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마존·이베이에서 난리 난 한국산 면 마스크 세제

조회수 2020. 8. 27. 14:1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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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유래 성분으로 만든 세제 겸 얼룩 제거제

면 생리대 빨래 힘들어하는 아내 위해 개발

미국, 호주, 일본, 싱가포르 진출

가족의 어려움이 창업 아이디어로 연결되기도 한다. 생리통으로 고생하는 아내를 위해 면 생리대를 만들고, 그 생리대 빨래에 애를 먹는 아내를 위해 휴대용세제까지 만들게 된 오라랩의 차국진 대표를 만났다. 기술연구원 자리를 박차고 창업해 아마존과 이베이 진출까지 성공했다.

출처: 더 비비드
차국진 대표

◇아내 위해 면 생리대와 세정제 개발


오라랩은 식물성 계면활성제인 사탕수수의 당, 코코넛 지방산을 주원료로 한 천연 세제 겸 얼룩제거제 ‘메이썸 렌드리겔’을 만든다. 자연 유래 성분으로 만든 젤 제형의 세제인데, 내용물을 풀어 담가만 놔도 오염 물질이 저절로 분해된다. 휴대하기 좋은 60㎖ 소량 튜브 타입으로 포장해서 휴대가 간편하다. 갖고 다니면서 김치, 커피, 과일즙, 간장 등이 옷이나 신발에 튀었을 때 내용물을 묻혀서 물과 함께 몇 번 문지르면 말끔하게 지워진다. 출장이나 여행 때 갖고 다니기도 좋다.


살균 효과가 좋아서 미국 아마존과 이베이에서 면 마스크용 세정제로 인기를 끌고 있다. 매출의 절반이 수출에서 나오고 있다. 한국은 온라인몰(https://bit.ly/2Eyb0Ts)에서 판매하고 있다.


오라랩의 차국진 대표는 대학에서 신소재공학을 전공했다. “학부 졸업 후 바이오와 화학공학을 깊게 배우고 싶어서 고려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에 석사과정에 진학했어요. 낮에 석사를 하고 밤에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연구원 생활을 했습니다.”

출처: 오라랩
고농축 겔형 타입으로 적은양으로도 쉽게 얼룩을 지울 수 있다,


석사 졸업 후 도레이케미칼에 입사했다. “고분자로 필터, 섬유 등을 만드는 회사에요. 연구원으로 입사했다가, 현장에 직접 가보고 활동적인 일을 하고 싶어서 기술개발팀으로 옮겼습니다. 현장을 관리하면서 영업도 했죠. 그러다 고분자의 다양한 쓰임새를 보다 깊게 연구하기 위해 연구소로 돌아왔습니다.”


기술연구소에서 맡은 첫 프로젝트가 1회용 생리대 소재 연구였다. “생리혈 흡수를 위해 모든 1회용 생리대가 고분자 흡수체를 사용합니다. 알고 보니 고분자 흡수체는 질 분비물까지 모조리 흡수해서 건조증을 유발하고 지속되면 인체에 해로울 수 있더군요.”


집에 있는 아내가 생각났다. “아내가 생리통으로 무척 힘들어 했는데 1회용 생리대가 원인일 수 있겠더라고요. 아내를 위해 1회용 생리대 구조기술을 적용해서 면과 방수천으로 생리대를 만들어 선물했습니다. 생리대 교체후 생리통이 거의 사라지더군요.”


다만 관리가 번거로운 단점이 있었다. 1회용으로 쓰기엔 소재가 반영구적이고 비싸서, 여러 번 빨아 써야 하는 것이다. “면 생리대는 신체 자극은 적지만 자국이 남아 빨래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더군요. 기계 세탁이 어려워서 오래도록 문질러 손빨래를 해야 하는데 이내 손목에 부담이 간다고 하더라고요. 아내가 출산한지 얼마되지 않아 뼈가 약한 상태였거든요.”

출처: 오라랩
연구원 시절의 차국진 대표


◇회사 그만두고 세정력 있는 천연 원료 100가지 이상 찾아 개발


이왕 아내를 위해 시작한 일. 얼룩을 쉽게 지우는 천연 세제도 개발해 보기로 했다. 신체 주요 부위에 닿는 생리대를 빨기 위한 것이니, 인체에 해롭지 않은 천연 원료로 만드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일과 개인적인 연구가 병행이 잘 되던가요.

“아뇨. 개인적인 연구를 퇴근 후 새벽 1시까지 했습니다. 무척 힘들어 체력에 곧 문제가 오더군요.”

직장과 연구 중 후자를 택했다. “끝을 보고 싶었습니다. 제품화까지 해보자는 생각에 퇴사하고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갔습니다.”


시중에 판매하는 세제를 구입해서 성분을 분석했다. “100개 이상 구입해서 비교 분석을 했습니다. 전국 각지에 있는 공장을 찾아다니며 세정력이 있는 천연원료 성분 추천도 받았죠. 그중 목초액이 가장 나은 것으로 나왔습니다. 목초액은 세정효과를 높여주는 촉매제 역할을 하면서 살균 능력도 있더군요.”

출처: 오라랩
세정력있는 천연원료 성분들을 테스트하는 모습


천궁, 편백나무 잎, 질경이 등 천연 항균 능력이 있는 성분을 첨가하고, 세정효과가 뛰어난 천연 구연산과 과탄산나트륨도 넣어 적은 양과 최소한의 물로 쉽게 얼룩을 지울 수 있도록 했다. “제형을 고민하다 고농축 겔형으로 만들었습니다. 미세산소투입 공법도 적용했습니다. 겔형 소재에 작은 버블 형태의 미세산소 기포를 넣었어요. 미세산소기포는 오염물질과 결합해 옷에 있는 얼룩을 더 빠르게 분리해주는 역할을 하죠. 인공원료를 넣지 않아 거품이 별로 나지 않지만 세정력은 훨씬 좋습니다.”


95% 이상 천연 성분을 함유해야 받을 수 있는 유럽 에코서트 인증을 받았다. “천연유래 성분으로 만들어 세제 찌꺼기에 따른 신체 부담이나 의류 손상, 환경 오염을 최소화했다는 증명을 받았습니다. 실크, 울 같은 고급 원단에도 쓸 수 있죠.”


◇미국, 싱가포르 등 진출, 동남아시아 수출 계획


남은 것은 판매. 제품에 잔량 표식 눈금을 넣어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도록 포장해 소비자 편의성을 높였다. 온라인몰 출시 이후, 맘카페에서 먼저 입소문이 났다. “아이 옷에 세제 잔여물이 남지 않아 피부 자극이 없어졌다는 후기가 올라왔습니다. 이후 판매에 불이 붙더군요.”

출처: 오라랩
미국 아마존과 싱가포르 이베이몰에서 판매하고 있다


내친 김에 바로 수출을 시도했다. 미국 아마존과 이베이의 문을 두드렸다. 천연유래 성분 인증이 있어 입점에 성공했다. 곧 기회가 왔다. “입점 후 얼마 되지 않아 코로나 사태가 터졌는데, 미국은 면 마스크 사용률이 높더라고요. 아마존과 이베이에서 면 마스크도 세정할 수 있는 천연유래 살균세탁세제로 홍보했더니 판매량이 기존의 10배로 늘었습니다. 이후 호주, 일본, 싱가포르 드럭스토어에도 진출했죠.”


해외에서 성과가 국내 실적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CJ올리브영에서 제의가 와서 전국 매장에 입점했다. 온라인몰(https://bit.ly/2Eyb0Ts)에서도 인기를 끌고있다. 

출처: 오라랩
직원들과 회의하고 있는 차국진 대표


-앞으로 계획은요.

“수출 확대가 가장 중요합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수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자연유래 성분으로 만든 겔타입의 천연비누 오라랩 에코솝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아내를 위해 제품개발을 시작한 저희 회사의 출발점을 잊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여성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편의를 개선하는 천연원료 제품을 개발하는 기업이 되겠습니다.”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최대한 사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하고 창업하기를 추천합니다. 본인 제품에 대한 성능을 전문가, 지인들에게 테스트해서 확신이 51%가 넘으면 추진하세요. 정부에서 시제품이나 연구개발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도 많습니다. 제도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면 적은 비용으로 완성도 높은 제품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전화와 만남을 무서워하지 말라는 조언도 하고 싶어요. 태어날 때부터 전문가는 없습니다. 각자 분야의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만나고 소통해서 노하우를 얻으십시오. 연구 개발 테스트를 수천번 이상 하게 되면 많이 알게 될 것이고 포기하지 않으면 전문가가 될 것입니다.”


/박민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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