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 중국 제쳤다, 작년 한국 식품 가장 많이 구매한 나라
본격적으로 꽃피는 K-푸드
코로나로 세계 경제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작년 우리나라 수출도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런데 식품은 예외다. 작년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한다. 어떤 배경이 있는지 알아봤다.
◇대미 농식품 수출 33% 급증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액은 1년 전보다 7.7% 증가한 75억7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과일 같은 신선 농산물과 라면 같은 가공식품 수출이 둘 다 늘었다. 신선 농산물은 14억3000만달러, 가공식품은 61억4000만달러 실적을 기록했다.
수출 1위국은 미국이다. 대(對)미국 수출이 12억1000만달러로 13년만에 중국(11억4000만달러)을 제치고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 1위국에 올라섰다. 작년 대미 농식품 수출은 1년 전 보다 38% 급증해 대중 수출 증가율(2.9%)을 크게 앞질렀다.
농식품 수출은 전체 수출 실적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두드러진다. 작년 우리나라 전체 연간 수출액은 5128억5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5.4% 줄었다. 그런데 ‘K푸드’ 수출은 오히려 늘었다.
◇김치 수출은 절반이 일본
가장 두드러지는 농식품은 역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김치다. 작년 우리나라 김치 수출액은 1년 전 보다 37.6% 급증한 1억4450만 달러를 기록했다.
김치가 가장 많이 수출되는 나라는 일본이다. 작년 1~10월 일본 김치 수출액은 5948만달러(약 646억원)를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 늘었다. 전체 김치 수출액의 거의 절반에 가깝다. 미국(56.3%), 홍콩(50.4%), 호주(64.7%), 싱가포르(85.4%)도 전년도 대비 김치 수출이 크게 늘었다.
김치 등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역설적으로 코로나 덕이다.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해외에서 김치 등 우리나라 식품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이다. 그에 따라 인삼류 수출도 9.3% 늘었다.
코로나로 ‘집콕’이 대세가 된 영향도 있다. 쌀 가공식품(가공 밥·떡볶이·죽 등)이 간편식으로 인기를 끌며 수출이 26.7% 급증했다.
농식품 업체들이 한국에서 보기 드문 현지 맞춤형 상품을 기획한 덕도 있다. 캔(통조림) 김치, 비건(채식주의자) 김치, 과일 맛 라면, 랍스터 맛 라면 등이 대표적이다. 외국에서 우리 식품으로 직접 퓨전 요리를 개발하기도 한다. 일본에선 김치 낫토(콩을 발효시켜 만든 일본 전통 음식), 김치 오차즈케(녹차에 밥을 말아 먹는 일본 요리)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한류 열풍도 인기의 큰 요인이다. 한식을 직접 요리해보려는 외국인이 늘면서 전반적인 수출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한국 과일도 인기
한국 과일도 인기다. 딸기가 대표적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딸기는 2017년 대비 8% 증가한 4800만달러(약 573억원)어치가 수출됐다.
특히 동남아시아에서 한국 딸기는 ‘고급 과일’로 통한다. 농민들에 따르면 '태어나서 처음 먹어본 딸기 맛'이라며 '재배 방법을 알려달라'고 사정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마하티르 빈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가 한국 딸기를 맛보고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어떻게 해야 이렇게 맛있는 딸기를 재배할 수 있나. 한국에서 재배 기술을 배워오면 가능한가"라고 묻기도 했다고 한다.
/박유연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