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보험처럼, 병원 자주 가면 실손보험료 최대 4배로 오른다

조회수 2020. 11. 2. 09:1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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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 개편 방안

누구나 하나 쯤 갖고 있는 실손의료보험. 실손의료보험에 가입돼 있으면 큰 부담 없이 병원에 갈 수 있어 든든하다. 그런데 일부 악용하는 병원과 환자들이 있다. 꼭 하지 않아도 될 고액의 과잉 치료를 받아 전체 보험 수지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결국 정부가 병원에 자주 가는 사람들의 실손보험료를 최대 4배로 올리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어떤 내용인지 알아봤다.

실손보험, 기본과 특약으로 분리

보험연구원은 27일 ‘실손의료보험 제도 개선’ 공청회를 열었다. 이 공청회는 정부 방침을 대외에 공개하는 자리다. 정부는 이대로 확정안을 만들어 내년 실시할 예정이다.

출처: TVN 방송화면 캡처


이날 공개된 안에 따르면 실손보험은 앞으로 급여항목(국민건강보험 대상)만 보장하는 ‘기본형’과 비급여항목(국민건강보험 비대상)을 보장하는 ‘특약’으로 분리된다. 기본형만 가입해서 국민건강보험 대상이 되는 부분만 실손보험으로 보장받을지, 보험료를 더내고 비급여항목까지 보장받을지 선택하는 것이다.


‘특약’ 보험료에 대해 ‘보험료 차등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전년 비급여 의료를 얼마나 이용했는지에 따라 올해 특약 보험료가 결정되는 것이다. 비급여 청구가 많은 소비자는 보험료가 할증되고, 덜 받은 소비자는 보험료가 할인된다. 마치 자동차보험 같다.


할인·할증 구간은 5단계 또는 9단계 예시로 제시됐다. 5단계로 할 경우 1년에 한 번도 비급여 진료를 받지 않으면 보험료를 5% 할인하고, 가끔 받은 가입자는 동결한다. 나머지 비급여 진료를 자주 받은 사람은 보험료는 최대 4배까지 인상한다. 다만 지병이 발견돼서 어쩔 수 없이 자주 병원에 갈 수밖에 없는 사람에 대해선 보험료 차등제 적용을 제외할 방침이다. 암 등 4대 중증 질환자 등이 대표적이다.

출처: 보험연구원


실손보험 자기 부담금도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실손보험 자기 부담률은 급여항목 10~20%, 비급여 20%다. 진료비(약값을 포함해 최소 신청금액 5000원~1만원 초과 금액)가 10만원 나오면 보험금으로 8만~9만원 쯤 받고 나머지 1~2만원 쯤을 내가 부담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 자기부담률을 급여항목 20%와 비급여항목 30%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소비자 부담이 더 높아지는 것이다.


정부는 또 실손보험 재가입 주기를 15년에서 5년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금은 한 번 가입하면 그 조건을 15년 보장받을 수 있는데, 앞으론 5년마다 재가입하면서 조건이 불리해질 수 있다.


개편 내용을 보면 전반적으로 소비자 입장에서 실손보험에서 받는 혜택이 줄어들게 된다. 다만 그만큼 보험료를 낮추기로 했다. 급여만 보장하는 ‘기본형’으로 가입하면 보험료가 지금의 절반으로 떨어지고, ‘특약’까지 함께 가입하면 지금보다 보험료가 약 10.3% 낮아지는 것이다. 이에 따른 실손보험 상품 개편은 내년에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실손보험이 없는 사람들 가운데 현재 조건으로 가입하고 싶은 사람들은 가입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조선DB
실손보험 손해율 131.7% 이르러

정부가 실손보험 상품을 개편하는 이유는 실손보험이 보험사 입장에서 ‘팔수록 손해나는’ 보험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실손보험 손해율은 131.7%에 이르렀다. 보험사들이 고객에게서 받은 보험료의 131.7%를 고객에게 보험금으로 지급했다는 뜻이다. 여기서 지급 고객은 보험금 청구를 한 일부 고객이다. 즉 일부 고객이 전체 고객이 낸 보험료의 131.7%를 보험금으로 받아간 것이다. 병원에 오래 체류하는 나일롱 환자가 코로나 사태로 줄었는데도 이 지경이다. 보험사 입장에서 31.7% 금액만큼 적자다. 여기에 계약 유지 비용까지 합하면 심각한 적자다.

출처: 조선DB


일부 환자와 의사들이 비급여 위주로 과잉 진료를 한 게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필수적이지 않은 도수치료가 대표적이다. 10회 기준 200만원을 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과잉 치료는 일부 사람들의 얘기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가입자의 71.5%는 매년 보험금 청구가 거의 없다. 26.5%는 가끔 청구한다. 둘을 합하면 98%다. 문제는 나머지 2%다. 이들이 대부분의 보험금을 받아가고, 그중 0.4%가 특히 심각하다고 한다.


결국 일부 소비자 때문에 실손보험 수지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고, 이에 따라 정부가 상품 개편까지 추진하게 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실손보험 상품 개편을 통해 일부 환자에 의해 악용되는 것을 막아 실손보험의 신뢰를 회복시키겠다”고 했다.


/박유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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