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가 클릭 한 번에 2300만원 짜리를 샀다는 쇼핑몰의 정체

조회수 2020. 11. 15.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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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명품시장 급성장

코로나에도 흔들림없는 시장 중 하나가 명품 시장이다. 코로나에 따른 충격으로 실적이 급감할 것이란 전망을 비웃고, 역대 최고 매출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여행 금지 등으로 억눌린 생활을 명품으로 보상하려는 심리가 발동하는데다, 명품업체들이 온라인 판매를 대폭 강화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온라인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과 Z세대)가 명품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영향도 있다. 온라인 명품 시장과 관련한 백태를 알아봤다.

출처: 에르메스


◇명품 브랜드, 잇따라 온라인샵 개설


에르메스는 지난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9% 늘어난 18억유로(약 2조4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을 1억유로 웃도는 것이다. 가장 큰 비결이 ‘온라인 판매’였다. 에르메스는 지난해까지 유럽, 미국, 중국, 일본에서만 온라인몰을 운영하다, 올해 들어 홍콩·마카오(2월), 한국(6월), 아랍에미리트·사우디아라비아(10월)에서 온라인 쇼핑몰을 열었다.


화장품이나 지갑 같은 상대적으로 소액 물건만 올라오는 게 아니다. 1200만원짜리 가방, 1600만원대 시계, 2300만원대 다이아몬드 팔찌 등 초고가 상품이 대거 올라와 있다. 주부 엄자윤 씨는 “매장에 가면 없거나 대기 예약해야 하는 물건이 온라인샵에는 있다”고 했다. 에르메스의 온라인 매출은 본사가 있는 프랑스 파리의 플래그십 스토어 매출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힘입어 전체 실적도 개선됐다.


다른 명품 브랜드도 잇따라 온라인몰을 새로 열거나 확장하고 있다. 까르띠에와 프라다는 5월 각각 한국 등에 온라인몰을 오픈했고, 구찌·디올·루이비통은 온라인 판매 품목을 크게 늘렸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베인앤컴퍼니는 명품 시장에서 온라인 매출 비중이 작년 12%에서 2025년 30% 이상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했다.

출처: 디오르, 루이비통


여러 브랜드를 한 데 모은 온라인 편집몰도 세력을 크게 키우고 있다. 영국에 본사를 둔 파페치는 현재 190여 국가에 3500여 명품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는데, 올해 거래액은 전년 대비 42% 증가한 27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편집몰도 못지 않다. 지난달 거래액이 250억원을 넘어선 머스트잇이 대표적이다. 1년 전 같은 기간 보다 78% 증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온라인 쇼핑몰 ‘에스아이빌리지’는 올 초부터 지난달까지 누적 매출이 1000억원을 돌파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7월 온라인 몰에 명품 시계 ‘태그호이어’ 브랜드관을 열고, 프리미엄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코너에도 명품이 가득하다. 샤넬 향수, 구찌 핸드백, 톰 브라운 지갑 등 터치 한 번으로 선물할 수 있는 명품이 많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선 명품 코너가 페이지 맨 앞 중간에 자리하고 있어서 눈에 무척 잘 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올해 판매액수는 작년의 3배로 급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SNS캡처
가격이 오류로 표기된 프라다 홈페이지


◇짝퉁 명품도 온라인 진출


온라인 명품 시장이 단기간에 급성장하면서 헤프닝이 벌어지기도 한다. 11월 11일 새벽 프라다의 한국 공식 홈페이지에선 수백만원대 가방, 의류, 지갑 등 가격이 1만~3만원대로 표기돼 소동이 벌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프라다’가 포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 올랐고 소셜미디어 마다 해당 가격에 주문서를 넣었다는 후기가 올라오기도 했다.


원래 가격에서 ‘0’이 두 개 빠지면서 벌어진 소동이었다. 가격이 1/100로 할인돼 버린 것이다. 다만 해당 가격에 실제 구매에 성공한 경우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라다 홈페이지에 올라온 판매 약관에는 ‘제품의 가격이나 설명에 오류가 확인된 경우 주문서를 취소하고 이메일로 고객에게 알려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출처: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의 시계배송 차량


온라인 명품시장 성장의 가장 큰 적은 짝퉁이다. 짝퉁 명품은 유명 오픈마켓에까지 올라올 정도로 시장이 커졌다. 검색만 잘하면 수천만원 짜리 명품 시계와 구분하기 어려운 제품을 10만~20만원대에 살 수 있다. 각 오픈마켓은 전담조직을 마련해 위조품 관련 24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지만 근절은 어려운 상황이다.


‘중고 명품을 판매한다’며 속여 100명이 넘는 피해자로부터 5년간 6억원 상당의 돈과 물품을 가로챈 20대 상습 사기범이 경찰에 붙잡힌 일도 있었다. 온라인에서 중고 명품을 판매할 것처럼 속여 돈을 송금하도록 유도해 금품을 뜯어낸 것이다. 피해자들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등을 통해 소식을 공유했고, 경찰은 인터폴과 공조해 일본으로 도망간 사기범을 검거했다.


이처럼 짝퉁이 기승을 부리면서 명품 브랜드와 대형 유통업체들은 직접 온라인몰을 운영하면서 ’100% 진품 보장’을 내걸고 있다. 특별한 배송 시스템을 운영하기도 한다. 롯데백화점은 명품 시계 배송을 위해 배송 차량 내부에 전용 금고, CCTV, GPS 추적기, 경보기 등을 설치했다.


/박유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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