은 지금까지도 전 세계 탈모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바르는 탈모치료제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치료 효과란 확실한 메시지를 충족하면서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일반의약품은 미녹시딜 성분 제제가 아직도 유일하기 때문인데요.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 성분 제제는 의사 처방이 있어야 하는 전문의약품이라고 합니다. 먹는 미녹시딜정은 혈압약으로도 계속 쓰인다고 하네요.


현재 접할 수 있는 로게인 제품은 폼(거품) 제형의 ‘로게인폼’인데요. 폼(거품) 제형은 로게인이 바르는 탈모치료제 세계 판매 1등의 자리를 지키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탈모치료제는 장기간 꾸준한 치료가 중요한데, 폼 제형은 액상형 대비 흘러내림 등이 적고 편의성이 높아 꾸준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특히 폼 제형은 액상대비 모낭 흡수율을 5배 정도로 높일 수 있다고 하네요.


로게인폼의 사례는 하나의 브랜드가 시장에서 성공하기까지 수많은 발상의 전환이 필요했음을 보여줍니다. 시작은 작은 ‘우연’이었습니다. 오늘부터라도 주변을 잘 살펴봐야 하겠습니다. 어디엔가 대박 아이디어가 잠자고 있을 지도 모르니까요.


/박유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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