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거리 코골이, 15만명 반한 35년 영업맨 부부의 기지

조회수 2020. 12. 14. 16:1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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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직장 갖기 위해 창업 도전

코골이 완화기기 개발해 1년 만에 15만개 성공

코로나로 어려움 겪자 붙이는 체온계 개발


유명 스타트업 CEO들은 좋은 대학과 좋은 직장 출신의 기술적 배경을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은 창업을 꿈꾸다가도, 유명 CEO들의 약력 앞에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하곤 합니다. 하지만 창업이 좋은 학벌과 아이디어의 전유물은 아닙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창업기를 소개하는 ‘나도 한다, 창업’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여러분들의 창업에 진짜 도움이 되는 피부에 와닿는 실전 교훈을 얻어 보세요.


천상 영업맨은 코골이 완화제품 ‘스노링’으로 대박을 쳤다. 그런데 코로나로 수출길이 막혀 위기가 닥쳤다. 자칫 절체절명의 상황. 위기를 이겨낸 이영삼 휴메트론 이사의 기지는 무엇이었을까. 그를 만났다.

출처: 휴메트론
이영삼 휴메트론 이사


◇35년 영업맨, 정년 직전 창업


휴메트론의 스노링은 고무로 만든 코골이 완화기기다. 비강을 넓혀서, 들어가는 공기량을 증가시키는 원리로 코골이를 완화한다. 착용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 공기량이 20~30% 증가한다. 단순한 아이디어가 대박을 쳤다. 온라인몰(https://bit.ly/2VPmYNu) 등에서 1년 만에 15만 개를 팔았다.


스노링을 개발한 이영삼 이사는 35년 영업맨 출신이다. 첫 직장은 레미콘 회사였다. 제대 후 27살 나이로 입사했다. 규모는 작았지만, 전망이 밝았다. 아스팔트 도로가 전국 곳곳에 깔리고, 아파트 공사도 대대적으로 이뤄지던 때라 레미콘과 아스콘 수요가 계속 늘었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회사가 어려워졌다. 대기업도 줄줄이 도산하던 때라, 이 이사가 다니는 회사는 더욱 버티기는 어려웠다.

출처: 휴메트론
이영삼 이사와 휴메트론 대표를 맡고 있는 아내


10년만에 첫 회사를 나와 두 번째 직장인 의료기기 회사에 들어갔다. 막 생겨난 신생 업체였다. 주력 상품은 스프린트(발목, 관절 등이 손상됐을 때 차는 보호대)였다. 작은 회사다 보니 영업 외에 품질관리까지 맡게 됐다. “처음 합류할 때는 거래처가 두 곳에 불과했어요. 전국을 발로 뛰어다녔죠. 당시 스프린트는 3M이 장악하고 있었는데, 정말 열심히 했어요. 결국 판매처를 전국 64곳으로 늘렸습니다.”


그렇게 두 번째 직장을 25년 다니고 나와 차린 게 휴메트론이다. “정년퇴임이 목전에 닥쳤어요. 앞으로 살 날이 얼마나 많아요. 평생 직장을 위해 창업하기로 했습니다.”


가장 잘 아는 걸로 승부 보기로 했다. “아내와 동업입니다. 마침 아내가 의료 분야 종사 경험이 있어서 의료보조기기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아내가 회사 대표를 맡고, 저는 이사를 맡기로 했습니다.”

출처: 휴메트론
스노링을 착용한 모습과 제품 이미지


◇코골이 완화기, 1년만에 15만개 판매


창업해서 첫번째 내놓은 제품이 평소 고민을 담아 개발한 ‘스노링’이다. 코골이는 코점막이 부어 공기가 코 내부로 원할하게 들어가지 못할 때 나타난다. 비강을 넓혀 코골이를 완화한다. 코안에 스노링을 넣으면 콧 속 공간이 넓어지고, 넓어진 공간으로 공기가 많이 들어가 코골이가 완화된다. 공기량이 평소보다 20~30% 증가한다. 코로 숨쉬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라면 잠잘 때 뿐 아니라 평소 사용해도 좋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특허를 취득했다.


-비슷한 제품이 많지 않나요?

“기능으로 차별화했습니다. 타사는 대형, 중형, 소형 등 사이즈별로 제품을 내놓습니다. 본인 사이즈를 착각해서 잘못 구매하면, 다시 구매해야 하죠. 반면 저희 제품은 코 모양에 맞게 사용자가 잘라 쓸 수 있습니다. 사이즈 고민 없이 구매할 수 있는 거죠. 제품 겉면에는 원적외선을 코팅해 항균 기능을 더했습니다. 소독하지 않고도, 흐르는 물에 씻어 보관할 수 있습니다.”


예상보다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2019년 첫 출시해 온라인몰(https://bit.ly/2VPmYNu) 등에서 1년 만에 15만 개를 팔았다. 가정 뿐 아니라 비행기에서 쓰려는 수요가 생긴 게 비결이었다. “여행할 때 코 골면 신경 쓰이잖아요. 코골이가 심한 분들이 많이 구매해 주셨습니다.” 중국 한 의료기기 박람회 참석 이후 중국과 영국 등 수출까지 성공했다. 매출의 60% 이상이 수출에서 발생했다.

출처: 휴메트론
코골이로 인한 상대의 고통은 너무 크다.


◇붙이는 체온계로 코로나 극복


계속 잘될 줄 알았는데 금세 위기가 왔다. 코로나19가 터진 것이다. 여행 수요가 줄고, 수출길도 막혔다. 특히 수출이 어려워진 게 타격이 컸다. 곧 매출이 급전직하하고 말았다.


당장 회사 문을 닫아도 이상할 것 없는 상황. 이대로 무너질 순 없었다. 35년 영업맨 출신의 기지가 발휘됐다. “앉아서 죽을 수는 없었습니다. 열심히 두 번째 상품을 찾았습니다. 코로나 시국에도 계속 수출할 수 있는 상품이 뭘까 고민했어요.”


고심 끝에 내놓은 게 ‘붙이는 체온계’다. 아이디어를 술병에서 얻었다. “소주 겉면에 캐릭터 스티커가 붙어 있잖아요. 캐릭터가 흰색이면 미지근하고, 파란색이면 시원하게 마실 수 있다고 하는데, 그걸 보고 문득 생각했습니다. 체온계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고요.” 색조 표시 기술을 가진 업체를 수소문 끝에 찾았다. 2개월의 개발 기간을 거쳐 붙이는 체온계 출시에 성공했다.

출처: 휴메트론
휴메트론의 붙이는 체온계


◇심장안정화장치 개발이 목표


스노링과 붙이는 체온계 성공에 이어 전문 의료기기 업체가 되는 게 꿈이다. 평소 심혈관, 뇌혈관 계통 질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육식 위주 식습관에다 운동 부족인 분이 많잖아요. 관련한 수요가 계속 늘 것으로 보입니다. 첫 제품 ‘스노링’도 심장 관련 고민을 하다 개발하게 됐어요. 코골이가 심장에 큰 부담을 주거든요. 코골이가 수면무호흡증으로 이어져 심장에 무리를 주고, 잘못하면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 고민 끝에 스노링을 내놨던 겁니다.”


심장안정화장치를 개발하는 게 목표다. 심장 박동을 유지한 채로 수술할 수 있는 기계다. “지금은 심장 수술할 때 마취를 하는데요. 심장 수술 후 마취에서 깨어나면서 죽는 환자가 2%나 돼요. 마취 없이도 심장 수술이 가능한 기계를 개발하는 게 목표에요. 꼭 성공할 겁니다.”


-창업하는 이들에게 조언이 있다면요.

“하나만 명심하면 됩니다. 목표를 정확하게 설정해야 해요. 우주선을 만들었다, 비행기를 만들었다, 농약을 만들었다. 갈팡질팡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커요. 한 가지 목표를 설정해놓고 계속 밀어붙이면 언젠가 정상에 서게 됩니다. 자금 마련, 품질 개선, 영업 등 경영에 필요한 일들을 짜임새 있게 하려면 목표설정부터 분명히 해야 합니다. 저 역시 휴메트론을 심장 분야 1위 의료 업체로 키우겠다는 확고한 목표가 있고, 그걸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김윤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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