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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잡으로 아마존 셀러, 빚더미에서 살아난 통역장교

조회수 2020. 6. 1. 11: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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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마켓 셀러 창업 성공 노하우 직접 들었습니다

창업을 준비할 때 가장 큰 고민이 판로다. 아마존 같은 오픈마켓의 시스템을 잘 알고 있으면 창업이 한결 쉬워진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아마존 셀러로 성공해 마케팅 컨설팅 사업까지 진출한 ‘오버노드’ 구장회 대표와 정현군 이사를 만났다.


◇컨설턴트 된 우수 셀러


오버노드는 아마존 우수 셀러 중 하나다. 다양한 상품을 소싱해 아마존의 자체몰에서 판매한다. 최근 들어 마케팅 컨설팅으로 사업 외연을 확대했다. 많은 기업이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때 오버노드를 찾는다. 데이터가 홍수처럼 넘쳐나는 시대에 꼭 필요한 데이터를 찾아 제대로 공략하기 위해서다.

출처: 오버노드
구장회 대표(왼쪽)와 정현군 이사


“아마존 셀러로 성공한 경험을 살려서요. 기업이 의뢰한 관련 이커머스 데이터를 분석해서, 목표 시장에 대한 환경 분석, 신제품에 대한 수요 분석 등을 해드립니다. 기업들에게 정확한 타겟팅을 제공해서, 시행착오를 줄이고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게 해드리죠. 직장인들도 아마존 셀러로 성공할 수 있는 노하우를 담은 강좌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상화폐 결제솔루션으로 실패


서울 종로에 있는 통번역 학원에서 둘이 처음 만났다. “통역장교를 준비하는 학원이었어요. 학원에서 같은 스터디 그룹을 하면서 돈독히 우정을 키웠죠. 육군과 공군으로 군복무는 따로 했지만, 계속 연락하고 지내면서 가깝게 지냈습니다.”


제대 후 둘 다 IT기업에 취업했다. “공유할 얘기가 더 많아졌어요. 그러자 각자 커리어와 전공을 살려 같이 창업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출처: 오버노드
통역장교 복무 시절 구장회 대표(왼쪽)와 정현군 이사


처음 결제 솔루션 개발 회사로 출발했다. “블록체인이 한창 열풍일 때 창업했어요. 가상화폐 거래를 위한 별도의 결제솔루션이 필요할 것이라 판단해서, 전용 소액결제솔루션을 개발하기 시작했어요. 출발이 좋았어요. 블록체인과 핀테크에 대한 사회적, 경제적 기대가 커서 많은 관심을 받았고, 다행이 좋은 멘토와 투자사도 만날 수 있었어요.”


팀 전원이 매일 아침 7시부터 밤10시까지 일했다. “출근과 퇴근 개념이 무의미 한 것 같아서, 숙소를 구해 합숙 생활을 하면서 함께 일에 매진했어요. 지금 되돌아보면 어떻게 그랬나 싶지만, 그 때 지금의 체력이 단련된 것 같기도 해요.”


그러나 개발이 완료돼 출시할 때쯤 돼서 헛된 고생임을 깨달았다. “막상 시장에 제품을 내놓으려고 보니까, 처음 개발에 착수했던 시점과 비교해 시장이 달라져 있더라고요. 돈을 지불하면서까지 우리 프로그램을 쓰겠다는 사람이 없는 거죠. 1년 넘게 열심히 만들었는데 그저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그만인 물건’이 된 겁니다. 첫 단추인 시장조사부터 엇나간 결과였습니다. 굉장히 미련했던 것 같아요. 판매에 대한 고민은 안하고, 만들면 알아서 팔릴 줄 알았어요. 사업의 기본조차 몰랐던 거죠.”

출처: 오버노드
가상화폐 결제솔루션을 개발하던 시절 구장회 대표(가운데)


순식간에 빚더미에 앉았다. 후속 투자로 버틸 수 있을줄 알았는데, 시장상황이 악화되면서 헛꿈이 돼버렸다. “직원들 월급 줘야 하는데 회사 통장은 바닥 났고, 개인 돈도 다 썼고. 더 이상 버틸 수 없더라고요. 마지막 몸부림으로 컨설팅과 위탁개발도 해봤지만, 돌이킬 수 없었습니다.”


◇아마존 셀러로 전환


함께 하던 임직원을 모두 떠나보내고 둘만 남았다. 월세 보증금까지 빼고 고시원 생활을 했다. 모든 걸 포기할까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다시 해보기로 헸다. “폐업 절차를 밟으려는데, ‘타석에 올라가 딱 한번 스윙 하고 내려가는 건가’ 생각이 들어라고요.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소프트웨어에 도전하는 건 막막했다. “개발에 몇달은 걸릴 텐데, 그럴 만한 시간도 돈도 없었습니다.”


바로 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했다. 온라인 유통이 떠올랐다. “단순하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돈부터 받고 물건을 보내주는 일로요. 그런데 뭐를 팔아야 할지 모르겠는거에요. ‘뭐가 잘 팔릴까’가 아니라 ‘도대체 내가 뭐를 구할 수 있지’ 고민이 들더라고요. 알리바바, 1688 같은 중국 도매 사이트를 뒤졌어요. 마음에 드는 상품을 발견해서 한국으로 샘플을 주문했는데, 물건 하나 받는 데 2주가 넘게 걸리더군요. 비용은 비용대로 들고 시간도 많이 걸리고. 중국에서 소싱을 하는 건 리스크가 크다는 사실만 확인했습니다.”

출처: 오버노드
아마존에 팔 물건을 고르러 다니는 구장회 대표(왼쪽)와 제품을 포장 중인 구 대표


국내 소싱으로 방향을 틀었다. 소량 주문도 받아주는 물건을 찾아서, 아마존에 올려 팔기로 했다. “나름대로 기준을 세웠으니 좋은 물건을 찾아 무작정 돌아다녔어요. 서울 동대문과 남대문은 물론 신당동, 창신동, 대림동, 화곡동, 천호동 등. 왠만한 시장은 다 가보고 정말 다양한 샘플을 샀습니다.”


미국에서 명상이나 요가를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 유행인 염주팔찌를 첫 아이템으로 정했다. “도매로 구입해서 아마존에 팔려고 봤더니 저가 중국산이 무척 많더라고요. 도저히 가격경쟁이 안되는 거죠. 그래서 재료를 구해서 직접 만들어 낮은 가격에 팔기로 결정했습니다. 구슬 꿰고 와이어 묶어서 본드칠 해서 정말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큰 기대 속에 아마존에 제품을 등록했다. 그런데 아무리 검색해도 제품이 눈에 띄지 않았다. “처음엔 뭐가 잘못된 줄 알았어요. 알고 보니 아마존의 세계에 대해 이해도 없이 함부로 덤빈 것이었습니다. 아마존이 검색 결과에 보여주는 상품은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수십만개의 등록 상품 중 잘 팔릴 만한 상품 몇 백 개만 보여주는거죠. 이때 깨달았습니다. 시장 수요만 봐서는 안되고, 경쟁자 수를 함께 봐야 한다는 사실이요. 염주팔찌가 다른 팔찌에 비해 인기가 많은 건 맞지만, 그만큼 판매자도 많았습니다. 결국 염주 팔찌는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출처: 오버노드
제품 포장 중인 구장회 대표와 정현군 이사


◇데이터 분석으로 제품 선정해서 성공


강점을 살리기로 했다. 구장회 대표는 과거 빅데이터 연구소에서 일한 이력이 있다. 그 경험으로 아마존에서 모을 수 있는 데이터를 분석해서 그 결과를 토대로 아이템을 정하기로 했다. “아마존이 세계에서 가장 큰 쇼핑몰이다 보니, 아마존만 연구해서 데이터를 모아서 파는 업체들이 있더라구요. 예측 판매량뿐 아니라 아마존에서 제품을 팔고 있는 판매자들의 재고 등 다양한 데이터를 모아서 팔더라고요. 다양한 제품 별로 데이터를 구매해서 시장을 분석했습니다. 그랬더니 서서히 아마존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보이더군요.”


그렇게 해서 다시 도전한 품목이 완구류다. “당시 잘 팔리는 제품군이 있었는데, 판매자가 아직 많이 붙지 않았더라고요. 마침 국내 생산 업체가 있어서 찾아가 제품을 공급받아 아마존에 올렸습니다. 경쟁자가 별로 없으니 검색에서 저희가 노출되고 매출이 곧 나더군요. 사업 시작하고 처음 의미있는 매출을 낸 겁니다.”


이후 지속적으로 시장을 분석해서, 잘 팔리되 경쟁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제품만 골라냈다. “아마존에서 안 찾아본 게 없습니다. 검색창에 A부터 Z까지 전부 쳐보면서 자동완성 검색어를 일일이 조사했습니다. 자동완성으로 추천되는 검색어는 아마존이 현재 밀어주고 있는 제품이란 뜻이니까요. 그런 식으로 공략 가능한 제품을 찾아 포트폴리오를 하나씩 늘려갔습니다.”

출처: 오버노드
스타트업 데모데이에서 발표 중인 오버노드


재고 문제도 데이터 분석으로 해결했다. “100개가 팔리겠다고 예상해서 확보했는데, 다 팔리지 않고 재고가 남는 식의 문제가 생겼습니다. 분석 기법을 동원해서 판매량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신기하게 맞아 들더군요. 낚싯대를 여기 저기 아무 데나 던지다가, 물고기가 많으면서 낚시꾼이 별로 없는 곳을 찾아 딱 필요한 만큼 낚싯대를 던지는 수준으로 발전한 거죠. 결국 예전에는 존재 조차도 몰랐던 시장을 데이터로 하나씩 배워가면서 공략하게 된 셈입니다. 소프트웨어로 밥 벌어먹고 살기 힘들 것 같아서 장사(이커머스)를 시작 한건데, 막상 장사를 해보니까 소프트웨어 개발하면서 쌓은 분석 능력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그 경험을 사업화해서 최근 컨설팅으로도 진출한 겁니다.”


-정말 아무나 아마존 셀러가 될 수 있는 건가요?

“아마존은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세상입니다. 새로운 시장이 항상 열려 있죠. 가장 체계적으로 고도화되어 있는 플랫폼이기도 합니다. 익숙해지는 데 노력이 필요하지만, 한번 익숙해지면 이보다 좋은 플랫폼이 없습니다. 앞선 셀러들 경험을 통해 탄탄하게 출발하시면 좋겠습니다. 그 노하우를 강좌에 담았습니다. 매일 보는 신문처럼 꾸준하게 아마존을 살펴 보시면 좋겠어요. 정말 시시각각 변하는 곳이거든요. 꾸준하게 보면 조금씩 흐름이 보이고, 시스템도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앞으로 계획은요.

“우수 셀러로 성장하면서, 다른 많은 기업의 성공적인 해외 수출과 글로벌 판로 개척도 계속 돕겠습니다.”


/더 비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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