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도 출산도 소멸 수준, 유일하게 늘어나는 것

조회수 2021. 3. 8. 11:16 수정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코로나로 황혼 이혼만 늘어난 이유

결혼 생활을 20년 이상 한 노부부들의 ‘황혼(黃昏) 이혼’ 건수가 지난해 처음 4만건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과거 이혼을 금기시 했던 50~60대가 이혼에 관대해진 분위기, 코로나로 집에 머무는 ‘집콕’ 생활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체 이혼 건수 ↓, 황혼 이혼만 ↑

출처: 더비비드


통계청이 2월 24일 발표한 ’2020년 12월 인구동향'을 보면 이혼 건수는 10만6512건이었다. 코로나가 없었던 2019년보다 4319건 줄었다. 결혼 9년 차 이하 부부(3만8270건)는 5004건 감소하고, 10~19년 차 부부(2만6902건)는 2209건 줄면서 전체적인 이혼 건수는 감소했다.


전체적인 이혼 건수가 줄어든 건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다. IMF 외환 위기가 터졌던 1998년엔 11만6294쌍이 이혼했다. 전년보다 27% 증가한 수치다. 카드 대란이 있었던 2003년과 글로벌 금융 위기가 발생한 다음 해인 2009년에도 각각 전년보다 15%, 6%가량 늘었다. 이 때문에 코로나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이혼 건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코비디보스(covidivoce)’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코로나를 뜻하는 ‘코비드(covid)’와 ‘이혼(divoce)’의 합성어다.

출처: 픽사베이

하지만 유독 20년 차 이상 부부의 이혼 건수(4만1340건)는 전년 대비 2894건 늘어났다. 전체 이혼 건수 가운데 황혼 이혼의 비율도 38.8%로 신기록을 세웠다.


젊은 부부는 피해간 코비디보스를 중년 부부는 피해가지 못한 셈이다. 성격 차이 등으로 부부 관계가 멀어졌지만 자녀 교육·결혼 등을 위해 참다가 50대 이후 이혼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지난해엔 그런 현상이 두드러진 것이다.


황혼 이혼만 급증한 이유로는 이혼에 대한 인식 변화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9년 발표한 이혼에 대한 인식 조사를 보면 황혼 이혼의 경우 50~60대 39.9%가 '상황에 따라 할 수 있다'고 했고, 1.3%는 '전적으로 할 수 있다'고 했다. '절대 하면 안 된다'와 '가능하면 안 된다'는 각각 22.4%와 27.3%였다.


◇코로나 사태·집값 폭등으로 결혼·출산 감소 

출처: 픽사베이

지난해 우리나라 결혼·출산 건수는 모두 대폭 줄었다. ‘2020년 12월 인구동향'을 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21만3513쌍이었다. 이는 2019년(23만9159쌍)보다 10.7%(2만5646쌍) 감소한 것이다. 감소 폭과 감소율 모두 역대 최대치다.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0.84명이었다. 합계 출산율은 여성 1명이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의 수를 뜻한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유엔인구기금(UNPFA)의 작년 6월 집계에서 세계 198국 중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연말로 갈수록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출산율도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4분기(10~12월) 출산율은 0.75명까지 떨어졌다. 출산율은 올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 여파로 작년 혼인(21만3513건)이 2019년보다 10.7%(2만5646건) 줄었기 때문이다. 결혼이 줄어드는 추세에서 코로나로 결혼식을 미루거나 취소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출처: 더비비드

코로나 사태 뿐 아니라 지난해 집값 폭등으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예비·신혼 부부들이 결혼·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한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혼부부 자녀 출산에는 주택 유무가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통계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행정자료를 활용한 2019년 신혼부부 통계 결과’를 보면 2019년 기준 무주택 부부 가운데 자녀가 없는 비율은 46.8%이었다. 주택이 있는 부부(36.7%)보다 높았다. 전년도 무주택 부부와 유주택 부부의 무자녀 비율이 각각 44.0%와 35.2%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택이 없는 사람일수록 자녀를 낳지 않는 경향이 보다 강해진 셈이다.


집이 있을수록 아이 낳는 비율이 높고 낳더라도 더 많이 낳는 경향이 강하다. 같은 통계에서 결혼 1년 차 부부의 주택 소유율도 2018년 32.5%에서 2019년 29.9%로 더욱 낮아졌다. 아이가 있더라도 무주택 부부의 평균 출생아 수는 0.65명으로, 유주택 부부(0.79명)보다 적었다.


/이연주 에디터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