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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오프라인 유통 채널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백화점과 고급 호텔 업계에 젊은 부자들이 희망이 되고 있다. 최근 백화점들은 소비 흐름을 주도하는 ‘영 앤 리치(young and rich·젊은 부유층)’를 위한 VIP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고급 호텔들은 홈파티를 하는 영앤리치들에게 코스 요리 배달에 나서고 있다. 어떤 서비스를 하는지 내용을 알아봤다.

◇연간 구매액 2000만원 넘는 2030 대상

현대백화점은 내년 2월부터 20~30대 고객 전용 VIP 서비스인 ‘클럽 YP’ 멤버십을 운영하기로 했다. YP는 ‘young VIP’의 줄임말이다.

대상은 한국 나이로 마흔이 넘지 않아야 한다. 1983년생 이하 고객 중 현대백화점 카드의 전년도 이용 금액이 2000만원 이상인 이들이 주요 대상이다. 주요 고객이 아니더라도 유튜브 구독자가 10만명 이상이거나 인스타그램 팔로어가 3만명 이상인 SNS 인플루언서, 기부와 봉사 활동 우수자는 구매 실적이 없어도 내부 심사를 거쳐 클럽YP로 선정될 수 있다.

현대백화점은 이들에게 기념일 선물, 정상 상품 구입 시 5% 할인, 연 12회 명품 무이자 6개월 할부 서비스, 전 점포 3시간 무료 주차, 평일 방문 시 주차 대행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작년부터 연간 수백만원만 써도 VIP 진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원래는 연간 구매액이 2000만원을 넘어야 4등급으로 분류되는 VIP 에 들 수 있었는데, 영앤리치를 겨냥해 문턱을 크게 낮춘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1년 동안 400만원 이상을 쓰면 VIP(레드 등급) 대우를 해주고 있다. 연간 구매 금액이 800만원 이상 돼야 VIP 등급을 받을 수 있던 종전 시스템의 문호를 대폭 넓혔다.

◇갈수록 늘어나는 젊은 VIP 비율

백화점들이 영앤리치 마케팅에 공을 들이는 것은 고액을 쓰는 젊은층이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전체 VIP 회원 가운데 30대 이하 비율은 2017년 15%에서 2020년 21%로 높아졌다. 또 신세계백화점 레드 등급 VIP 고객의 65%가 20~30대 고객이다.

이에 따라 젊은 고객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커졌다는 게 백화점들 설명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은 루이비통, 구찌, 디올 등 브랜드에 대해 남성 매장을 별도로 분리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요즘 젊은 세대는 남성들의 명품 구매가 크게 늘었다는 게 특징”이라며 “그에 맞춰 매장 전략을 바꿨다”고 했다.

롯데백화점은 코로나 확산 전 연간 1억원 이상 쓰는 2030 VIP 150여 명을 호텔로 초대해 버버리·오프화이트·보테가베네타 등 명품 브랜드 신상품을 선보이는 영 앤드 리치 패션쇼를 개최한 바 있고, 지난 7월엔 온라인 몰에 명품 시계 ‘태그호이어’ 브랜드관을 열어 프리미엄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배달 나선 호텔들

호텔들은 영앤리치 VIP 등을 대상으로 정찬 배달에 나서고 있다.

‘게살과 아보카도 샐러드→트러플을 곁들인 소고기 수프→푸아그라 소스를 넣은 달팽이 요리→바닷가재 라구와 크림 비스큐 소스 파스타→양갈비 스테이크→한우 안심 스테이크. 신선하고 진귀한 재료, 셰프의 정성이 담긴 6가지 코스 요리를 집에서 안전하고 편안하게 즐기세요. 포장은 15만9000원, 배달은 추가 2만5000~3만5000원.’

롯데호텔이 연말까지 포장·배달 판매하는 고급 코스 요리 메뉴다. 개별 메뉴 설명 카드, 셰프가 제안하는 간편 조리법과 음식을 접시에 예쁘게 담는 플레이팅 가이드가 함께 제공되지만, 호텔 자릿값이 빠져 있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가격이다. 호텔 관계자는 “홈파티를 즐기는 VIP 고객 사이 인기가 높다”며 “관련 마케팅을 계속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박유연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