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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특한 작은 화분, 뜻밖의 원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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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쓴 커피 캡슐로 만든 미니자석화분

장애인과 취업취약계층이 제작 

'환경보호와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추구


폐기 직전의 물품을 완전히 새로운 물건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을 업사이클링이라 한다. 단순 재사용을 뜻하는 리사이클링과 수준이 다르다. 


병을 씻은 후 또 병으로 쓰는 게 리사이클링이라면, 업사이클링은 예쁜 디자인이나 활용도를 더해 원래 모습과 차원이 다른 새로운 가치의 물건으로 바꿔 놓는다. 사소한 발견을 환경보호와 장애인 일거리 창출 아이디어로 발전시킨 ‘나무를 심는 사람들’의 신승은 이사를 만나 사회적 기업 이야기를 들었다.

화분으로 다시 태어난 커피캡슐

나무를 심는 사람들의 신승은 이사

출처더비비드


‘나무를 심는 사람들’의 주력 제품은 커피캡슐을 업사이클링한 미니자석화분이다. 버려진 에스프레소 커피 캡슐을 세척해 살아있는 아주 작은 다육식물을 심은 것이다. 화분이 뒤집어져도 내용물이 쏟아지지 않도록 화분 표면 부분을 마감처리 했다.


화분 내에는 자석을 부착했다. 냉장고, 사무용 데스크 등 다양한 곳에 붙여서 장식할 수 있다. 함께 제공되는 케이스 안에 넣어 저금통으로 활용해도 좋다.


약 20~40일에 한 번만 10~20분간 물에 담가 두기만 하며 돼 관리도 쉽다. 귀여운 외양에 좋은 취지가 더해져 온라인몰 등에서 ‘직장인 책상 필수템’으로 꼽히며 인기몰이 중이다. 한화의 사회적기업 지원 프로그램에도 선정됐다. 한화가 운영하는 기부 사이트 ‘불꽃’ 홈페이지(http://bit.ly/37FBiiC)에 방문해 회원 가입하면, 한화의 지원으로 추첨을 통해 미니 화분을 받아볼 수 있다.


코로나 사태 이전엔 각종 행사, 플리마켓 등에서 미니 화분 만들기 체험 활동으로도 인기를 끌었다. 서울식물원, 네모네 기프트샵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많이 팔린다.

커피 좋아하는 처제에게서 힌트

나무를 심는 사람들 사무실에서 보관 중인 커피캡슐과 완성된 미니자석화분

출처더비비드, 나무를 심는 사람들


‘나무를 심는 사람들’은 길홍덕 전 대표가 창업했다. 산림자원학을 전공한 길 전 대표는 졸업 후 수목 생산유통사에서 10년 이상 근무하며 전국 각지의 산과 숲을 누볐는데, 이때 쓰레기로 뒤덮인 산의 민낯을 목격했다. 이후 버려지는 물건에 새로운 가치를 넣어 다시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전공을 살려 버려지는 물건에 식물을 심어 화분으로 재탄생시켜 보기로 했다. 2년 넘게 운동화, 유리병, 폐자재 등 ‘쓰레기’로 분류되는 물건에 식물을 심어 플리마켓에서 판매하며 시장조사를 했다.


그러다 발견한 게 커피캡슐이다. 커피를 좋아하는 처제가 집에서 캡슐커피머신을 사용하고 남은 캡슐을 쓰레기로 버리는 모습에서 힌트를 얻었다. “길 전 대표 눈엔 미니 화분으로 보였다더라고요. 여기에 다육식물을 심으면 귀여운 화분이 되겠다 싶었죠.”

나무를 심는 사람들을 창업한 길홍덕 전 대표(오른쪽)

출처나무를 심는 사람들


2013년 개인사업자로 시작한 ‘나무를 심는 사람들’은 2015년 12월 주식회사로 재탄생했다. 회사를 사회적 기업으로 키우고 싶어 개인사업을 법인으로 전환한 것이다. 2016년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 받아, 지난해 인증 사회적 기업이 됐고, ‘하이서울우수상품 브랜드’에도 선정됐다.


이후 길 전 대표는 회사를 후임 대표에게 넘기고, 회사가 입주해 있던 송파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 입사해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다.

진학 컨설팅하다 시니어 인턴으로 입사

미니자석화분

출처나무를 심는 사람들


신승은 이사의 입사 경로는 이색적이다. 20년 넘게 다른 일을 하다가, 서울시 사회적 기업 지원조직인 ‘신나는 조합’을 통해 2017년 55세 나이에 시니어 인턴으로 입사했다. 3개월 인턴 후 정규직 직원이 됐고 이사까지 승진했다.


-사회적 기업은 섣불리 도전하기 어려운 곳인데요.

“오해가 많습니다. 사회적 기업 역시 재화나 서비스를 개발해서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과정을 밟습니다. 일반 기업과 다를 바 없죠. 다만 이익을 나누고 사람을 고용하는 과정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일반 기업이 능률 중심으로 인재를 채용할 때 사회적 기업은 취업 취약계층을 고용합니다. 저만 해도 반백이 넘은 나이에 채용됐죠. 생존보다 공존에 우선순위를 두는 사회적 기업에 다닌다는 데 사명감을 느끼며 일하고 있습니다.”

서울환경영화제에서 진행된 화분 만들기 체험활동

출처나무를 심는 사람들
두 가지 공공선,
환경보호와 장애인 일자리 창출

손 한 뼘 크기가 채 되지 않는 미니자석화분에는 다양한 공공선이 담겼다. 첫째가 환경보호다. “화분으로 다시 태어나는 커피 캡슐은 카페나 캡슐커피 수입업체로부터 공급받습니다. 저금통 모양의 케이스는 플라스틱 포장지로 만들죠. 버려질 위기에 처했던 캡슐과 포장지를 되살려 자원의 순환이 이뤄지도록 한 겁니다.” 


시각적 장치를 적극 활용한다. “고래, 바다거북, 북극곰 같은 멸종위기 동물의 캐릭터 패치를 화분에 부착하는 내용으로, 아이들과 화분 만들기 체험 학습을 진행할 때가 있는데요. 캡슐이 화분으로 변신하는 데 한번 놀라고, 동물 친구들이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에 두 번 놀랍니다.”


미니화분에 담긴 두번째 공공선은 장애인 일거리 창출이다. “미니자석화분은 취약계층이 생산한 제품입니다. 구립송파구장애인보호작업장의 중증장애인들이 캡슐을 청소하고, 그 속에 다육 식물을 심어 화분으로 제작합니다. 화분판매로 발생한 수익은 이들과 공유합니다.”

미니자석화분을 제작 중인 구립송파구장애인보호작업장의 구성원들

출처나무를 심는 사람들


선한 아이디어로 여러 환경단체의 제휴 문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환경재단의 요청으로 환경영화제에서 일반인 100명을 대상으로 화분 만들기 체험 행사를 했습니다. 서울시가 주최하는 인서울마켓에 참가한 적도 있습니다.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것 역시 사회 서비스의 일환이라고 생각하니까요.”


대기업 협업 요청도 들어오고 있다. 최근 한화의 사회적기업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됐다. 한화가 운영하는 기부 사이트 ‘불꽃’ 홈페이지(http://bit.ly/37FBiiC)에 방문해 회원 가입하면, 한화의 지원으로 추첨을 통해 미니 화분을 받아볼 수 있다.

‘공짜를 왜 돈 주고 파느냐’
소비자 인식 전환이 과제

나무를 심는 사람들 사무실 문패(왼쪽)와 미니자석화분

출처더비비드

어려운 점도 많다. 가장 큰 난관은 업사이클링 제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만드는 일이다. “업사이클링 제품은 신제품보다 많은 제조 단계를 거쳐야 해서 제조원가가 비쌉니다. 하지만 소비자는 버려지는 공짜를 왜 비싸게 파느냐고 반문합니다. 그 인식을 바꿔서 시장성을 높여야 하는 과제가 있습니다.”


-사람의 인식을 바꾼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닐 텐데, 어떤 시도를 하고 있나요.

“사회적 기업의 가치는 판매 실적보다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에서 나옵니다. 저희의 사회적 미션은 제품을 사거나 체험하게 함으로써 환경 의식을 제고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니자석화분을 접한 소비자가 버려진 물건을 다시 생각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보려 시도하는 것 자체로 저희는 목적을 달성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걸 위해 저희 메시지를 최대한 알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눈으로 보고 느껴야 하는 화분 특성상 오프라인에서 판매가 더 잘된다는 건 코로나 사태를 보내는 요즘의 애로 사항이다. “올해 코로나 19 여파로 예정된 체험학습이 모조리 취소됐습니다. 대기업과 협업해 여러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었는데 모두 엎어져 무척 아쉽습니다.”

미니자석화분의 깜찍한 외관

출처나무를 심는 사람들


-앞으로 목표가 궁금합니다. 

“당장은 캡슐커피 회사의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담당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 캡슐커피 수입사와 함께, 소비자가 회사로 사용한 캡슐을 보내주면 화분을 하나씩 만들어 다시 보내주는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 환경교실 등의 행사로 확대해 나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궁극적인 계획은 매출을 향상시켜 더 많은 장애인들에게 일거리를 나줘 주는 것입니다. 또한 경력단절 여성들에게 업사이클러 과정을 훈련시켜 이분들이 체험지도교사로 경제활동 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입니다. 협업은 우리 회사의 중심축입니다. 누구와 함께 하느냐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만큼 협업을 계속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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