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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코로나 걸리겠다' 전세계 3만명, 그들은 왜?

조회수 2020. 7. 13. 10: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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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 논개가 있었다면
코로나 시대엔 ‘챌린지 임상시험자’가 있다
출처: 조선DB
코로나 백신의 효능을 알기 위해 일부러 바이러스를 자신의 몸에 접종하는 ‘챌린지 임상시험’의 참가자가 화두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코로나 블루, 코로나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코로나 끝나면’으로 시작하는 버킷 리스트는 이미 오래 전 가득 찼지만, 사태가 언제 끝날지 도통 알 수가 없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코로나 종식을 기다리는 것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백신과 치료제 개발 관련 키워드가 연일 인기 검색어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인류의 소망을 위해 제 한 몸 던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개발중인 코로나 백신의 효능을 시험하기 위해 일부러 바이러스를 자신의 몸에 접종하는 ‘챌린지 임상시험’의 참가자들입니다.

출처: 조선DB
챌린지 임상시험 참가자에 대한 시선은 엇갈린다.


챌린지 임상시험 참가자에 대한 시선은 엇갈립니다. 인류를 위해 살신성인하는 것이라고 존경어린 평가를 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대책 없는 무모한 행동이라고 걱정하는 시선도 있습니다. 제약업계에서도 백신 개발 속도를 가속할 수 있는 행동이란 주장과, 응급 상황에 대처할 방안이 없으면 위험하다는 반론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임상시험 참가자들은 과연 안전한 환경에서 보호받고 있는 걸까요? 이들의 희생이 코로나19 사태 종결을 앞당길 수 있는 걸까요? 코로나 챌린지 임상시험 참가자들을 둘러싼 이슈를 정리해봤습니다.

참가자를 의도적으로
바이러스에 노출시키는 시험

표준적인 임상시험은 수천 명에게 백신과 가짜 약을 접종하고 바이러스 예방 효과를 비교하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하지만 이들이 곧바로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으면 효과가 있는지 알 방법이 없죠. 전문가들이 코로나 백신이 시장에 나오려면 빨라도 1년에서 1년 반 이상의 시간 걸린다고 전망하는 것도 이 이유 때문입니다.

출처: 조선DB
챌린지 시험은 의도적으로 참가자들을 감염인자에 노출한다.


반면 챌린지 시험은 의도적으로 참가자들을 감염인자에 노출합니다. 소규모 인원이 시험중인 백신을 접종받고 일부러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도록 해 면역력이 있는지 바로 알아볼 수 있는 것이죠.

자원자 3만명…
콜레라, 말라리아 백신도 이렇게 탄생했다

미국 의료 시민단체인 ‘하루빨리(1Day Sooner)’에 따르면 현재 코로나 백신의 챌린지 임상시험에 자원한 사람이 140국 3만여명에 이릅니다. 인류를 위해 감염도 불사하겠다는 이들이 이렇게 많다니 감개무량할 따름입니다.  

출처: WHO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달 15일 발표한 챌린지 임상 관련 자문단 보고서.


다만 이들이 안전이 담보됐는지 의문인데요. 이에 대해 임상시험 찬성론자들은 “이미 효과가 입증된 백신 개발 방법”이라고 주장합니다. 과거 장티푸스, 콜레라.,말라리아 백신도 챌린지 임상시험을 거쳐 탄생한 바 있습니다.


반면 챌린지 임상 반대론자들은 “과거 챌린지 임상은 위급 상황 시 처방할 수 있는 약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고 항변합니다. 코로나는 현재 다른 질병 치료제를 가져다 쓰기는 하지만 전용으로 개발된 확실한 치료약이 없습니다. 참가자들이 100% 안전하다고 확답할 수 없는 상황인 거죠.

백신 개발 제약사가
챌린지 임상에 미온적인 이유

백신을 개발 중인 제약사들은 챌린지 임상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존슨앤드존슨 수석과학책임자인 폴 스토펠 박사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치료법이 있을 때만 챌린지 임상을 고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달 임상 3상을 진행하는 모더나의 수석의료책임자인 탈 작스 박사도 같은 의견을 보였습니다.

출처: 국립보건연구원, 조선DB
코로나19 바이러스유사체 전자현미경 이미지(왼쪽)


반면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 백신 임상3상을 진행 중인 옥스퍼드대의 애드리언 힐 박사는 “챌린지 임상이 유용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자원자가 젊고 건강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치료제가 없이도 챌린지 임상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힐 박사는 “아무래도 치료제가 있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우리가 챌린지 임상을 할 때까지는 치료제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생명윤리학자 의견도 갈렸다

생명윤리학자들은 보통 챌린지 임상을 반대합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 만큼은 윤리학자들도 의견이 찬반으로 나뉘고 있습니다.


뉴욕대의 생명윤리학자인 아서 카플란 교수는 지난 4월 국제 학술지 ‘백신’에 발표한 논문에서 “18~25세의 코로나 사망률이 낮으므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챌린지 임상 시험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원자들에게 위험 관련 정보를 제대로 알리면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설명입니다.

출처: the Conversation
코로나 바이러스의 표면에 있는 돌기(스파이크)에 결합하는 항체들


럿거스대의 생명윤리학자인 니르 에얄 교수도 지난 3월 ‘감염병 저널’에 “챌린지 임상이 위험이 없다고 할 수 없지만, 백신 개발이 지연되면 전 세계에서 매주 수천 명이 죽게 된다”고 챌린지 임상을 옹호했습니다.


반면 존스홉킨스대의 생명윤리학자인 제프리 칸 교수는 “현재로선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아 챌린지 임상 자원자들에게 줄 정보 자체가 충분치 않다”고 반대했습니다.

치료제 개발 꼭 필요
출처: 조선DB
백신 접종 모습


백신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곧 대규모로 챌린지 임상이 필요한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그때까지는 꼭 코로나 치료제 부터 개발되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챌린지 임상의 위험성을 없앨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에 몸을 던지는 자원자들의 헌신이 진정으로 유효해질 것입니다.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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