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당 5668만원, 역대 최고 분양가 이유 알고보니

조회수 2021. 2. 8. 10:1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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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상한제와 공시지가 인상의 상관관계

정부 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 열기가 식지않고 있다. 강남 지역에서 역대 최고 분양가 아파트가 등장하고, 강북에선 연일 신고가 행진이다. 정부 규제가 오히려 최고가 분양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다만 앞으로 부동산 시장 안정에 반드시 부정적인 신호는 아니란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어떤 배경인지 알아봤다.


◇공시지가 인상이 분양가 끌어올려

출처: 더비비드
원베일리 조감도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 아파트의 일반 분양가가 3.3㎡(평)당 평균 5668만원으로 정해졌다. 당초 시장에서 예상한 것보다 1000만원 가량 높은 가격으로, 역대 최고가다. 3월 일반 분양 예정이다.


역대 최고가의 비결은 역설적으로 정부 통제 장치인 ‘분양가 상한제’에 있다. 분양가 상한제 이전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가를 통제했다. HUG는 주변 시세를 토대로 분양가를 결정했다.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들은 HUG가 자의적으로 분양가를 낮게 결정한다는 불만이 있었다.

출처: 삼성래미안
원베일리 조감도


이런 상태에서 올해부터 분양가 상한제까지 도입되면 분양가가 더 낮아질 것이란 우려가 재건축 조합원들 사이에 있었다. 그런데 분양가 상한제 산정 방법과 다른 정부 규제가 맞물리며 사상 최고가 분양이란 결과를 낳았다.


분앙가 상한제는 건설원가를 기준으로 한다.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하는 토지비에 건축비를 더해 결정된다. 이런 상태에서 정부의 보유세 현실화 조치에 따라, 작년 공시지가가 대폭 상승했다. 이에 따라 분양가상한제를 구성하는 토지비가 급격히 올랐고, 여기에 건설원가까지 더하니 HUG 금액마저 넘어서는 일이 벌어졌다.


레미안 원베일리의 경우 토지비 4200만 원에 건축비 1468만 원을 더해 3.3㎡(평)당 5668만원으로 결정됐는데, 토지비가 원래는 4200만원보다 훨씬 낮았지만 공시지가 상승에 따라 토지비가 4200만원으로 맞춰지면서 5668만원의 평당 가격이 나온 것이다. 반포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당초 래미안 원베일리는 HUG로부터 3.3㎡당 4891만원의 분양가를 통보받았는데, 이보다 1000만원 가까운 오른 가격에 최종 확정됐다”고 전했다.

출처: 더비비드


이처럼 분양가 상한제가 역설적으로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다른 재건축 사업도 속도가 올라가게 됐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관심을 모으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이 대표적이다. 둔촌주공의 규모는 재건축 후 1만2032가구에 이른다. 당초 둔촌주공 조합은 HUG로부터 3.3㎡당 2978만원의 분양가를 제시받았다. 이에 대해 조합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리면서 갈등이 불거졌고, 조합 집행부가 해임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당초 조합원들은 분양가를 최소 3.3㎡당 3550만원은 받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는데, HUG가 너무 낮은 가격을 제시했다는 게 조합원들 주장이었다.


그런데 분양가상한제에 따라 오른 공시지가를 반영하면 돈춘주공의 분양가가 평당 4000만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조합원들 당초 기대보다 높은 것이다. 이에 따라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공급부족 해소 다소나마 도움된’다 의견도

출처: 더비비드


이런 현상을 놓고 일부 비판 의견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면 공급이 확대되면서 장기적으로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집값 공공행진은 공급 부족과 관련이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입주는 2020년 27만996가구로 2019년 대비 20% 줄어든 데 이어, 올해 22만7836가구로 16% 더 줄어든다. 특히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5520가구로 2020년 5만289가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고, 2022년엔 1만7000가구로 최근 10년 사이 가장 적은 수의 아파트가 공급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집값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마포구 염리동 ‘프레스티지자이’ 84㎡(전용면적) 입주권은 지난달 26일 19억6000만원에 거래돼 20억원에 육박했다. 분양가 9억원대의 2배가 넘는다. 이달들어 20억원 넘는 거래가 이뤄졌다는 소식도 있다. 또 마포구 대흥동 ‘신촌그랑자이’, 종로구 평동 ‘경희궁자이’ 등의 실거래가가 20억원에 근접한 상황이다.

출처: 더비비드


집값 상승세는 그간 소외됐던 외곽 지역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도봉구에선 창동 ‘동아청솔’ 아파트 84㎡ 실거래가가 지난달 9억5000만원까지 치솟으며 10억원을 넘보고 있다. 이 지역은 아직 10억원 넘는 아파트가 없는데 곧 나타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재건축 사업이라도 속도를 내면 공급 부족이 다소나마 해결될 수 있다. 한 부동산 시장 전문가는 “둔촌두공 외에도 신반포15차(래미안 원펜타스) 등이 분양가 상한제를 통한 분양을 앞두고 있다”며 “조금이라도 아파트 공급을 늘리는 게 장기적인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한편 분양가상한제를 따르더라도 분양만 받으면 로또는 보장된다. 레미안원베일리의 경우 30평형 분양가는 18억원 정도인데, 한강변을 끼고 있는 비슷한 지역의 ‘아크로리버파크’(2016년 입주·1612가구) 전용 85㎡가 실거래가가 37억원대에 이르기 때문이다. 도로 건너 ‘래미안퍼스티지’(2009년 입주·2444가구)의 동일 주택형의실거래가도 31억원대에 이른다. 이들 가격과 비교하면 여전히 엄청난 시세차익이 보장돼 묻지마 청약은 이번에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박유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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