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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의 과거와 현재를 걷는 차이나타운

조회수 2019. 9. 30. 13: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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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이 타이의 수도가 되던 시절부터 차오저우 화교들이 터를 잡은 차이나타운은 매년 새해마다 왕족이 들러 행사를 치를 만큼 오랜 역사를 가진 곳이다.

방콕의 시간을 걷다

세상에서 가장 큰 황금 불상을 모신 화려한 사원, 왓 뜨라이밋Wat Traimit이 고고히 자리 잡고 있는 방콕의 차이나타운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차이나타운 중 한 곳이다. 약 250년 전 타이의 네 번째 왕국이자 가장 큰 타이 왕국을 일군 라따나꼬신 왕국Rattanakosin Kingdom이 설립될 당시 만들어져 현재까지 중국인들의 중심지로 성장했다. 과거 16세기 중국 무역상들이 타이에 처음으로 도착했을 때, 타이의 수도는 방콕에서 80킬로미터 떨어진 아유타야였다. 차오처우 지역에서 온 중국인들은 당시 핍박과 기근에 시달리다가 여러 번에 걸쳐 이주를 반복했다. 그러다 1782년 수도가 방콕으로 이동한 후 그랜드 팰리스가 세워지자 지금의 차이나타운에 자리 잡게 된 것이다. 방콕에 세워진 수백 개의 고층 건물, 화려한 루프톱과 하루가 다르게 생겨나는 쇼핑몰에 ‘방콕이 이국적인 매력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이곳 차이나타운으로 와야 한다. 번화하는 방콕 한가운데서 차이나타운은 시간이 멈춘 듯, 신성한 활기를 머금고 있다. 마치 과거의 방콕으로 가는 시간 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역사와 정체성의 집합체처럼 느껴진다. 동시에 차이나타운은 화려하게 발전하는 방콕의 로컬 문화를 새롭게 주도하는 곳이기도 하다.

북적이는 시장과 상점 거리를 빼놓는다면 차이나타운을 설명할 수 없다. 중국의 희귀한 보석과 골동품, 각종 약재를 파는 노점상이 즐비해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이곳의 삶과 건물은 수십 년 동안 그대로 지속됐다. 1층에선 장사를, 위층에선 주거를 했던 중국식 가옥들이 그대로 남아 있고, 바쁜 무역상들을 위해 발달한 길거리 음식은 지금 차이나타운의 상징이 되었다. 

1933년 지어진 살라 찰르름끄룽 왕립극장Sala Chalermkrung Royal Theatre은 방콕의 가장 오래된 영화관으로 현재까지 타이의 고전무용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방콕에서 가장 오래된 금은방인 땅또깡Tang To Kang과 역시 가장 오래된 한의원인 차오 끄롬 포Chao Krom Pho는 100년이 지난 지금도 손님을 받는다. 악어 사원으로 유명한 왓 차끄라왓Wat Chakrawat의 승려들은 200년 가까이 이곳에서 사원에서 악어를 기르고 있다. 

복잡한 길을 지나 골목으로 들어가면 또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전자제품을 판매하는 나콘 까셈Nakhon Kasem, 견과류, 허브, 향신료 등 건조 식품을 주로 판매하는 잇사라팝 레인Itsaraphap Lane, 온갖 중고품을 구경할 수 있는 클롱 톰Khlong Thom, 직물, 의류, 잡화나 보석류를 취급하는 삼펭 레인Sampheng Lane, 차이나타운의 가장 오래된 시장으로 알려진 딸랏 까오Talat Kao 등 너무나 많은 시장이 이곳에 분포돼 있다. 

동시에 차이나타운은 방콕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중국식 디저트 카페에는 드레스업하고 한껏 꾸민 젊은이들이 대기하고 있다. 이들은 밤이 되면 인근 나나 거리에 새롭게 생겨나는 바 문화를 즐기러 몰려갈 것이다. 나나에는 타이의 전통 술이나 음식,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바, 타이 각지의 신선한 꿀을 넣은 칵테일을 마실 수 있는 바, 낮에는 플라워 카페였던 아름다운 바, 그리고 음악과 춤에 몸을 맡길 수 있는 마초적인 바까지 다양하게 모여 있다. 

<미쉐린 가이드>가 선택한 음식점들을 찾아 미식 투어를 하러 오는 관광객도 많다. 여기에 지난 7월부터는 방콕 지하철 MRT가 차이나타운까지 연장돼 끔찍한 교통 체증을 겪지 않고도 관광이 가능해졌다. 역은 용이라는 뜻을 지닌 사원 왓 망꼰Wat Mangkorn의 이름을 따왔다. 차이나타운의 빨간색을 듬뿍 담아 용을 형상화한 역내는 아름답고 화려한 디자인으로 또 하나의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방콕의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시간을 걷고 싶다면 차이나타운으로 떠나자.


차이나타운의 대표 길거리 음식

나이 엑 롤 누들

꽈이 찹 나이 엑Kway Chap Nai-Ek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돌돌 말린 면과 튀긴 돼지고기를 넣은 국수로 유명한 곳. <미쉐린 가이드>가 선정한 맛집이다. 현지인과 관광객이 넘쳐 항상 대기 줄을 서야 할 정도인데 회전율이 높으니 오래 기다릴 필요는 없지만, 대기 시간이 하나도 아깝지 않을 맛이다. 바싹 튀긴 삼겹살을 따로 시켜 먹는 것도 추천한다. 

LOCATION 442, 9 Khwaeng Samphanthawong, Khet Samphanthawong, Krung Thep Maha Nakhon 10100 Thailand 

TEL +66-2-226-4651

야오와랏 토스트

저녁에 문을 여는 야오와랏 토스트는 차이나타운의 명물. 버터 바른 번을 구워 카야, 파인애플, 초콜릿 등 각종 잼을 발라 먹는데 앉을 자리가 없을 만큼 차이나타운 야오와랏 거리에서 가장 핫한 노점이라 경찰이 직접 나서서 인파를 정리할 정도로 인기 있는 곳이다. 가게 앞에 놓아둔 번호가 적힌 종이에 원하는 메뉴를 적어서 내면 된다. 

LOCATION Yaowarat Rd., Khwaeng Samphanthawong, Khet Samphanthawong, Krung Thep Maha Nakhon 10100 Thailand

TEL +66-2-224-0677

T & K 시푸드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인기 맛집이다. 사람이 항상 붐비기는 하지만 고층 건물에 에어컨까지 갖추고 있어 한국인들도 종종 찾는 곳. 똠얌꿍부터 두툼한 굴전, 랍스터구이, 게찜, 해산물볶음밥, 생선구이, 새우구이, 가리비구이 등 메뉴의 폭이 다양하고 전반적으로 음식이 맛있다. 단, 신용카드를 받지 않으니 현금을 준비할 것. 

LOCATION 49, 51 Phadung Dao Rd., Khwaeng Samphanthawong, Khet Samphanthawong, Krung Thep Maha Nakhon 10100 Thailand

TEL +66-2-223-4519


나이 리앙 랑 녹

중국식 빙수를 맛볼 수 있는 노점상. 얼린 수정과 같기도 하고 한약재가 가득 든 빙수 같기도 하다. 제비집, 연근, 은행, 콩, 잣, 각종 과일 등이 들어갔는데, 복잡한 차이나타운의 길거리에서 땀을 식히기 좋은 달콤한 맛이면서도 속이 든든해질 만큼 재료가 알차다. 텍사스 거리에 자리한 노점상 건너편에는 마사지 숍이 있으니 잠시 쉬어가는 코스로 추천한다. 

LOCATION Phadung Dao Rd., Khwaeng Samphanthawong, Khet Samphanthawong, Krung Thep Maha Nakhon 10100 Thailand


차이나타운의 나나 거리를 주도하는 바

틴스 오브 타일랜드

진 베이스의 칵테일만 취급하며 4년째 한자리를 지키는 곳이다. 공간이 좁긴 하지만 나나 거리를 ‘힙플’로 만든 결정적인 바로 여전히 인기 있다. 중국식 복숭아나 구아바, 국화, 꿀 등을 넣은 다채롭고 수준 높은 진 베이스 칵테일을 즐길 수 있다. 멋진 음악과 이국적이면서도 북적이는 분위기, 맛있는 칵테일의 조화로 차이나타운의 밤을 마무리하기에 적당한 곳이다. 

LOCATION 76 Soi Nana Khwaeng Pom Prap, Khet Pom Prap Sattru Phai, Krung Thep Maha Nakhon 10100 Thailand 

TEL +66-96-846-0506

텝 바

분위기 좋은 골목을 타고 들어가면 나른한 고양이가 먼저 맞이하는 곳, 텝 바는 ‘타이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바’라는 콘셉트에 충실한 곳이다. 타이의 전통 술을 베이스로 한 칵테일을 만들고 안주도 모두 전통 타이 음식으로 채웠다. 8시, 9시, 10시 30분마다 타이 전통 악기로 연주하는 공연을 볼 수 있다. 현지인과 관광객의 사랑을 골고루 받는 곳이다. 

LOCATION 69, 71 Soi Yi Sip Song Karakadakhom 4, Khwaeng Pom Prap, Khet Pom Prap Sattru Phai, Krung Thep Maha Nakhon 10100 Thailand 

TEL +66-98-467-2944

아시아 투데이

틴스 오브 타일랜드의 대표가 최근 새롭게 오픈한 바로 타이의 모든 꿀을 모아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 수없이 많은 꿀을 선별하고 깐깐하게 받아온다. 벽에 진열된 다양한 꿀에는 생산지, 생산자, 생산 날짜 등을 자세히 기록했다. 3~4개월마다 신메뉴를 개발한다. 벌집으로 만든 잔으로 칵테일을 즐기고 싶다면 이스턴 허니Eastern Hoeny를 추천한다.

LOCATION 35 Maitri Chit Rd., Khwaeng Pom Prap, Khet Pom Prap Sattru Phai, Krung Thep Maha Nakhon 10100 Thailand

TEL +66-97-134-4704


23 바 & 갤러리

다양한 술 메뉴나 안주는 없지만 날것 그대로의 바를 느끼고 싶다면 무조건 추천한다. 스웨그 넘치는 주인장이 선택하는 1990년대 인디밴드 록을 들으며 마초적 감상에 빠질 수 있다(음악 선곡은 무조건 주인장의 몫!). 5년간 소이 나나를 지키는 이곳은 그저 주인장과 함께 술을 마시고, 기분이 좋으면 춤을 추고, 음악을 듣다 훌쩍 떠날 수 있는 멋진 바다. 

LOCATION 92 Soi Nana Khwaeng Pom Prap, Khet Pom Prap Sattru Phai, Krung Thep Maha Nakhon 10100 Thailand 

TEL +66-80-264-4471

에디터 이지혜

포토그래퍼 강신환

취재 협조 태국관광청 visitthailand.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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