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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꿈꾸며 외고 자퇴, 15년 후 반전의 결과

조회수 2020. 12. 1. 15:1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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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꿈 위해 외고 자퇴하고 프랑스행

경영에 관심 생겨 진로 변경

런던정경대·딜로이트 거쳐 문서프로그램 스타트업


꿈을 갖는 것도 힘든데, 그 소중한 꿈을 바꾸는 건 더 어렵다. 글로벌 경기 악화로 취업이 어려운 시대. 남들이 선망하는 글로벌 기업을 박차고 나올 정도로 용기를 내는 일 역시 ‘보통 내기’가 감당할 일은 아니다. 그래도 누군가는 그 어려운 일을 하고, 그 시도가 모여 혁신이 된다. 30대 초반에 불과한 김우진(31) 비즈니스캔버스 대표도 그 중 하나다.

출처: 비즈니스캔버스
김우진 대표


◇영화감독을 꿈꾸던 외고 자퇴생


-학창시절이 예사롭지 않네요.

“경기외고를 2학년 때 자퇴했어요. 영화감독이 꿈이어서 영화 공부를 하고 싶었거든요. 부모님이 펄펄 뛰셨지만 제 고집을 꺾지 못하셨죠. 자퇴 후 검정고시를 보고 무작정 프랑스에 갔어요.”


-실제 영화 공부를 하셨나요.

“1년 정도 프랑스어를 공부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늘었어요. 학비 마련을 위해 조금이라도 빨리 돈을 벌어보자는 생각에, 유학생들에게 부동산을 중개해주는 회사에 들어갔어요. 성과가 좋았습니다. 황당한 얘기지만 그 회사 사장이 일본 사람이었는데 저에게 경영을 맡겼습니다. 대학 영화학과에 합격한 상태였는데, 고민 끝에 학교를 가지 않고 회사를 맡았습니다.”


-영화 공부 하려고 고등학교도 자퇴했다면서 영화가 쉽게 포기되던가요.

“경영을 해보니 너무 재밌더라고요. 대학 진학 포기 소식에 아버지가 프랑스까지 날아오셨지만 저를 인정해주셨어요. 그렇게 회사를 맡다가, 본격적으로 경영 공부를 해보고 싶은 마음에 비로소 대학에 갔습니다.”

출처: 비즈니스캔버스
비즈니스캔버스는 디캠프가 주최한 데모데이인 디데이 9월 대회에서 우승했다


◇“왜 모두가 ‘워드 파일’로 작성해야 하나 의문”


2013년 파리경영대, 2016년 런던정경대 석사 과정에 들어가 공부했다. 2017년 8월 졸업 후 국내로 돌아와 굴지의 컨설팅회사 ‘딜로이트’에 들어갔다. IT 컨설팅을 담당했다.


-컨설턴트를 하면서 창업 아이디어를 얻은 건가요.

“컨설턴트 일을 하면서 ‘문서 작업’에 대한 고민이 생겼어요. 제가 프로그래머는 아니지만 어려서부터 관심이 많던 주제였는데요. ‘왜 모두가 똑같은 A4 용지를 토대로 한 워드 파일을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출처: 비즈니스캔버스
비즈니스캔버스 임직원들


-모두가 쓰는 형식이 왜 이상하게 느껴졌나요.

“저는 제 시간을 아끼고 싶었어요. 문서 작성에 필요한 정보를 찾고, 그 정보를 옮겨 붙이고 하는 과정이 너무 불편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컨설팅을 의뢰해오는 고객들도 그와 관련한 불편한 점을 토로하는 것을 보면서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또 행동으로 옮긴 건가요.

“회사를 다니면서도 사업 구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딜로이트에서 정확히 2년을 일하고 나왔어요. 나와서 한 AI 스타트업에 들어가 올해 6월까지 다녔습니다.”

출처: 비즈니스캔버스
타입드 소개 이미지


-왜 바로 사업을 시작하지 않고 스타트업에 들어갔나요.

“관련 절차나 업계 생태계를 아는 데 부족한 면이 있었습니다. AI 관련 스타트업에 관심도 있었고요. 그 곳에서 만난 동료 5명과 함께 회사를 나와서, 총 6명이 올해 7월 ‘비즈니스캔버스’라는 스타트업을 세웠습니다.”


◇가장 효율적인 문서 작업 툴(Tool) 만드는 것 목표


-무엇을 만들고 있습니까.

“이름은 ‘타입드(Typed)’입니다. 인터넷 검색과 자료 수집, 리서치, 이미지 자료의 저장과 업로드를 한 프로그램에서 하는 것입니다. 귀찮게 여러 창을 띄워놓고 왔다 갔다 하면서 문서를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바탕화면에 이미지나 자료를 저장해 놓고 일일이 찾아가며 할 필요도 없습니다. ‘타입드’ 안에서 다양한 포맷의 문서를 손쉽게 작성하도록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도구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출처: 비즈니스캔버스
김우진 비즈니스캔버스 대표


-누가 사용하면 좋은가요.

“일반인부터 기업까지 모두가 고객입니다. 지난 9월 소규모 그룹을 상대로 테스트한 결과, 기업 전략 담당자 같은 직장인이나 변호사 같은 전문직 등 문서를 작성하는 모든 직업군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즈니스캔버스는 지난 9월 디캠프가 주최한 디데이(경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인정받았다. 투자성을 알아본 신한캐피탈, 한국기술벤처재단,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소풍벤처스 등에서 시드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출처: 비즈니스캔버스
타입드 소개 이미지


◇내년 일반인 상대 출시 예정


-올해 12월 베타 형식의 타입드가 출시된다는 보도를 봤습니다.

“완성도를 기하기 위해 한 달 정도 출시를 연기했습니다. 내년 1월 클로즈드 형식의 프라이빗 베타 형식의 타입드가 나옵니다. 1500명의 사전가입자 포함 약 2000명을 상대로 내놓는 것입니다. 이후 내년 3분기 초에 퍼블릭 오픈 베타 형식이 론칭 됩니다.”

출처: 비즈니스캔버스
비즈니스캔버스 임직원들


-목표가 무엇인가요.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MS 워드’는 1983년도에 만들어졌습니다. 저는 더 이상 이 툴이 유효하지 않다고 봅니다. 앞으로 워드를 타입드가 대체하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우선 내년엔 사용자 확보에 집중하고, 3년 후엔 연매출 100억원을 목표로 합니다. 영문으로도 출시해 해외 시장도 노크할 것입니다.”


/윤주헌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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