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10cm 흉터 생겼어도 한국을 사랑하는 남자

조회수 2020. 6. 18. 1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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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주한미국대사...최근 유튜브 아태지역 정책총괄

기습 피살에 얼굴이 큰 흉터 생겼지만 “같이 갑시다”

유명한 두산베어스 팬...자녀 이름 사주 전문가에 의뢰

출처: 조선DB
리퍼트 전 대사가 2016 대구치맥페스티벌에서 권영진 대구시장(오른쪽)등과 함께 치민을 먹고있다.

얼마전 반가운 뉴스를 접했습니다. 마크 리퍼트 전 주한미국대사가 유튜브의 아시아 지역 대정부 ·정책 업무를 총괄하게 됐다는 소식입니다. 지난 5월부터 싱가포르에 있는 유튜브 아태지역 본부에서 근무를 시작한 리퍼트 전 대사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각국의 정부 및 정책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수장 역할을 맡았습니다.

출처: 조선DB
제주 한림읍 한수풀 해녀학교를 찾은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가 해녀 체험을 하고 있다.

리퍼트 전 대사는 재임 시절 남다른 한국 사랑과 격식 없는 행보로 주목받았습니다. 진보단체 인사로부터 흉기 피습을 당해 손과 얼굴을 다쳤을 당시에도 한미동맹은 굳건하다고 강조해 깊은 인상을 남겼죠. 리퍼트와 한국의 깊은 인연, 오랜만에 되짚어 볼까요?

스탠퍼드 출신의 역대 최연소 주한미국대사
출처: 조선DB
지난해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4회 국제해양력 심포지엄'에서 리퍼트 전 대사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우리에겐 친숙한 이미지이지만 그의 이력은 화려합니다. 미국의 명문 스탠퍼드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그는 졸업 후 상·하원 의원들의 참모로 일했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상원의원이던 2005년 외교정책 보좌관을 시작으로 그와 줄곧 인연을 이어왔다고 합니다.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2~2014년 국방부 아태 안보담당 차관보를 지냈고,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 국방장관 비서실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출처: 조선DB
리퍼트 전 대사가 막 신입됐던 시절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귀빈실로 향하고 있다. 오른쪽은 임신 6개월째인 부인 로빈 리퍼트 여사.

2014년 10월 리퍼트 전 대사는 만 41세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주한미국대사로 부임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2017년 1월 주한 미 대사에서 물러나 항공업체 보잉의 외국 정부 업무 담당 부사장과 미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고문 등을 지냈습니다.

출처: 조선DB
리퍼트전 대사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전 참전용사이기도 합니다. 그 막강하다는 네이비-실(SEAL·Sea, Air & Land) 장교 출신입니다. 그는 2005년 32세 때 해군 예비역(Navy Reserve)에 지원했습니다. 2년 뒤 동원령에 따라 정보 장교로 이라크에 파병됐습니다. 2008년 6월 이라크에서 돌아온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따라 백악관에서 근무하다 다시 자원 입대해 아프가니스탄으로 갔습니다.

얼굴에 11cm 흉터 생겼지만…“같이 갑시다”
출처: 조선DB
피습 직후 피 흘리는 리퍼트 전 대사

리퍼트 전 대사의 이름이 널리 알려진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피습 사건이었습니다. 2015년 3월 그는 칼을 든 반미운동가 김기종씨에게 테러를 당해 오른쪽 얼굴과 왼쪽 손목 등을 심하게 다쳤습니다. 피를 철철 흘리는 그의 모습에 사회가 발칵 뒤집어지고 한미 관계에 균열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는 여론도 형성됐습니다. 

출처: 조선DB
리퍼트 전 대사가 피습 직후 자신을 병원으로 데려다 준 경위들에게 전한 편지

하지만 그는 되레 우리 말로 “같이 갑시다”라고 말하며 우려를 잠식시켰습니다. 자신을 도와준 경찰과 의료진을 위한 음악회 겸 식사자리를 마련해 감사의 마음도 직접 전했습니다. 도움을 준 이들에게 감사 편지도 보냈는데, 받는 사람마다 편지 내용이 조금씩 다른 맞춤형 편지였다고 합니다. 

유별난 치맥 사랑꾼…자녀 이름은 사주 전문가에게
출처: 심윤조 전 의원 페이스북, 리퍼트 전 대사 트위터
한국식으로 치른 아들 세준의 백일잔치(왼쪽)과 한복을 입은 리퍼트 전 대사의 자녀들.

리퍼트 전 대사는 한국에 대한 각별한 애정으로 유명했습니다. 한국에서 태어난 아들과 딸에게 세준과 세희라는 우리말 이름을 지어줬는데 두 이름 다 사주 전문가에게 의뢰했다고 합니다. 세준의 백일잔치와 돌잔치도 한국식으로 치렀습니다. 

출처: 조선DB
리퍼트 전 미국 대사가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한 커피숍에서 한국어 교재를 펴놓고 공부하고 있다.

'대한미국인'답게 재임 당시 자신이 졸업한 스탠퍼드 대학의 한국 총동문회 명예회장으로 선출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에는 한국어 공부에 학구열을 불태오는 모습이 공개하며 변함없는 한국 사랑을 과시했습니다.

출처: 조선DB
치킨을 즐기는 리퍼트 전 대사

보통 한국인의 모습과 괴리감 없는 소박한 일상으로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프로야구 구단 두산베어스의 팬으로 알려진 리퍼트 전 대사는 수시로 야구장에 출몰했습니다. 최고로 즐겨먹던 음식 ‘치맥’(치킨+맥주)와 말이죠. 

출처: 리퍼트 전 대사 트위터
두산베어스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드러나는 리퍼트 전 대사의 트위터

야구장 밖에서도 두산베어스 유니폼을 입은 모습이 수 차례 목격돼 두산베어스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기도 했습니다. 대사직을 내려놓은 지 3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리퍼트 전 대사는 두산베어스와 관련된 소식을 자신의 트위터에 공유합니다.  

출처: 조선DB
리퍼트 전 대사가 이임 기자회견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부인 로빈 리퍼트 여사가 한국에서 낳은 아들 세준, 딸 세희를 안고 남편을 지켜보고 있다.

지난 9일 구글은 “리퍼트 신임 총괄은 정책 분야에서의 오랜 경험과 아시아 지역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췄다”며 선임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한 국가의 문화를 열과 성을 다해 흡수하는 리퍼트 전 대사의 전적을 살펴보니 구글이 왜 그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책임자로 선정했는지 납득이 갑니다. 남다른 친화력과 적응력을 자랑하는 리퍼트, 구글에서의 그의 행보를 응원합니다.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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