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600억 '딸 셋' 홈쇼핑 여왕, 매출 1/10 토막 나자 내린 결단

조회수 2020. 11. 27. 13:3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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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딸 셋 키우던 경단녀, 남편 권유로 창업

모발 마사지기로 한때 연매출 600억

산호칼슘 넣은 탈모완화 샴푸로 성장 2라운드


유명 스타트업 CEO들은 좋은 대학과 좋은 직장 출신의 기술적 배경을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은 창업을 꿈꾸다가도, 유명 CEO들의 약력 앞에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하곤 합니다. 하지만 창업이 좋은 학벌과 아이디어의 전유물은 아닙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창업기를 소개하는 ‘나도 한다, 창업’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여러분들의 창업에 진짜 도움이 되는 피부에 와닿는 실전 교훈을 얻어 보세요.


이미 성숙한 시장에 신규 창업자가 뛰어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성공 가능성이 매우 낮고, 제대로 꽃 피우기도 전에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레드오션(포화) 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스타트업의 성공 조건은 무엇일까. 치열한 탈모 샴푸 시장에 ‘산호칼슘 샴푸’로 도전하고 있는 ‘엘라코리아’의 한영희 대표를 만났다.

출처: 엘라코리아
한영희 대표


◇경단녀 창업, TV홈쇼핑 히트로 큰 성공


엘라코리아의 ‘스미브 인어비 샴푸’는 바다에서 나는 산호에서 추출한 칼슘을 넣어서 만든 탈모 증상 완화 제품이다. 칼슘은 탈모를 완화하는 대표적인 영양 성분인데, ‘산호칼슘’이 들어간 샴푸는 국내에선 엘라코리아 제품이 처음이다. 온라인몰(https://bit.ly/3fI4nw3) 등에서 인기를 얻고 있고, 중국 싱가포르 등에 수출도 한다.


산호샴푸를 만드는 엘라코리아는 한영희 대표가 2009년 창업했다. 이미용 제품을 전문으로 한다. 결혼 후 직장을 그만두고 10년 넘게 경력단절여성으로 살다가 창업에 뛰어들었다. “육아와 살림에 지친 저에게 남편이 창업을 권했어요. 마침 시누이의 남편이 헤어드라이어와 고데기 등 미용기기 업계에 있어서 함께 사업을 해보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가족 창업을 결정한 거죠.”


미용기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세 딸의 영향도 컸다. “어린 딸 셋을 목욕 시키면 머리 말리는 데만 30분이 넘게 걸렸어요. ‘어디 성능 좋은 헤어드라이어 없나’ 고민을 많이 했죠. 딸들이 커서 사춘기에 들어서선 고데기로 머리 손질을 하는 걸 보며 미용기기에 대한 관심이 계속 됐습니다.”

출처: 엘라코리아
한영희 대표


고민과 관심을 담아 처음 헤어드라이어를 개발했다. 한 대표가 아이디어를 내면 시누이의 남편이 개발을 주도하고 남편이 도왔다. 가족 간 유기적인 협업이 이뤄진 것이다. “헤어드라이어에 자기장으로 회전하는 모터를 넣었어요. 다른 제품보다 강력한 바람이 나왔죠.”


해외 전시회에 출시해 미국과 일본 수출에 성공했다. 창업하고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이후로 회사는 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매년 150% 속도로 성장을 했습니다. 2014년 모발 마사지기를 홈쇼핑에서 집중 판매했을 때는 연 매출이 600억원에 육박한 적도 있습니다. 다만 일시적이었고요. 수익성 등 문제로 TV홈쇼핑을 중단한 후에는 평균 50억~60억원 수준의 연매출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업가 모임에서 산호칼슘 아이디어


수익성도 받쳐주는 성장 2라운드 제품이 필요했다. 고민 끝에 내놓은 게 탈모완화 샴푸다.

출처: 엘라코리아
직원들과 회의하는 한영희 대표


-산호칼슘이 들어간 샴푸는 어떻게 만들게 됐나요.

“여성 사업가들 모임에서 우연히 산호칼슘을 추출하는 공법을 가진 분을 만났어요. 바다에서 채취한 산호를 1400℃ 열로 가열하면 불순물이 날아가고 순도 높은 칼슘만 남습니다. ‘바다의 보석’이라고도 불리는 산호칼슘은 영양제로 먹기도 하는데요. 그분 얘기를 듣다 보니 산호칼슘으로 탈모 전용 헤어케어 제품을 만들면 좋을 것 같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시중에 이미 확실히 자리 잡은 탈모 완화 샴푸가 많은데요.

“대부분 낮은 가격대의 대중적인 제품입니다. 하지만 1000만에 달하는 탈모 인구 중에는 좀 비싸더라도 효과가 확실한 제품을 찾는 분이 많습니다. 프리미엄 제품으로 승부하면 경쟁력이 있을 거라고 확신했습니다.”

출처: 엘라코리아
엘라코리아의 샴푸 등 산호칼슘 제품 라인업


샘플을 만들어 우선 회사 직원들에게 써보게 했다. 3~4주 쓰자 두피가 깨끗해지고 염증이 사라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기관에 의뢰해 본격 임상시험을 했다. “두피탄력을 개선하고 탈락모발수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온라인몰(https://bit.ly/3fI4nw3) 등에 샴푸를 내면서 산호칼슘이 들어간 트리트먼트와 에센스도 함께 출시했다. “국내 반응이 좋으면서 해외까지 알려져 중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 수출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동남아에서 인기가 많아 지금까지 총 8번의 발주가 들어왔습니다. 샴푸 인기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어서 예전의 전성기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경쟁력 원천은 ‘세 딸 둔 엄마’


탈모케어 제품에 이어 화장품과 소독제 등도 자체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출처: 엘라코리아
한영희 대표


-제품 개발에 원칙 같은 게 있을까요.

“딸 셋을 둔 엄마만의 비법이 있습니다. 샘플이 나오면 딸들에게 일단 써보게 하는 건데요. 특별히 어떤 말을 하지는 않습니다. 한 달 정도 집에 뒀다가 회사로 다시 회수해 가는 게 전부죠. 이후 ‘그 샘플 어디갔냐’고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시 찾을 정도로 ‘좋은 제품’이란 뜻이죠. 그러면 마케팅에 힘을 주게 됩니다. 반대로 딸들이 다시 찾지 않는 제품은 시장 반응도 좋지 않습니다. 1번 고객이 돼 주는 딸들이 무척 고맙습니다.”


-경단녀 출신 사업가라 힘든 점은 없었나요.

“경험이 없으니 처음엔 사업 자금 구하는 게 어려웠어요. 결국 외상으로 물건 만들고, 그 물건을 팔아 돈이 들어오면 갚으면서 사업을 이어갔죠. 가족과 함께 해 팔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도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목표는요.

“산호칼슘 샴푸를 시작으로 ‘토털 헤어 브랜드’로 성장해 나가고 싶습니다. 돈이 된다고 여기저기 모르는 분야까지 뻗치는 것보다는, 한 분야에 특화된 전문 기업으로 성장하겠습니다.”


/김승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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