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와 힐링의 도시, 대전

조회수 2019. 12. 20. 11:2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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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힐링 포인트를 찾아 다녀왔다. 이후로 대전에 '힐링도시'라는 이름을 붙인다.

얼마 전 어느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대전을 ‘유잼 도시’라고 표현했다. 이 표현이 역설적으로 느껴질 만큼 대전은 지금껏 많은 사람에게 ‘재미 없는 도시’로 인식되어왔다. 심지어 대전이라는 도시는 매우 익숙하지만 정작 “대전에서 뭘 해?” 물으면 쉽게 대답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대전의 힐링 포인트를 찾아보고 왔다.

뿌리공원

생소하고 신기한 이름의 이곳은 자신의 성姓을 통해 뿌리를 알 수 있게 조성한 곳으로 대전 사람들에겐 매우 익숙한 공원이다. 만성산 자락 침산동에 위치한 뿌리 공원은 유등천 건너편으로 얕은 절벽과 풍성하고 묵직한 녹음을 끼고 있다. 자신의 뿌리를 찾을 수 있는 성씨별 조형물과 사신도 그리고 12지지를 형상화한 뿌리깊은샘물, 각종 행사를 할 수 있는 수변무대, 잔디광장과 공원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 팔각정자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입구에는 국내에서 유일한 한국족보박물관이 있는데 5개의 상설전시실과 1개의 특별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내부로 들어가 보니 족보가 어떤 형식으로 만들어지는지, 대종회의 의결을 통해 자료를 모으고 족보 책을 편찬하기까지의 과정이 자세히 전시되어 있었다. 조선시대 족보 문화의 정수인 왕실 족보를 왕의 계보표와 함께 볼 수 있다. 기획전시실에는 독립운동가의 성씨와 족보 등 매년 새로운 주제로 한국인의 족보와 성씨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전시실을 지나 올라가면 뿌리공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유성과수원

유성온천으로 넘어가기 전, 유성에서 유명하다는 배 과수원에 들러 꿀배즙과 선한 인상의 주인 장이 직접 수확한 벚꿀로 만든 꿀차를 마셨다. “100퍼센트 순수한 토종꿀을 생산하는 곳은 의외로 많지 않죠.” 자랑스러워하는 주인장의 말처럼 달콤한 향이 아찔할 만큼 짙다. 마침 입동을 맞아 겨울이 성큼 다가온 날씨에 몸이 아려온 것도 잠시, 달콤하고 따뜻한 꿀차 한잔으로 온몸에 온기가 돌았다.

유성온천

국내 116개 온천지구 가운데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졌다.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조선 태조가 새 왕도 후보지를 물색하기 위하여 계룡산에 들렀다가 이 곳에서 목욕을 하였다. 이후 태종은 물론이고 계룡산의 절을 오가는 승려들도 유성온천을 즐겨 찾았다고 한다. 이처럼 오랜 역사를 지녔음에도 방치되었던 온천은 1907년에 와서야 처음 개발되기 시작했다. 당시 매우 한적한 전원지역의 온천지대로 출발한 유성온천은 신설된 대전역 덕분에 서서히 이름을 알려나갔다. 특히 유성온천이 개업한 1913년에 호남선이 함께 개통되면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되었다. 

유성온천은 온천수의 부존량과 사용량이 전국 최대 규모다. 약알칼리성 단순천으로 양이온, 아연, 철 등 미네랄성 금속류를 골고루 함유하고 있어 피부병과 위장병, 관절염, 신경통 등에 치료 효과가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온천수로 족욕 체험을 할 수 있는 온천테마공원 안의 족욕체험장에 많은 관광객이 추위를 피해 찾는 덕분에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한밭수목원

정부대전청사와 엑스포과학공원의 중앙 부분에 자리했다. 대전 예술의전당, 평송청소년문화센터, 시립미술관, 이응노미술관 등이 있어 문화 예술의 메카로 손꼽히는 곳으로 정부대전청사와 과학공원의 녹지 축을 연계한 전국 최대의 도심 속 인공 수목원이다. 약 41 만 3223제곱미터 부지에 다양한 식물을 심었는데 그중에서도 26종의 장미 4000여 그루가 봄과 가을, 장미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지게 만든다. 

이 외에도 각종 식물종의 유전자를 보존하고 청소년에게 자연체험학습의 장을 제공하며 시민에게는 도심 속에서 푸르름을 만끽하고 휴식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역할을 다하고 있다. 한밭수목원은 크게 시립미술관 북쪽에 자리한 서원, 남문광장, 목련원, 약용식물원, 암석원, 유실수원 등 19개 테마로 구성된 동원 그리고 열대식물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양한 조형물과 분수대, 이동식 야외공연장 등이 있는 엑스포 남문광장이다. 이곳이 한밭수목원의 중심이다.

테미오래

‘테미’는 대전의 옛 명칭으로, ‘테미로 오래’, ‘테미와 관사촌의 오랜 역사’ 등의 중의적 의미를 가졌다. 이곳은 옛 충남도지사 공관과 관사 건물들이 밀집된 전국 유일한 관사촌이다. 충남도청 이전 후 대전시가 매입해 시민을 위한 문화 예술 힐링 공간으로 조성했는데 최근 부상한 대전 원도심 투어의 중심이 되고 있다. 근대와 현대의 건축양식이 어우러진 실내와 노송이 굽이굽이 뻗은 아름다운 정원을 도심 속에서 느낄 수 있다. 

특히 도지사 공관과 1, 2호 관사의 경우 2개의 현관으로 나뉘어 진입하는 내부 공간이 중복도를 두고 서쪽은 접객 공간, 동쪽은 가족 공간으로 구분되어 있다. 현관 홀은 아르데코풍의 원형 창과 유리 장식 등으로 꾸며져 있다. 충남도시자 공관은 일본 주거 근대화의 가장 대표적인 결과물이다. 가족실과 식사실로 사용했던 다실과 2층 회의실에서 전 통 일본 주택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대청호

큰 규모의 댐이라서 호수에 잠긴 산봉우리가 육지 속의 다도해 같다. 덱으로 이어진 산책 코스를 따라 조용히 사색을 즐기는 사람 들의 모습도 호수와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이룬다. 전국 3대 호수 중 하나로 꼽히는 대청호는 둘레가 무려 500리(약 196킬로미터)나 된다. 굽이굽이 500리 가운데 대전 대덕구와 동구 지역을 지나는 구간에 조성된 것이 ‘대청호 500 리길’이다. 

다른 둘레길과 달리 대청호 500리 길은 대부분 평지로 이뤄져 걷기에 부담 없다. 호수와 강, 산, 나무를 모두 끼고 주변에 무리 지어 자라는 갈대숲의 아름다움, 수면 위를 박차고 올라온 고사목의 고즈넉함, 호수를 방문한 철새 한 쌍의 신비로움이 어우러지는 풍경 속에 묻혀 한참을 걸었다. <7년의 밤>, <슬픈 연가> 등 영화나 드라마에 자주 등장했던 코스도 종종 나타난다.

대동하늘공원

2009년에 조성된 대전의 야경 명소로, 벽화마을로 탈바꿈한 대전 대동 달동네 언덕마루에 위치한다. 동북쪽 계족산 끝 자락부터 남서쪽 보문산 자락 사이에 시원하게 펼쳐진 도시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규모는 작지만 공원에 세워진 풍차는 항상 인증샷을 남기러 온 젊은이들로 북적인다. 넘어가는 해를 감상 하며 대전의 야경을 즐겼다.

으능정이스카이로드

대전에 어둠이 내리면 꼭 가야 하는 곳이다.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한때 중부권의 행정과 상권, 전통문화의 메카로 불렸던 이곳은 지금 문화 예술 거리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2013년에 개장한 스카이로드는 아케이드형 LED 스크린 시설로 길이 214미터, 폭 13.3미터, 높이 20미터 규모이다. 메인 스크린과 미디어 허브 등을 활용해 오락성과 공공성을 갖춘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 하는 대전의 대표 관광명소이다.

내륙의 풍부한 자연 그리고 그와 함께 성장하고 보전되어온 도심의 오래된 문화. 대전에는 우리가 생각지 못한 총천연색 힐링 스폿이 너무나 많았다.

에디터 이지혜

포토그래퍼 전재호

취재 협조 대전광역시청 관광마케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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