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로 쓰인 '취급주의' 테이프, 미국 아마존을 사로잡다

조회수 2020. 12. 21. 11:42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제품 기획자로 일하다 무역 회사 창업

친환경 콘셉트로 발포 세척제와 종이 테이프 개발

아마존 ‘핫 뉴 릴리즈’ 1위 데뷔


여러 환경적인 위협은 지속가능성장에 대해 큰 고민을 던져주고 있다. 뚜렷한 해답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다행히 많은 청년이 그 해답을 제시해 보겠다면서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그 청년 중의 한 명인 디앤지트레이딩의 홍원영 대표를 만났다.

출처: 디앤지트레이딩
홍원영 대표


◇친환경 제품 만드는 젊은 스타트업


디앤지트레이딩은 다양한 친환경 제품을 만든다. 발포세척제 ‘이지톡톡 버블클리너’와 종이 테이프가 주력 제품이다. 버블클리너는 손으로 씻기 힘든 텀블러 등을 세척하기 좋다. 1차로 간단히 설거지한 다음, 물을 채워 세척제 한 알을 넣고 15분 기다리면 된다. 미세한 기포가 손이 닿지 않는 곳을 구석 구석 세척한다. 텀블러 외에 다회용 빨대, 밀폐 용기 등을 씻는 데 좋다. 온라인몰 등에서 30만정 판매를 돌파했다.


‘에코 크라프트 테이프’는 종이로 만든 친환경 테이프다. 일반 테이프는 재활용할 수 없는 비닐 소재와 접착제로 만드는데, 에코 크라프트 테이프는 종이로 만들어서 제거하지 않고도 택배상자를 분리수거할 수 있다. 재활용이 간편해진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친환경을 추구하는 소상공인 등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출처: 디앤지트레이딩
미국 아마존 핫 뉴릴리즈 테이프 분야 1위로 데뷔한 에코 크라프트 테이프


◇무모하게 시작한 창업


홍원영 대표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루이비통 코리아, 지센스포츠, 루이스클럽, 한성에프아이 등을 거치며 8년 간 제품 기획 업무를 맡았다.


2018년 4월 무역으로 내 사업을 하고 싶어 회사를 나왔다. 회사 이름 ‘디앤지트레이딩’은 ‘Domestic And Global trading’을 줄인 것이다. 홍 대표는 스스로 ‘무모하게 창업을 시작한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사업 아이템이라든지 회사를 같이 운영할 인력을 미리 정하고 창업한 게 아니었습니다. 막연하게 수출 쪽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무모하게 사업을 시작한 거죠.”

출처: 디앤지트레이딩
회사원 시절 사내 모델로 나선 홍원영 대표


처음은 잘 알려지지 않은 국내 제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데 주력했다. “제품군을 가리지 않았어요. 화장품 등을 아마존, 이베이 등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수출했습니다.”


수출을 하면서 거꾸로 제품 수입에도 눈길이 갔다. 아직 한국에 소개되지 않았지만, 외국에서 트렌디한 상품을 포착해 국내로 수입했다. 그렇게 포착한 트렌드 중 하나가 ‘친환경’이다. “제가 창업한 2018년만 해도 플라스틱 빨대 사용에 대한 거리낌이 없었어요. 그런데 당시 스테인리스 빨대 같은 다회용 빨대를 사용하는 게 트렌드인 나라가 있더라고요. ‘우리도 곧 그렇게 되겠다’ 생각해 스테인리스 빨대를 국내로 들여와 팔았습니다.”

출처: 디앤지트레이딩
가두 홍보 행사를 하는 홍 대표(왼쪽)와 제품 포장 모습


스테인리스 빨대를 시작으로 외국에서 다양한 친환경 제품을 들여오다, 친환경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에코앤드’를 만들었다. “슬로건으로 ‘for zero-waste, do less waste life style’을 삼았습니다. 일회용품을 하나도 안 쓸 순 없잖아요. 다만 작은 것부터 실천해 나가자는 의미의 슬로건을 만들었습니다.”


◇빨대 세척 고민하다 발포 세척제 개발


발포 세척제 ‘이지톡톡 버블클리너’ 개발은 스테인리스 빨대 판매가 계기가 됐다. “소비자 요청이 있어서, 스테인리스 빨대 내부까지 깨끗하게 세척할 수 있는 제품을 찾아다녔어요. 그러다 발포 비타민 같은 방식으로 쉽게 세척할 수 있는 제품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텀블러 세척 수요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경을 생각해서 텀블러를 쓰시다가, 세척이 불편해서 포기하시는 분이 많아요. 좁으니까요. 말끔하게 설거지했다고 생각했는데 얼룩이 남아있는 일이 많죠.”

출처: 디앤지트레이딩
이지 톡톡 버블 클리너


100% 식품첨가물 성분으로 만들었으면서도, 강력한 세정력을 보인다.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 등에 대한 99% 항균효과도 입증했다. 야채, 과일 등 식재료를 세척할 수 있는 ‘1종 세척제’ 등록도 했다.


의외의 난관은 개발 이후 왔다. “개발을 끝냈는데, 1인 신생기업이라 생산 의뢰를 받아주는 공장이 없었어요. 운 좋게 지금 거래 업체를 몇 번이나 찾아가 설득한 끝에 계약할 수 있었습니다. 친환경 가치에 공감해 주셨거든요.”


편리함과 안전성을 무기로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출시 후 온라인몰(http://bit.ly/2Wh1kC3) 등에서 30만 정 넘게 팔려 에코앤드의 매출 1위 품목이 됐다.

출처: 디앤지트레이딩
사업 소개를 하는 홍 대표


◇제품 포장 고민하다 종이 테이프 개발


두번째 품목 ‘에코 크라프트 테이프’는 종이로 만든 친환경 테이프다. 일반 테이프는 재활용할 수 없는 비닐 소재와 접착제로 만드는데, 에코 크라프트 테이프는 종이로 만들어서 제거하지 않고도 택배상자를 분리수거할 수 있다.


제품 포장을 하다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명색이 친환경을 지향하니 포장도 친환경적이어야 하겠는데 테이프가 문제인 거에요. 특히 재활용이 그렇습니다. 귀찮다고 테이프를 떼지 않고 내놓은 박스는 재활용이 어렵죠. 고민하다 종이로 테이프를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코팅돼 있지 않은, 완전한 친환경 종이 테이프요.”

출처: 디앤지트레이딩
에코 크라프트 테이프


우수한 종이 질감과 친환경 접착제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한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플라스틱 코팅이 없는 크라프트지와 콘 아이스크림을 포장할 때 쓰는 핫멜트 접착제를 썼다. 유럽 유해물질 사용 기준인 SGS ROHS 인증을 통과했다


디자인도 신경썼다. 무지 또는 ‘취급주의’ 문구 각인의 두 가지 디자인이 있다. 취급주의 테이프는 깨지기 쉬운 물건을 택배로 보낼 때 편하다. 별도로 마크를 붙이지 않고 테이프를 붙이는 것만으로 취급주의를 표시할 수 있다. 온라인몰(http://bit.ly/37lgDA4) 등에서 판매한다. “고객은 택배 포장으로 처음 상품을 마주합니다. 택배 포장이 상품의 첫인상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환경을 생각한다는 이미지에다 테이프의 두께, 질감, 색상이 택배 상자와 잘 어울려 브랜드 이미지를 높인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마존 핫 데뷔 후 승승장구

출처: 디앤지트레이딩
아마존의 에코 크라프트 테이프 판매 페이지


미국 아마존 쇼핑몰에선 매일 엄청난 수의 제품이 새로 데뷔한다. 그중 아마존이 추천하는 물건을 소개하는 ‘핫 뉴 릴리즈’ 섹션이 있는데, 에코 크라프트 테이프가 동록 당시 테이프 분야 추천 1위로 데뷔했다. 이후 인기 상품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국내에선 우수 창조기업에 선정돼 서울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상을 받았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친환경 가치를 계속 알려나가는 모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출처: 디앤지트레이딩
해외 출장을 간 홍 대표


-예비창업자들에게 해줄 조언이 있다면요.

“회사 다니는 분이라면 창업 전에 확실한 준비를 해놓고 나오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어요. 사업 모델 자체는 큰 부담을 가지실 필요가 없습니다. 누가 봐도 놀랄 정도의 사업모델은 흔치 않습니다. 주변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작은 아이디어만으로도 얼마든지 좋은 사업모델을 만들 수 있어요. 본인의 불편을 고민하는 게 시작이 될 수 있죠.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찬찬히 생각하고 나서 뛰어들길 권합니다.”


/김윤정 에디터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