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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로 만든 햄버거와 스무디일까요, 곤충 음식 이렇게까지 진화했다

조회수 2020. 6. 16. 13: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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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대기엔 징그럽지만
미치도록 궁금한 맛
출처: 조선DB
쿠키 위에 얹혀있고 견과류에 섞여 있는 기다란 것이 식용 곤충 고소애다. 고소애는 건조된 상태라 손으로 세게 집으면 부스러진다. 쿠키 반죽에도 고소애 분말이 섞여 있다.


식용 곤충은 훌륭한 단백질원이지만 쉽게 손이 가지 않는 음식의 대표 주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먹거리보다는 벌레라는 인식이 앞서기 때문이죠. 그러나 중국·일본·호주·동남아·남미·아프리카 등지에선 20억명에 달하는 인구가 식용 곤충을 먹고 있다고 합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무려 1900에 종에 달하는 식용 곤충이 있다고 하네요.


곤충 섭취 시 거부감을 줄이는 레시피가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습니다. 곤충 먹는 느낌을 없애려고 새로운 형태로 만드는 조리법도 다양하게 나오고 있고요. 식용 곤충 요리, 어떻게 진화하고 있을까요? 또 우리가 식용 곤충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빵, 햄버거 등 친숙한 음식의 일부가 된 식용 곤충
출처: 스페이스10
이케아의 미래생활연구소 ‘스페이스10’에서 개발한 곤충 버거


식용 곤충의 변신은 무죄입니다. 스웨덴의 가구 전문점 이케아가 운영하는 미래생활연구소 ‘스페이스10’은 미래 식량으로 개발한 곤충 버거를 공개한 바 있습니다. 이 햄버거의 패티는 비트 100g, 감자 50g, 파스닙(배추 뿌리같이 생긴 채소) 50g, 갈색거저리 애벌레 50g으로 구성됐습니다. 핀란드의 ‘파체르’ 그룹은 식용 귀뚜라미 분말로 빵을 만들어 팝니다. ‘시르칼레이파’라는 이름의 이 빵에는 식용 귀뚜라미가 빵 무게의 3% 정도 들어 갑니다.

젊음의 비결? 귀뚜라미 주스 한 잔
출처: 트위터캡처
귀뚜라미 분말을 넣어 만든 스무디


식용 곤충은 노화 방지에 특효약이라고 합니다. 이탈리아 테라모 대학교의 마우로 세르파니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식용 곤충’ 13종을 각각 갈아 주스로 만들었습니다. 이후 오렌지 주스와 비교해보니 메뚜기, 귀뚜라미, 갈색거저리 3종의 곤충 주스에 오렌지 주스보다 다섯 배나 많은 항산화 물질이 포함돼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항산화 물질은 신체의 산화를 억제하는 물질로 노화를 방지하고 혈관질환과 당뇨, 암 등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서 식품 원료로 인정받은 곤충 8종
출처: 조선DB
아메리카왕거저리 유충의 모습


국내 식용 곤충 시장도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서울대에 의뢰한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곤충시장은 2011년 1680억원에서 2018년 2648억원으로 성장했습니다. 올해 예상 시장규모는 2018년보다 1000억원쯤 커진 3616억원입니다. 국내 곤충 시장이 열리면서 사육농가와 법인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내 곤충 사육 농가와 법인은 2012년 383곳에서 2016년 1261곳으로 증가했고 2018년에는 2318곳으로 늘었습니다.

출처: 조선DB
고소애로 만든 스낵


지금까지 국내에서 식품 원료로 인정받은 곤충은 총 8종입니다. 국내 식용 곤충은 메뚜기, 누에(유충·번데기), 백강잠(흰가루병으로 죽은 누에), 갈색거저리 유충(고소애), 흰점박이꽃무지 유충(굼벵이), 장수풍뎅이 유충, 쌍별귀뚜라미, 아메리카왕거저리 유충 등입니다. 올해 식용 곤충으로 인정받은 아메리카왕거저리 유충은 새우깡과 비슷한 맛이 나며 다른 곤충들 대부분 고소한 맛이 나고 단백질이 풍부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곤충 왜 먹냐고?...친환경ㆍ고효율ㆍ고영양
출처: 조선DB
식용 곤충의 미래 가치는 높다.


식용 곤충의 미래 가치는 높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는 곤충을 '작은 가축'이라 평가하며 미래 식량자원으로 간주합니다. 세계 식용·사료 곤충에 대한 연구·조사결과에 따르면 1kg의 단백질을 얻기 위해 소는 10kg의 사료를 먹는데 반해 곤충은 1.7kg의 사료만 먹어도 될 정도로 생산성이 우수합니다. 게다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거의 없는 친환경 식품입니다.

출처: 강남세브란스병원
고소애를 이용한 환자식


국내에서 식품원료로 인정받은 곤충은 몸의 40~70%가 양질의 단백질로 구성돼있을 정도로 우수한 식재료입니다. 의학적인 효능도 밝혀졌습니다. 농총진흥청이 갈색거저리에서 추출한 물질을 분석한 결과 간암 세포 활성을 억제하고, 항치매 효과도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수술 전후 적절한 영양공급은 회복 과정의 환자에게 매우 중요한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영양실험에서 갈색거저리 분말을 섭취한 수술 환자의 골격과 근육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출처: 영화 설국열차
영화 '설국열차'에서 최하층 꼬리칸 사람들이 바퀴벌레로 만든 단백질 블록을 먹고 사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런 이점 때문인지 국내에서도 식용 곤충은 다방면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가루로 만들어 쿠키, 단백질에너지바(bar)에 넣기도 하고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으로는 숙취 해소제도 만듭니다. 가축과 물고기 사료로도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경제적이고 영양도 많은데 활용 가능성까지 무궁무진한 곤충. 겉보기에 징그럽다고 등한시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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