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도 식품사업 한 번 해보자' 5명이 뭉친 결과

조회수 2020. 11. 3. 14:0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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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5명 모인 젊은 식품 스타트업

아토피 치료한 대표 경험 살려, 

'아기벌 이유식' 벌화분 액상포로 성공 


내 건강에 도움이 된 식품은 한 번쯤 가까운 사람에게 추천하게 된다. 게다가 널리 알려진 식품이 아니라면 ‘이걸로 사업을 해볼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랜 시간 아토피로 고생하다 효과를 본 식품으로 사업에 성공한 청년이 있다. ‘벌화분’으로 액상 포 사업을 하는 ‘닥터비’의 노현우 대표를 만나 식품 스타트업의 성공 비결을 들었다.

출처: 닥터비
노현우 닥터비 대표


◇아토피 치료 경험으로 벌화분 식품 창업


닥터비 건강식품 ‘비플랜’의 주 원료는 ‘벌화분’(Bee Pollen)이다. 꿀벌이 꽃가루와 자신의 타액을 반죽해 만든 노란 작은 알갱이를 뜻한다. 20여 종의 아미노산, 16가지의 천연 비타민, 17가지의 미네랄 등 총 200여 종이 넘는 생리활성물질이 응축돼 있어서, 여왕벌과 아기벌의 주요 영양 공급원으로 쓰인다. 항산화 효과가 있어서 노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노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아토피가 심했다. 어머니가 홍삼 등 각종 건강식품을 챙겨줬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그러다 대학생 때 어머니가 사온 벌화분을 2~3주 꾸준히 먹으면서 피부 가려움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어머니가 ‘벌화분이 아토피에 좋다’는 말씀을 듣고 사오신 건데, 1~2년을 계속 먹으니 아토피가 크게 호전됐습니다.”

출처: 닥터비
닥터비 임직원은 모두 20대로 구성됐다.


‘이걸로 사업을 해봐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어려서부터 사업가가 꿈이었어요. 내가 효과를 본 제품으로 창업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토피를 낫게 해준 벌화분의 임팩트가 저에겐 워낙 강렬했는데, 널리 알려진 식품은 아니잖아요. 시장을 개척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죠. 다만 맛이 너무 비린 문제가 있었는데요. 연구개발을 해서 맛도 좋게 하면 많은 사람이 찾을 것 같단 확신이 들었습니다.”


일을 배우기 위해 대학 졸업 후 2년 동안 부모님 사업을 도우다 작년 11월 ‘닥터비’를 창업하고, 본격적인 벌화분 개발에 뛰어들었다. “날 것 그대로의 벌화분이 비려서 꿀과 함께 먹는 분들도 있는데요. 아무리 꿀을 넣어도 비린 맛을 근본적으로 없앨 수 없습니다. 홍삼, 쌍화, 로열젤리 등 각종 건강 원료를 비율을 바꿔 넣으면서 맛을 바꿔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직원 중 한명이 화학을 전공했는데요. SCI급 논문을 찾아보면서 효과와 안전이 검증된 원료만 찾아 여러 맛을 찾았습니다.”

출처: 닥터비
노현우 닥터비 대표(왼쪽)와 짜먹게 만든 제품 포장


◇수백 번 실험으로 포 형태로 개발


수백번의 실험 끝에 홍삼액처럼 길죽한 포에 담아 짜먹을 수 있게 한 방식으로 만족스런 제품이 나왔다. “단순히 비린 맛만 없앤 게 아니라 껍질을 제거하고, 효모 등을 넣어 기존 벌화분보다 흡수율을 8배가량 높였습니다. 벌화분을 날 것 그대로 먹으면 껍질이 단단해 안에 있는 영양소가 제대로 흡수되지 않는데요. 껍질 제거 등을 통해 흡수력을 높였습니다.” 한 크라우드 펀딩(모금 방식의 투자) 사이트에서 1300만원 투자도 받았다.


남은 것은 양산. 정식 출시 직전에 문제가 생겼다. 계약했던 제조공장에서 갑자기 생산이 어려울 것 같다는 연락이 온 것이다.

출처: 닥터비
벌화분 원료 이미지


“저희보다 많은 양을 생산하겠다는 업체가 나타나자 그곳으로 바꿔버리더라고요. 따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구두 합의한 거라 위약금 한푼 못 받았습니다. 결국 다른 생산업체를 찾으러 다니면서 출시를 한 달 미뤄야 했습니다.” 10군데를 돌아다닌 끝에 충북 진천에 있는 한 식품제조 공장과 계약을 맺고 겨우 양산에 성공했다. 이후부터는 탄탄대로다. 온라인몰(https://bit.ly/38bT9OV) 출시 후 예상했던 것 이상의 승승장구를 하고 있다.


◇직원 전체가 20대로 구성된 스타트업


‘닥터비’ 임직원 5명은 모두 20대 중후반이다. 요즘 젊은이들답게 자유롭게 의견을 말하며 의사결정을 한다. 닥터비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는 이호중 팀장은 “회사 분위기가 국내 기업 중 최고일 것 같다”며 “엄청나게 많은 돈을 벌지는 못했도, 함께 출근해서 일하는 것 자체가 즐겁다”고 했다. 노 대표는 “직원들에게 판매 수량에 따라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며 “안정적으로 자리잡아서 지금의 회사 분위기를 계속 유지하고 싶다”고 했다.

출처: 닥터비
길거리 홍보를 하는 닥터비 임직원들


노 대표는 고객과의 소통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단골 고객은 직접 찾아가고 편지를 보내기도 한다. “크라우드펀딩 때부터 저희 제품을 산 고객이 있는데, 지난 추석 때 50만원어치를 사서 가족에게 나눠주셨다고 하시더라고요. 너무 감사해서 연락드려 찾아뵙고 인사 드렸습니다. 만나 보니 30대 여성 분이셨는데, 비플랜의 장단점을 꼼꼼히 말씀해 주시더군요. 큰 격려가 되면서, 사업 방향을 설정하는데도 도움을 얻었습니다.”


-앞으로 목표는요.

“30대만 지나도 대부분 건강기능식품을 몇개씩 달고 사십니다. 타깃만 잘 설정하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벌화분에 이어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벌화분 의 주요 원료를 100% 국내산으로 하고 있는데요. 다른 제품도 엄걱하게 품질관리를 하겠습니다.”


/김승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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