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띠에 매혹시킨 한국인의 셔츠 디자인

조회수 2020. 10. 29.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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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만명이 반한 소셜벤처

코로나19 사태는 공동체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모두가 지속가능한 공동체의 미래를 고민할 때 사태의 진정한 극복이 빨라질 것입니다. 그 고민을 먼저 한 젊은이들이 있습니다. 선한 가치를 추구하는 소셜벤처를 창업한 청년들이죠. 소셜벤처는 혁신기술과 아이디어로 지속가능한 성장모델을 만들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을 뜻합니다. 기부에 기대지 않고 사업적으로 경제와 사회에 기여하죠. 소셜 벤처를 창업해서 우리에게 좋은 가치를 전파하고 있는 대표 2인의 스토리를 소개합니다.

디자인으로 사회적 가치 실현

공공공간(000간)은 사람과 환경이 공존하며 자원의 낭비를 줄이는 데 기여하는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표방한다. 제로웨이스트 디자인의 의류&리빙 브랜드 ‘제로디자인’, 1인 디자인 창작자와 제조업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위드굿즈’가 주력사업이다.

출처: 공공공간
제로웨이스트 디자인으로 의류&리빙 브랜드 제로디자인을 출시했다.


소셜 디자인, 브랜딩, 제품, 교육 등 다른 부대 사업도 함께 한다. “회사 이름이 특이하죠? ‘000간’은 사회에 ‘공감’하고 해결법을 ‘공유’하면서 함께 ‘공생’하는 것을 의미해요. 지역 소상공인들과 공생, 환경과 공존, 디자인 창작을 위한 공간 등이 모두 해당하죠.”

환경을 생각하는 디자인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대기업 등에서 다양한 디자인 협업 제안도 들어오고 있다. 생산 단계에서 아예 자투리천이 발생하지 않는 ‘제로웨이스트 셔츠’ 가 대표 상품이다. 편안하면서 베이직한 디자인으로 원피스, 앞치마, 바지 등도 만든다.


-제로웨이스트 디자인은 어떻게 구현되나요.

“보통 패션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하면 패턴사가 이에 맞춰 패턴을 짜고 봉제 작업에 들어갑니다. 저희는 거꾸로 패턴을 먼저 만듭니다. 패턴을 만들고 나서, 여기에 어울리는 디자인을 고민해 옷을 완성하는 거죠. 원단 한 장에서 디자인 요소가 다 나오도록 고심하기 때문에 폐기물이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원단을 대부분 살리려 노력하다 보니 독특한 디자인이 나올 때가 많습니다. 그 자체로 하나의 개성이 되죠. 원단 자체도 친환경 소재로 된 것만 다룹니다.”

출처: 공공공간
(좌)창신동에 위치한 공공공간 사무실과 (좌)회의하고 있는 신윤예 대표


의료 재고 문제로 고민하다 2019년 개발한 게 위드굿즈(withgoods) 플랫폼이다.

-어떤 시스템인가요.

“소비자 수요에 맞춰 맞춤형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온디맨드(on-demand) 서비스 플랫폼입니다. 청년 디자이너가 본인의 일러스트나 그림 등의 창작물을 등록하면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을 선택해 굿즈(컵, 텀블러, 쿠션, 포스터 등)에 입혀서 구매하는 방식입니다. 생산 자체는 창신동의 소상공인들이 합니다. 저희는 중간에서 생산 관리를 담당하며 연결 역할을 합니다.”

입소문이 나면서 1인 창작자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청년디자이너 입장에서 자신의 창작물을 굿즈에 입혀 수익도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취향에 맞는 작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기회이고, 소상공인 입장에선 좋은 일거리가 되죠. 딱 한 개부터 그 이상 많은 수량까지. 주문 들어온 수량만큼 제작에 들어가기 때문에 재고 걱정이 없습니다. 지금까지 3000명 이상의 창작자가 참여했고 2만개 상품이 판매됐습니다.”

출처: 공공공간
1인 창작자들의 창작물로 만들어진 굿즈들


성과가 모여 외국에서 주목받고 있다. 2017년 까르띠에 여성 창업 어워드 행사에 아시아 대표로 뽑혀 참여했다. 까르띠에 여성 창업 어워드는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까르띠에’가 취약 여성들의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2006년 시작한 행사다. “지원을 받아 선정되면 참여하는 행사인데요. 제로 웨이스트 디자인 비즈니스로 지원해서, 총 800명의 지원자 중 아시아 태평양 지역 최종 후보 3인에 들었어요. 10일 정도 싱가포르에서 다양한 분야의 여성 CEO들과 교류하며 사업 아이디어를 얻고 인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앞으로 계획은요.

“위드굿즈 플랫폼 성장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청년 창작자들이 좋은 인지도를 쌓을 수 있도록 대기업과 아트 콜라보레이션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우리의 플랫폼을 통해 한 명의 디자이너가 잘 되면 부수적으로 수많은 제조, 유통, 배송 관련 소상공인이 긍정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그 자체로 하나의 생태계죠. 제로웨이스트의 가치를 바탕으로 사명감을 갖고 모두 공생할 수 있도록 돕는 기업이 되겠습니다.” 

출처: 공공공간
2017년 까르띠에 여성 창업 어워드 행사에 아시아 대표로 선정된 신윤예 대표(오른쪽에서 두번째)
대기업 박차고 신문 팔이

결국 선택한 일

케어닥은 요양시설의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결해주는 플랫폼이다. 전국 3만 9137개 요양 시설 평가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이용자들에게 전국 요양 시설의 정부 평가등급, 가격정보, 근로 인력, 입원환자 현황 등 26개 정보를 무료로 제공한다. 5개 항목의 별점 평가, 100자 이상 리뷰, 실 사용자 사진 인증 등 약 3000개의 실사용자 후기도 보유했다.

출처: 케어닥
케어닥은 요양시설 정보와 간병인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보호자와 전문 간병인을 연결하는 중개 서비스도 시작했다. “시니어 산업의 성장성을 인정받아 다양한 곳에서 투자 유치와 정부기관의 협업제의가 들어오고 있어요. 어르신들을 위한 케어 서비스 영역을 넓혀 대한민국 1등 실버케어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싶습니다.”

박재병 대표는 부산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ROTC로 대학을 졸업하고, 경기 파주 1사단에서 2년 동안 장교로 복무하고 전역했어요. 전역 후 취업 준비를 열심히 해 대기업에 3곳이나 붙었죠. 그런데 정작 목표를 이루고 나니 기쁘지 않았습니다. 내가 오로지 대기업에 가기 위해 열심히 살아온 것 같은 회의감이 들었죠. 결국 3곳 모두 입사를 포기하고 나를 위한 시간을 갖고 싶어서 무작정 여행을 떠났습니다.”

출처: 케어닥
세계여행 시절 박재병 대표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3년 가까이1000일 동안 30개국 이상을 여행하고, 한국에 돌아와 독거노인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봉사활동을 통해 노인돌봄에 관심을 갖게 됐다. “자녀가 있는데도 혼자 사시는 분이 많았어요. 아이 돌봄에 비해 노인 돌봄에 대한 관심이 너무 적다는 생각이 들었죠. 노인요양시설에 대해 알아봤더니 제대로 된 정보를 찾기 쉽지 않더라구요. 시설에 대한 정보를 객관화해서 소비자들에게 보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디어의 사업성을 알아보기 위해 공모전에 참가했다. “행정안전부에서 주최한 공공데이터 활용 비즈니스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장려상을 받았어요. 수상으로 확신을 얻어 2018년 4월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플랫폼 개발에 들어갔습니다.”

정부기관과 협업을 맺어 요양시설정보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1~3년마다 의무적으로 요양시설을 방문해 100여개 항목을 평가하고 다섯단계로 등급을 매깁니다. 정보를 갖고 있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직접 찾아가 아이디어를 설명했습니다. 데이터사용 업무협약을 맺어 검증된 정부평가등급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출처: 케어닥
박 대표는 2년동안 독거노인봉사활동을 하면 노인돌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협약 등을 통해 요양시설의 3만 9137개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성공해, 2019년 3월 앱을 출시했다. 무료로 대부분 정보를 공개하자 좋은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보호자들이 서비스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나요.

“부모님의 연세, 선호지역, 장기요양보험여부, 앓고 있는 질환 등 항목을 선택해서 입력하면 이용 가능한 요양시설이 자동으로 검색됩니다. 전문성, 평가등급, 리뷰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습니다. 부모님의 질환을 기반으로 전문설비 구비 여부 등 맞춤형 추천과 예약 서비스도 가능해요. 최근에는 자체 검증 시스템을 통해 ‘착한요양시설’ 인증을 시작했어요. 우리 직원들이 직접 요양시설을 검증하고, CCTV운영 여부, 정보공개여부 등 신뢰성 있는 데이터와 시설 여건 검증을 통해 착한 시설을 선정하고 있습니다.”

전문 돌보미(간병인)를 연결하는 중개 서비스도 도입했다. “간병인을 채용할 때 대부분 지인을 통해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요. 간병인의 경력, 시간 관리 체계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소개받는 경우가 많죠. 간병인도 요양인이 앓고 있는 질병, 본인이 받을 급여 등을 거의 모르는 상태에서 오게 됩니다. 이런 정보 비대칭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보호자가 앱에 어르신과 관련된 정보와 일자, 장소를 입력하면, 해당 정보에 적합한 돌보미의 프로필을 받아보고 선택할 수 있습니다."

출처: 케어닥
전국 3만 9137개 요양시설에 대한 인력, 시설현황, 사용자 후기 정보들을 알 수 있다.


입소문이 나면서 올해, 작년 대비 20배 이상 매출이 성장했다. “가입자가 50만명을 넘었습니다. 매달 평균 10만명이 쓰고 있고, 요양시설 검색량은 50만 건이 넘었어요. 앱 평점은 4.6점을 유지하고 있죠. 수익은 돌보미 중개 수수료와 요양시설 광고를 통해 내고 있습니다. 실버케어 업체들과 협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해서, 서비스를 계속 확장할 계획입니다.”

출처: 케어닥
기업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는 박 대표


-앞으로 계획은요.

“보험, 상조, 건강 관리 등 콘텐츠까지 영역을 확장해 고객 서비스를 강화할 예정입니다. 요양시설 정보 데이터에 인공지능 기술을 연계해 시니어 헬스케어 시장을 이끄는 선도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어르신의 삶이 존중받고 보호자가 안심하면서 간병인이 대우받는 건강한 돌봄 생태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박민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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