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만원 투자해 하루 만에 50만원, 기막힌 투자의 정체

조회수 2021. 1. 27. 14:1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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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사금융과 대출 연체

‘설마 이런 걸 당할까’ 생각 드는 일들이 있다.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사람 처지가 되면 누구나 당할 수 있다. 황당한 금리의 불법사금융 피해가 계속 늘고 있다. 이자율이 연 3만1000%에 이르는 경우까지 있다. 먼나라 얘기가 아니다. 바로 우리의 얘기다. 실태를 알아봤다.


◇31000%, 780% 황당한 이자율

출처: 더비비드


무직자 A씨는 인터넷 대출 사이트에서 알게 된 사채업자로부터 단돈 27만원을 빌렸다. 조건이 황당했다. 다음 날 50만원을 갚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자율이 하루만 따져 무려 85%, 원금에만 이자가 붙는 조건으로 해도 연간으로 환산하면 3만1000%에 이르는 황당한 수준의 이자율이었다. 1년 뒤 갚으면 8370만원을 내는 것이다. 하지만 급전이 필요했던 A씨는 따져보지 않고 돈을 빌렸고, 결국 낭패를 봤다.


이 대출은 완전한 불법이다. 현행법상 법정 최고금리는 연 24%. 그 이상 이자를 받는 대출은 모두 불법이다. 하지만 신용 상태 등이 불량해서 법정금리로는 도저히 대출받을 수 없는 사람이 많다. 결국 불법 사금융을 찾게 된다.


금융위원회와 경찰청 등은 얼마 전 총 861명의 불법 사금융업자를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적발된 불법 사금융 광고는 7만6532건, 전화번호는 2083건이었다.

출처: 더비비드
코로나에 따른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무직자 A씨 사례가 그 중 하나다. 무직자 A씨에게 황당한 조건으로 돈을 빌려준 일당은 무려 3610명을 대상으로 총 35억원을 빌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엄청난 이자를 수취했다. 이 일당은 검거돼 검찰에 송치됐다.


다른 피해 사례를 보면, B씨는 한 달 안에 갚기로 하고 한 사채업자에게서 1200만원을 빌리기로 했다. 그럼제 통장에 들어온 돈은 727만원에 불과했다. 1200만원에서 선이자 명목으로 473만원을 제하고 727만원만 들어온 것이다. 그러면서 갚을 때는 1200만원을 내야 했다. 연 이자율로 환산하면 780%에 이른다.


이렇게 높은 이자의 대출을 제대 갚지 못하면, 불법 추심에 시달리게 된다. SNS 개인정보 등을 활용해 가족에게 통보되는 등 사례가 보고됐다.


◇학자금 대출 연체 3만5000명 넘어

출처: 더비비드


여전히 많은 사람이 불법 사금융에 노출되는 것은 경기 침체 때문에 제도권에선 제대로 대출을 받기 어려운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사례를 보면, 취업에 실패하고 작은 가게를 연 30대 자영업자 C씨는 올해 소득이 전혀 없다. 가게를 연지 얼마 되지 않았고, 개업 후에도 장사가 변변치 않았다. 특히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진 후에는 아예 가게 문을 닫은 상태다. 그럼에도 C씨는 국세청에서 학자금 대출을 갚으라는 고지서를 받았다. C씨는 갚을 길이 막막하다.

출처: 더비비드


C씨처럼 올해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한 사람이 3만5000명에 이른다. 2015년(8000명)의 4배가 넘는다. 2017년(1만3000명)과 비교해도 3배에 육박한다. 이들이 상환하지 못한 금액은 작년 6월 기준으로 418억원에 이른다.


학자금 대출을 잘 갚다가 새로 연체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2015년 4000명, 2017년 7000명, 2019년 1만5000명 등으로 급증하고 있다. 2020년엔 6월까지만 1만1000명에 이른다. 추세대로라면 2만명을 훌쩍 넘을 수 있다.


학자금 대출을 받은 사람은 취업 후 연간 소득이 정부가 정한 ‘상환 기준 소득(2020년 기준 1323만원)’보다 많아지면 그 이듬해부터 대출받은 금액을 갚아나가야 한다. 그런데 자영업을 하거나 직장이 불안정한 청년은 수입이 들쭉날쭉해 상환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상환 유예 외에 다양한 지원이 나와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박유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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