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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 메이저 언론, 여의도 금융회사 사표내고 몰리는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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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생태계 조성 주도하는 창업재단 ‘디캠프’

직원들 “우린 스타트업 조력자 아닌 동반자”

세계 최대 규모 지원센터 개관으로 새 도전


‘저기는 뭐하는 데일까’ 궁금했던 곳이 있으셨나요. 궁금한 직종이나 기업을 찾아가 인터뷰하는 ‘너는 뭐하니’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이번 회에선 한국 경제의 미래를 책임지는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를 소개합니다.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기관을 통칭하는 표현인데요. 영리 목적인 곳도 있고, 비영리로 운영되는 곳도 있습니다.

디캠프 임직원들

출처디캠프


신생 스타트업이 홀로 서기까지 ‘투자’ ‘공간’ ‘네트워크’ 등 다양한 요소가 필요한데요. 이를 창업자 혼자 힘으로 해결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고, 엑셀러레이터들의 지원이 필수입니다.


그중에서 대표주자인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D.CAMP)’를 만났습니다. 은행권이 신생 스타트업들의 ‘마을’이 돼주겠다며 8450억원을 출연해 2012년 출범시킨 국내 최대 규모 창업재단이자 엑셀러레이터입니다. 사실 디캠프를 일반적인 엑셀러레이터 범주에 넣기엔 무리한 측면도 있습니다.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니까요. 우리나라 창업 생태계는 디캠프 설립 전과 후로 나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스타트업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디캠프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직원들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왼쪽부터 김봉중, 박윤경, 전연호, 최정민, 임새롬, 이가윤, 이승철 씨

출처디캠프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하는 6종의 ‘새’


직원 25명이 근무하는 디캠프는 기획·총무·홍보·기업성장·사업개발·투자·금융지원 등 8개 팀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디캠프 원년 멤버인 전연호 경영지원실장은 “디캠프가 하는 일은 ‘조류 생태계’와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저희끼리 농담 삼아 하는 말인데요. 디캠프에는 6종의 새가 있어요. 전도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사업개발팀은 ‘찍새(구두닦이에게 닦을 구두를 모아서 주는 사람이라는 뜻)’라고 부릅니다. 찍새가 모아온 스타트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업성장팀이 ‘딱새(구두 닦는 사람)’ 역할을 합니다. 구두를 광내듯이 스타트업을 더 매력적으로 만드는 거죠.”

서울 역삼동에 있는 디캠프 선릉 센터

출처디캠프


직접투자팀과 간접투자팀이 속한 투자실은 ‘먹새’라 불립니다. “투자실은 디캠프가 직접 투자하거나 창업지원펀드를 조성하는 일을 합니다. 스타트업이 커 나가는 데 꼭 필요한 먹이를 투자 형태로 제공하니까 ‘먹새’라 할 수 있습니다. 또 디캠프 안살림을 맡은 경영지원실(기획·총무팀)은 ‘어미새’, 홍보팀은 ‘알리새’ 감사실은 ‘부엉새’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각 팀은 각자의 방식으로 스타트업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예를 들어 ‘찍새’인 사업개발팀의 임새롬 팀장과 최정민 매니저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한 달에 한 번 개최하는 데모데이(스타트업이 투자자들에게 사업 모델과 제품을 설명하는 공개 경연)입니다. 스타트업의 등용문이라 평가받는 디캠프의 데모데이인 ‘디데이(D.DAY)’에는 지난 7년 동안 3500곳이 넘는 기업이 참여했죠. 임새롬 팀장은 “디데이에서 선정되는 스타트업은 3억원의 투자와 최장 1년 무료 입주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경쟁이 정말 치열하다”고 소개했습니다.

왼쪽부터 인터뷰하는 김봉중, 임새롬, 이가윤씨

출처디캠프


◇디캠프 심사는 업계 보증수표, 직원 제1덕목은 ‘겸손’


디캠프에 입주했거나 투자받은 스타트업의 생존율은 88.5%로 다른 창업지원기관보다 높은 편입니다. 5년차 스타트업의 생존율은 76.5%로 국내 평균 53.1%보다 훨씬 높죠. 그래서 디캠프의 입주 심사 통과나 투자는 업계에서 보증수표 중 하나로 통합니다. 한 번 디캠프의 지원을 받으면, 다른 기관에서 추가 투자가 이어지면서 확실한 성장의 발판이 마련되는 것이죠.


그래서 더욱 입주나 투자 심사에 신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한 번 실수는 스타트업 생태계 전체로 퍼지게 되죠. 임새롬 팀장은 “디데이 우승 기업이 무조건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디데이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사업 가능성이 작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안되는 것도 아니다”며 “스타트업 사업의 성패는 전문가들도 가늠하기 어렵고, 기관 입장에선 항상 신중하게 접근하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왼쪽부터 인터뷰하는 최정민 매니저, 전연호 실장

출처디캠프


그래서 디캠프 직원들의 제 1 덕목은 겸손입니다. 디캠프의 지원을 받아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에 대해 직원들은 “마치 우리가 다 키운 것처럼 보여선 안되고 그럴 필요도 없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승철 총무팀장은 “디캠프는 지원하는 스타트업을 향해 ‘너희는 우리가 선발해준 거니 잘 돼야 한다’거나 ‘우리가 전문가이니 잘 따라야 한다’고 강조하지 않는다”며 “친구나 가족처럼 지지해주고, 스타트업의 성장에 필요한 요소를 연결해주는 사람들이라 생각하고 일한다”고 했습니다. 이 팀장은 “그렇기 때문에 스타트업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고 소통하게 되고, 성과도 잘 나오는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전연호 실장은 "조직 전체적으로 업무가 실무자 우선으로 돌가고 있고, 열정과 헌신이 필요한 일은 내부화하되, 그 외에 전문지식이 필요한 일은 아웃소싱으로 맡기고 있다"며 "애자일(Agile·실무자 중심으로 민척하게 돌아가는) 조직을 지향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조직 문화에 대해 디캠프를 거쳐 간 한 스타트업 대표는 “디캠프 자체가 하나의 스타트업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왼쪽부터 이가윤, 박윤경, 이승철씨

출처디캠프


◇서울 마포에 연면적 세계 최대 스타트업 지원센터


디캠프에서 창업 육성 업무를 하다 직접 창업에 뛰어드는 직원도 많습니다. 직원들은 “아무래도 창업 기질이 있는 사람들이 입사 지원을 많이 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고 했습니다. 5년 기자 생활을 하다 디캠프에 입사한 이가윤 기업성장팀장도 창업을 계획 중입니다. 이 팀장은 “장기적으로 창업을 하려는데, 이곳을 거쳐 간 스타트업들의 흥망성쇠를 지켜보며 많은 교훈을 얻고 있다”며 “사업 초기 직원 월급 줄 돈이 없어 고민하는 창업가들의 모습을 볼 때면 창업이 절대 쉽지 않다는 걸 절감한다”고 했습니다.


직원 중에는 공익적인 일이나 남을 돕는 일에 관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글로벌 대기업, 메이저신문 기자, 투자회사 등 화려한 전직을 버리고 뜻이 좋아 함께 하는 직원들이 많죠. 박윤경 간접투자팀 매니저는 창업투자회사에서 4년 가량 일하다 디캠프로 이직했습니다. 박 매니저는 "디캠프는 민간 투자회사와 달리 투자 영역이 광범위하고 당장의 성과를 종용하기보다는 오래 기다려주는 인내 자본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최장 13년 만기 펀드인 '동행펀드'를 내놓는 등 의미있는 일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대학에서 기독교학을 전공한 최정민 사업개발팀 매니저는 “누군가를 지지해주고 도울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그 바람이 지금 디캠프의 업무와 잘 맞는다”고 했습니다.

디캠프 디데이 현장

출처디캠프


디캠프는 올 여름 큰 전환기를 맞습니다. 지금은 서울 역삼동에 한 개 센터만 운영 중인데,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지상 20층, 연면적 3만6259㎡ 규모의 새 지원센터 ‘프론트원’을 개관하는 것이죠. 연면적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지원센터입니다. 서대문구청은 프론트원 개관과 연계해 서울 신촌에 프론트원 입주 스타트업 직원을 위한 청년 주택을 짓고, 디캠프는 운영을 맡기로 했습니다.


전연호 경영지원실장은 “물리적 규모로는 현재 역삼동 디캠프 공간의 10배가 되는 공간이 새로 생기는 것”이라며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디캠프 설립 초기 안내데스크 아르바이트로 시작해 정직원으로 취업한 총무팀 김봉중 매니저는 “업무 영역이 더 늘어난 만큼, 디캠프 ‘어미새’의 일원으로서 스타트업이라는 새들이 더 잘 날아다니고 안정적인 둥지를 틀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승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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