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식물원에서 주말을 보내는 방법

조회수 2019. 5. 23.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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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곳에서 걷고, 마시고, 먹으며 주말을 보낼 방법을 소개한다.

온 세상에 분홍 꽃비가 휘날리는 계절. 어디를 가나 만개한 봄꽃은 잠시 마음을 설레 게는 하나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다. 공기 속를 떠다니는 먼지와 회색 빌딩에 지친 도시인에게는 더 짙은 초록이 필요하다. 남산으로 갈까, 아니면 한강 집 근처 공원으로 향할까 하다 미처 푸르러지지 못한 잔디를 떠올리며 발길을 돌렸다. 교외로 나가자니 아직은 날씨가 쌀쌀하다. 머리를 재빨리 굴렸다. 그리하여 마침내 떠올린 목적지가 바로 서울식물원이다. 5월 정식 개장을 앞두고 한창 분주할 참이었다. 여름 숲 같은 무성한 초록 속을 걸을 생각에 봄꽃 앞에서보다 더 마음이 들떴다. 서울식물원은 지난해 10월 임시 개장한 이후 5개월 만에 20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을  맞았다. 정식 개장이 코앞으로 다가온 탓에 일부 관람은 통제되었지만 그럼에도 산책하거나 데이트를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지하철 3개 노선이 지나는 곳에 위치해 교통은 불편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리적으로만 따지자면 서울 외곽이라서 주말 하루 정도는 비우고 찾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완벽한 주말을 위해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공간까지 미리 알아둔다면 더 좋지 않을까? 5월이면 이곳을 찾을 시민들을 위해 한발 빨리 동네를 탐색해봤다

우드진

우드진은 나무와 진을 메인 테마로 하는 카페다. 정장을 입고 콘크리트 건물 사이를 바삐 지나는 직장인들에게 따뜻하고 편안한 시간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주인 부부의 생각이다. 결혼 후 함께 호주로 워킹 홀리데이를 떠났던 주인 부부는 그곳의 커피 문화를 마곡으로 옮겨왔다. 라테 하나를 만들더라도 우유를 저지방, 락토프리, 두유, 아몬드우유 등으로 구분하고 손님 한 명 한 명의 취향에 맞춰 제공한다. 

채식주의자가 많은 호주에서는 일반적이지만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쉽지 않은 서비스다. 시나몬 가루 대신 초코 파우더를 올리는 카푸치노인 오지캡도 호주 방식 그대로다. 매달 새로운 음료를 선보이는 ‘월간 우드진’ 프로젝트도 진행 중인데, 기존 메뉴와는 또 다른 맛과 비주얼로 많은 단골의 기대를 충족시킨다. 5월, 마곡나루역 근방에 2호점 오픈도 앞두고 있다. 


LOCATION 서울시 강서구 마곡중앙6로 45 

TEL 02-6052-0116

다시서점 신방화점

다시서점 신방화점은 문을 연 지 3년 만에 이 동네의 유일한 서점이 됐다. “서점이  사라지는 시대에 다시 서점을 하자”는 의미의 책방 이름을 곱씹게 되는 소식이다. 군더더기 없이 쓰인 소박한 간판을 따라 지하로 내려간다. 작지 않은 공간은 각종 서적으로 가득 차 있다. 색색의 네온 불빛으로 ‘힙’한 분위기마저 느껴진다. 신방화점에서는 김경현 대표가 특히 사랑하는 시집을 비롯해 여러 분야의 독립출판물을 다룬다. 장르로만 따진다면 한남점보다 더 폭넓다. 신간,추천 서적은 책 얼굴이 보이는 진열 코너를 살펴보면 된다. 흥미로운 패키지나 독특한 구성의 독립출판물이 가득해서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훌쩍 지난다. 최근에는 온라인 판매도 활발해져서 매장 한편을 작업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LOCATION 서울시 강서구 양천로24길 113 

TEL 070-4383-4869

루즈페퍼

아담한 간판 아래 붉은 커튼이 걸려 있고 재즈 음악이 흐르는 루즈페퍼는 파리의 작은  비스트로를 떠올리게 하는 곳이다. 빌딩 숲 사이에 자리 잡고 이국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영국에서 오래 요리를 공부한 제이드 오 오너 셰프가 선보이는 요리는 독특한 요소가 가미된 퓨전 유러피언 퀴진이다. 레드 와인에 8시간 이상 끓여내는 프랑스식 소꼬리찜이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 연어에 소금과 설탕, 딜, 후추를 넣고 저온 숙성한 젤리연어는 와사비 머스터드와 함께 먹는다. 재료 모두 한국인에게 익숙하지만 새로운 식감과 맛을 자랑한다. 루즈페퍼의 요리를 먹다 보면 생각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와인이다.  이곳에서는 일반 와인뿐 아니라 내추럴 와인도 판매 중이다. 합리적인 가격부터 마니아층을 위한 고급 와인까지 다양한 종류의 와인이 준비되어 있다. 


LOCATION 서울시 강서구 마곡중앙로 171 

TEL 02-6465-1417

아트아카이브아틀리에

아트아카이브아틀리에는 어른을 위한 미술 학원이다. 디노마드학교에서 운영하고 있다. 수강생 가운데는 미술 전공자도 더러 있지만, 초보자라도 쉽게 도전해볼 수 있다. 화실을 지키는 강민지 선생이 재료를 사용하는 방법부터 그림에 적합한 재료를 고르는 법까지 기초적인 정보를 친절하게 알려주기 때문이다. 

화실이 문을 연 지 5개월 남짓. 소중한 사람의 모습을 그리거나 좋아하는 그림을 따라 그리거나 여행지의 풍경을 담고 싶어서 연습 겸 화실에 나오는 수강생도 있다. 이렇게 탄생한 작품은 공간에 전시하기도 하고, 차곡차곡 모아 개인의 멋진 기록을 만들기도 한다. 꾸준히 그리다 보면 어느새 한 뼘 성장한 그림 실력을 발견할 수 있다. 아트아카이브아틀리에는 5월 열리는 브랜드 굿즈 페어, ‘베리굿즈 2019’에 참가해 수강생의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LOCATION 서울시 강서구 마곡중앙5로1길 21 N동 205호 

TEL 02-6929-2587

근린주옥

‘가까이에 있는 주점’이라는 뜻의 근린주옥은 정성 들인 일식을 선보이는 작은 술집이다. 일본의 인기 드라마 <심야식당> 속 배경이 된 식당이나 시골 할머니 집처럼 아늑한 느낌으로 공간을 꾸몄다. 홍대 앞이나 강남처럼 북적이지 않는 이 동네의 분위기와 잘 어우러진다. 곳곳을 채우고 있는 빈티지 소품과 그릇, 술잔은 동묘 풍물시장에서 시간 날 때마다 공수한 것이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일본식 소내장 전골인 ‘근린 모츠나베’와 가7지 횟감을 소담히 담아내는 ‘근린 스페셜 사시미’이다. 주문과 동시에 조리를 시작하는데도 금세 근사한 한 상을 차려낸다. 낫토와 김, 연어머리구이 등 맥주에 간단히 곁들이기 좋은 메뉴들도 준비되어 있다. 술과 안주는 대체로 합리적인 가격으로, 주변 직장인의 퇴근길 발걸음을 자연스럽게 이끈다. 


LOCATION 서울시 강서구 마곡중앙6로 89 

TEL 070-7776-8493

소장식물전

소장식물전의 시그니처 아이템을 꼽으라면 단연 빈티지 화분이다. 동네의 크고 작은 화원을 자주 드나들던 소장식물전의 정미연 사장은 멀쩡하고 예쁜 화분들이 버려지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그래서 하나둘 사 모으기 시작했고 그것이 방대한 컬렉션이 되어 판매까지 이어지게 됐다. 여기에 바리스타 김형태가 힘을 보태 작은 카페 겸 빈티지 화분 상점을 열었다. 꽃과 식물, 스테인드글라스 조명 등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민 공간에는 활기가 넘친다. 

테이블이 3개뿐인 작은 카페지만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화분 모양을 본뜬 디저트인 ‘흙파르페’와 동물복지 식재료를 사용한 ‘사과케이크’까지 카페 메뉴에도 이곳의 콘셉트를 위트 있게 담았다. 식물을 다루는 곳이다 보니, 빨대나 테이크아웃 포장 재료도 생분해되는 소재를 사용하며 환경 보호를 실천 중이다. 


LOCATION 서울시 강서구 방화대로23길 34 

WEB www.instagram.com/sosiksosik

서울식물원에서 가볼 곳

1. 습지원 서울식물원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으로, 물이 만드는 경이로운 생태 경관을 관찰할 수 있다. 자연천이 보존되어 있어서 생물종 다양성이 실현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5월에 식물원 정식 개장과 함께 개방할 예정이다


2. 식물전문도서관 식물과 생태, 조경 등  국내외 식물 관련 전문 서적과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도서 외에도 DVD, 연속간행물 같은 다양한 자료를 수집, 보존하고 있어서 식물 문화에 관심 있는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3. 씨앗도서관 우리나라 땅에서 나고  자라는 토종 씨앗을 만날 수 있는 곳. 씨앗을 책처럼 대출받아서 재배해보고 수확한 씨앗을 기간 및 수량에 상관없이 자율적으로 반납하는 ‘씨앗 대출’ 프로그램을 경험해볼 수 있다.


4. 정원지원실 정원 문화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 맞춤형 정원 서비스를 지원하는 정원상담소(식물클리닉), 식물과 정원 관련 최신 경향을 소개하는 가든갤러리 등 다채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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