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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4조원 가치, 빚 3400억원 남기고 '먹튀'한 중국 기업

조회수 2020. 8. 7. 08:3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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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곳곳에 노란 프레임의 자전거,
아직 쓸 만한데 왜 버려졌을까?
출처: 조선DB
폐기처분된 오포의 자전거들


“문은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고, 창업자 겸 CEO인 다이웨이의 행방도 불분명하다.” 지난 7월 28일 중국의 주요 IT 매체 등이 ‘세계 최대 공유자전거 업체’로 명성을 떨쳤던 중국 오포(ofo)가 하룻밤 사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베이징 하이뎬구에 있는 사무실은 텅텅 빈 상태라고 합니다.


몸은 떠났지만 어마어마한 빚을 남겼습니다. 오포가 자전거 제조 업체와 고객에게 돌려주지 못한 돈은 20억 위안(약 340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IT업계에서는 오포의 말로를 두고 “제대로 된 수익 모델 없이 아이디어와 투자금만 믿고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온 공유경제의 현실이자 예견된 비극”이라고 평가합니다. 사태의 전말을 알아봤습니다.

한때 기업가치 4조원 7700억원 달성한 슈퍼스타 '오포'

오포는 노란색 공유 자전거 ‘샤오황처’로 창업 2년 만에 기업가치 40억 달러(약 4조 7700억원)를 달성한 공유경제 업계의 슈퍼스타였습니다. 2015년 6월 베이징대학 재학생인 다이웨이가 동료 학생 2명과 함께 교내에서 자전거 공유 사업을 펼치며 시작됐죠.

출처: 조선DB
공유 자전거 스타트업 오포의 짧은 역사


사업 초창기 오포에겐 장밋빛 길만 존재했습니다. 창업 4개월 만에 하루 평균 이용객이 4000명을 넘어섰고, 투자하겠다는 ‘러브콜’이 쇄도했습니다. 대학 내에서 시작한 작은 벤처는 2년 만에 알리바바·디디추싱 등으로부터 150억 위안(약 2조 5554억원)을 투자 받기에 이르렀습니다. 무시무시한 투자금을 무기로 오포는 중국을 넘어 세계 21개국으로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운용하는 자전거는 2300만대를 넘어섰고, 사용자는 2억명을 돌파했습니다.

이벤트 폭격에 무더기 폐기...탕진 경영에 휘청이기 시작


그렇게 승승장구하다던 오포는 2018년부터 휘청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중국에서 등장한 ‘모바이크’ 등 공유자전거 경쟁자를 따돌리기 위해 막대한 할인 이벤트를 벌인 게 계기가 됐습니다. 기존에도 자전거 이용료는 1시간당 1위안(약 170원)으로 저렴했는데, 거의 무료에 가깝게 자전거를 쓸 수 있도록 가격을 낮춘 것입니다.


비용 관리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막대한 투자금을 믿고 자전거가 조금만 고장 나도 수리를 하는 대신 폐기했습니다. 이렇게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식으로 운영하다 보니, 오포는 결국 할인 이벤트 2개월 만에 투자금 6억 달러(약 7158억원)를 모두 탕진하고 말았습니다.

공유경제 사업, 근본적으로 흑자 내기 어렵다
출처: 웨이보
텅 빈 오포의 사무실


오포의 추락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공유경제 스타트업 업계에선 자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공유경제의 원래 의미는 기존에 있던 자원을 남에게 빌려주면서 돈을 버는 형태의 사업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공유자전거를 비롯한 공유 전동킥보드·공유사무실·공유주방 등 현실의 공유경제는 킥보드·사무실·주방 등을 새로 만들거나 구입해서, 이를 싼값에 대여하는 사업모델로 운영됐습니다.

 

수익 비용 측면에서 돈을 벌기 어려운 구조로 운영된 거죠. 오포의 경우 자전거 한 대를 제작하는 비용이 160위안(약 2만 7200원)인데, 이용료는 시간당 1위안에 불과했습니다. 결국 이용자가 늘고 사업 규모가 커질수록 비용은 늘어나지만 수익은 그만큼 증가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생겼고, 이를 해결하지 못해 문을 닫고 말았습니다.

코로나19로 적자 릴레이 중인 주요 공유경제 스타트업...돌파구는?
출처: 조선DB
지난 3월 체코에서 공유업체 '라임'의 전동킥보드 옆으로 구청 직원이 소독약을 뿌리고 있다.(오른쪽)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 충격 역시 공유경제에 큰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승차공유 업체 우버는 코로나 이후 지난 5월까지 6700명 넘는 직원을 감원했습니다. 코로나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차량공유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이 급격하게 줄어든 탓입니다. 1분기 우버는 29억 4000만 달러(약 3조 5092억원)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에어비앤비·위워크·라임·버드 등 다른 글로벌 공유업체도 잇따라 해외 사무실을 철수하고 대규모 감원에 나선 상태입니다.


기존 사업에서 한계를 느낀 공유경제 업체들은 신규 사업에 투자하고 나섰습니다. 우버는 지난 6일 음식배달업체 포스트메이츠를 3조원에 인수했습니다. 차량호출보다 수익성이 좋은 음식·식료품 배달업에 사활을 건 것입니다. 코로나로 예약률이 전년 대비 70~80% 추락한 에어비앤비도 여행 방송 콘텐츠 제작에 나설 계획이라고 합니다.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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