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위한 서퍼의 움직임

조회수 2019. 9. 11. 15:0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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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바다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양양 서퍼들의 비치클린 활동을 모아봤다.

우리는 종종 외신을 통해 소화시킬 수 없는 비닐에 위장관이 막혀 죽은 고래상어를, 코에 플라스틱 빨대가 박혀 피 흘리는 바다거북을, 가장 높이 가장 멀리 난다는 새 앨버트로스가 플라스틱 쓰레기를 물어다 새끼에게 먹이는 모습을 본다. 한국의 바다는 더 심각하다. 우리 국민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은 전 세계 1위다. 한반도 해안에는 세계 평균보다 8배 많은 플라스틱이 버려진다. 얼마 전 서해에서 잡힌 아귀 배 속에서 500밀리리터짜리 플라스틱 생수병이 나왔다. 제주 앞바다에 방류됐으나 11일 만에 죽은 채 발견된 바다거북의 배 속에서는 무려 200조각이 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견됐다. 바다거북이 삼킨 플라스틱 쓰레기 중 약 4분의 1이 한국산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에 다양한 단체가 한국의 바다를 지키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데 그중 단연 눈에 띄는 이들이 서퍼다. 서핑에 빠져 바다에서 시간을 보내는 서퍼들은 자연스레 바다의 아픈 모습을 볼 수밖에 없다. 그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비치클린’을 시작했다. 서핑 후 바닷속에서, 해변에서 쓰레기를 줍는 비치클린은 어느새 양양 바다의 대표적 문화로 정착 중이다. 여기서 나아가 최근엔 해변을 빗질한다는 ‘비치코밍’으로 확대되고 있다. 서퍼들이 만든 비치클린과 비치코밍 움직임을 들여다봤다.

TAKE 3 FOR THE SEA

바다는 서핑이라는 매력적인 스포츠를 체험하게 해주는 곳이고, 소중하게 지켜야 할 자연이다. ‘TAKE 3 FOR THE SEA’는 SNS를 통해 퍼져나간 비치클린 캠페인의 대표적 해시태그다. 양양서핑학교의 이승대 대표가 시작한 이 운동은 서핑 후 3개의 쓰레기를 주워 인증한 뒤 다음 서퍼를 지정하는 형식인데, 현재 외국 서퍼들로까지 퍼져나가며 세계적인 캠페인으로 번지고 있다.

오션카인드

스쿠버다이버이자 서퍼였던 부부가 강릉을 시작으로 동해의 해변에서 주운 쓰레기를 모아 기록하기 시작한 것이 <오션카인드> 전시회로 알려졌다. 각자 사진과 디자인을 전공한 부부는 재능을 살려 쓰레기를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작품 가운데에는 해당 작품을 주운 해변이 어디인지를 기록해두어 해변마다 어떤 종류의 쓰레기가 많은지 알 수 있다. 강원도 곳곳의 전시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양양비누

파도공방에서 만드는 양양비누는 서퍼에 의한, 서퍼를 위한 수제 비누다. 취미로 만든 비누를 주변 서퍼들에게 나눠주며 시작됐다. 화학 성분을 최대한 줄이고 에코 글리터 등 친환경 재료를 사용해 만든다. 또 플라스틱 용기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비누가 잘 녹는 여름철에 비닐 포장이 불가피할 때는 생분해 비닐을 사용한다. 서퍼를 위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는 1회용 분량의 수제 비누를 잘라 판매한다.

리오션

‘바다가 보낸 답장’이라는 의미의 리오션은 서퍼인 주부가 아이들과 바닷가에서 모래놀이를 하다 깨진 유리 조각을 주우면서 시작됐다. 보석처럼 예쁘지만 바다에 해가 되는 형형색색 유리를 주워 석고와 캔들에 접목했다. 버려졌던 쓰레기가 다시 돌고 돌아 석고 방향제, 캔들 홀더, 디퓨저 등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바다에 나가 직접 비치코밍하며 주운 유리 조각을 이용한 클래스도 아이들과 성인을 대상으로 운영 중이다.

바다

바다는 친구가 서핑 후 모래사장을 걸어 나오다 유리 조각에 발을 벤 후 유리 조각을 줍는 버릇이 생기면서 자연스레 시작됐다. 색깔도 다르고 오래 굴러다닌 유리 조각일수록 예쁘다는 것을 알게 된 임지희 씨는 해외 자료를 참고해 액세서리나 인테리어 소품으로 재탄생시켰다. 비치코밍으로 모인 유리 조각을 살균 소독한 뒤 최소 공정을 거쳐 있는 그대로 판매한다. 사비나 컬렉티브, 알커피, 파도스튜디오, 양양서핑학교 등에서 만날 수 있다.

서피비치

양양을 대표하는 해변인 서피비치에는 커다란 조형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한국인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인 약 130킬로그램의 플라스틱이 사용된 조형물이다. 플라스틱 과다 사용으로 인한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설치한 이 작품은 양양을 찾은 사람들과 서퍼들에게 큰 울림을 준다. 세계적인 맥주 브랜드 코로나가 해양환경보호단체인 팔리포더오션스Parley for The Oceans와 함께 벌이는 캠페인의 일환이다.

에디터 이지혜, 권아름

포토그래퍼 전재호, 강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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