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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밀레니얼 세대 4명의 솔직담백 재택근무썰

20~30대 직장인이 경험한 재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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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활성화한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활성화 초반만 해도 ‘제대로 일할 수 있을까’란 우려가 숱했지만 1년의 성과는 제법 알차다. 성과 면에서 재택근무 이전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판단한 몇몇 기업은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재택근무를 정착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지난 1년간 재택근무를 경험한 직장인들도 만족했을까. 재택근무의 한계와 개선점은 없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20~30대 직장인 4명에게 재택근무 경험담을 물어봤다. 그들은 밀레니얼 세대답게 솔직한 ‘재택근무썰’을 늘어놨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잠시 기자 얘기를 해보자. 기자는 지난해 2월부터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사람을 만나는 직업인 만큼 걱정이 컸다. 처음엔 영 낯설고 어색했지만 새로운 업무 방식은 점점 익숙해졌다. 


인터뷰는 전화나 메신저로 진행했고, 꼭 필요한 현장 취재는 마스크를 단단히 쓰고 다녀왔다. 하지만 일할 공간이 없는 집에선 집중이 잘 되지 않았고, 불편한 의자 탓에 잦은 허리통증에 시달렸다.


그렇지만 출근을 안 해도 된다는 건 재택근무의 불편함을 모조리 날려 버릴 만큼 매력적이었다. 업무 방식이 바뀌기 전 취재팀의 출근 시간은 오전 8시 30분. 이는 더스쿠프 창간(2012년) 이후 단 한번도 바뀌지 않은 ‘룰’이었다. 


아침잠이 많은 기자에겐 매일 오전 8시 30분 출근이 고역 중 고역이었다. 통근시간을 줄이기 위해 회사 가까이 살았지만 주말이면 해가 중천에 올 때까지 곯아떨어지기 일쑤였다.


그러나 재택근무 이후 패턴이 완전히 바뀌었다. 재택근무를 하는 날엔 씻기만 하면 바로 일을 시작할 수 있어 아침이 훨씬 여유로웠다. 업무 효율성도 나아졌다. 초반엔 좀처럼 속도를 내기 어려웠지만, 1년이 다 될 쯤엔 회사에서 일할 때와 비슷해졌다.

기자의 이야기만은 아닐 거다. 직장인과는 거리가 먼 단어였던 ‘재택근무’는 코로나19란 초유의 사태로 일상이 됐다. 지난해 초 재택근무를 도입한 기업들은 어느새 1년을 맞았다. ‘집에서 일이 제대로 될까’ 우려하던 초반과 달리, 지금은 재택근무를 해도 성과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인식이 커졌다. 


구인구직플랫폼 사람인이 지난 1월 기업 355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재택근무를 시행한 기업 중 55.0%가 ‘생산성에 차이가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러자 아예 사무실을 없애거나, 콜센터 상담원을 줄이고 AI 챗봇으로 빈자리를 메우는 기업도 나타났다. 코로나 사태가 종식된 후에도 재택근무 체제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방증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재택근무를 경험한 직장인들은 어떻게 느꼈을까. 구인구직플랫폼 잡코리아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코로나 사태 이후 직장인 2명 중 1명이 재택근무를 했고, 기간은 평균 52일에 달했다. 눈에 띈 건 직장인 열에 아홉(94.9%)이 ‘올해도 재택근무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는 점이다. 재택근무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다는 거다.


정말 설문조사 결과 그대로일까. 갑작스러운 재택근무 체제를 마주한 직장인의 1년은 어땠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업종도, 직무도, 나이도 다른 밀레니얼 세대(1980~ 1994년생) 직장인 4명의 솔직담백 ‘재택근무썰’을 담았다. 어쩌면 이들은 재택근무 제도화로 인한 변화를 가장 오래 겪을 이들이기도 하다. 


다만, 이들 4명 모두 현재 다니는 회사에서 근무하며 느낀 이야기를 풀어낸 만큼, 인터뷰는 가명으로 처리했다. 그들의 말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가명 뒤에 ‘직군’을 달았다.

✚ 어떤 회사, 어떤 직군에서 근무하시는지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씨(남·29세): “안녕하세요, 공기업에서 설계 관련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B씨(여·28세): “저는 비영리단체에서 사무직으로 근무하고 있어요.”

C씨(여·27세): “IT기업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D씨(여·34세): “외국계 기업에서 판매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 얼마나 재택근무를 하셨나요?

A씨(공기업): “일주일에 한번씩,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어요.”

B씨(비영리): “지난해 4월 직원 모두 2주 정도 했고, 그 뒤로는 출근 인원을 정해두고 번갈아가면서 하고 있어요.”

C씨(IT기업): “우리 회사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달라요. 1단계엔 주2회, 2단계 이상이면 전면 재택근무로 전환해요.”

D씨(외국계): “지난해 3월쯤 시작했고, 자율적으로 하고 있어요. 회사에 가지 않아도 무리 없이 할 수 있는 업무라 몇달째 재택근무를 하고 있죠.”

✚ 재택근무를 해보니 어떤 점이 가장 좋으셨나요?

B씨(비영리): “일단 코로나19에 감염될 걱정을 안 해도 된다는 게 가장 크죠. 회사 안에서나, 출퇴근 길에서나 확진자와 접촉할 수도 있잖아요.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일하는 것도 좋고요.”

A씨(공기업): “저는 출퇴근을 안 해도 된다는 점이 제일 좋아요. 정확히 말하면 아침마다 출근 준비를 하지 않아도 돼서 정말 편해요.”

C씨(IT기업): “출근 준비 시간과 통근에 걸리는 시간을 합치면 거의 3시간이나 되더라고요. 재택근무를 하면 그 시간을 아낄 수 있는데다, 집에서는 편한 옷을 입고 일할 수 있어서 좋아요.”


불필요한 회의·통근시간 없어 효율적


✚ 회사를 가지 않는 게 최고의 장점이네요. 재택근무를 하면 일은 잘되나요?

D씨(외국계): “재택근무를 하기 전에도 화상회의로 일해서 큰 차이는 없어요. 회사가 모니터 등 집에서 쓸 장비를 제공해줘서 별다른 불편함은 없더라고요.”

C씨(IT기업): “저는 오히려 업무 효율성이 좋아졌어요. 집에서 할 때 집중이 더 잘되더라고요. 조용하기도 하고, 불필요한 회의도 없고요.”

B씨(비영리): “음, 저는 회사에 갈 때보다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느꼈어요. 직원끼리 서로 업무 스케줄도 공유하고, ‘줌(zoom·원격회의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회의도 하지만 직접 만나서 하는 것보다는 비효율적이더라고요. 예컨대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잘 다루지 못하는 사람들과 회의를 하면 지연되기도 하고, 진행하기 쉽지 않았어요. 새로운 사람들과 사업을 진행하는 것도 어렵고요.”


✚ 집에 업무 환경이 충분히 조성되지 않으면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네요.

A씨(공기업): “그렇죠. 저도 업무 효율성을 따지면 회사에서 일할 때에 비해 80% 정도에 그치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집이라는 편안한 공간에 있다 보니 늘어지기도 하고, 업무에 쓰는 프로그램 중에 지원되지 않는 것도 있고요. 저는 설계 업무라서 어쩔 수 없이 현장에 나가야 할 때도 있는데, 그럴 땐 재택근무의 의미가 무색해지죠. 일이 많은 날엔 차라리 회사에서 빠르게 처리하는 게 나을 때도 있어요.”

출처뉴시스

✚ 회사에서 연락이나 회의를 더 자주 하지 않나요? 업무 진행을 위해서요.

C씨(IT기업): “주단위로 업무 보고를 해서, 큰 차이는 없어요. 되레 회의는 주 2회에서 월 2회로 줄었죠.”

B씨(비영리): “저는 좀 달라요. 제가 지시를 하는 위치거든요. 재택근무하기 전보다 업무 지시가 늘었어요. 하려는 말이 얼굴 보고 말할 때보다 잘 전달이 안 되는 것 같더라고요. 답답해서 그런지 전화통화도 자주 하게 되고…. 제 의견을 전하기 어렵다보니 오히려 간섭을 더 하게 된 것 같아요.”


✚ 아무래도 소통에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죠. 그 외엔 어떤 단점이 있었나요?

C씨(IT기업):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회사에는 ‘재택근무=노는 것’이라는 편견을 가진 사람들이 있어요. 집에서도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겐 힘 빠지는 일이죠. 일하는 공간과 쉬는 공간이 분리돼 있지 않으면 일과 여가의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것도 단점이에요.”

D씨(외국계): “공간뿐만 아니라 의식적인 면에서도 일과 휴식을 분리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오전 9시가 업무 시작 시간인데, 재택근무를 할 때 8시 50분에 일어난 적도 있었어요(웃음). 반대로 푹 쉬고 싶은데 일 생각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때도 있었죠. 자기관리를 더 철저하게 해야겠더라고요.”

A씨(공기업): “아, 어린 나이의 자녀가 있는 동료에게 오히려 아이와 멀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엄마 아빠가 집에 있긴 하지만 자기와 놀아주지 않으니 오히려 불신한다고 하더군요.”


✚ 보완할 점이 적지 않네요. 그럼 코로나 사태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계속 하고 싶나요?

C씨(IT기업): “저는 재택근무 정착에 매우 긍정적이에요. 코로나가 사라져도 계속 했으면 좋겠어요. 업무 효율성도 좋고 워라밸도 좋아요. 기사를 통해 긍정적인 면이 알려져서 계속 재택근무를 하면 좋겠네요(웃음).”

A씨(공기업): “저도 일단은 계속 하고 싶어요. 업무에 한계가 있어 매일은 어렵지만요. 아무튼 출근 준비 안 하는 건 정말 행복해요.”

B씨(비영리): “업종에 따라 재택근무를 해도 좋을지 말지는 다른 것 같아요. 저는 집에서 일해도 지장이 없는 일이지만, 그렇지 않은 직군도 많으니까요.”

D씨(외국계): “저는 재택근무가 더욱 늘어날 걸로 봐요. 재택근무를 해도 업무 진행이 된다는 걸 회사들이 알았잖아요. 재택근무로 전환이 수월한 직군이 선호될 것 같기도 하고요. 하지만 저는 일주일에 1~2회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해요.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잖아요. 교류가 반드시 필요하죠. 회사에 가서 사람을 만나고, 대화를 하는 것도 필수적이라고 생각해요.”

인터뷰에 참여한 밀레니얼 세대 직장인들은 재택근무 확대에 찬성하는 편이었지만, 그 한계와 보완점도 분명히 느끼고 있었다. 무엇보다 비영리단체에 다니는 B씨가 지적했듯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업종의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 


어린이집 교사 E씨는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재택근무를 하고 싶냐’는 질문에 단호하게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E씨는 “일주일 정도 재택근무를 했는데 보여주기에 불과했다”며 “현장직에게 의무적인 재택근무는 일만 더 늘릴 뿐”이라고 꼬집었다. 


재택근무로 인해 과로에 시달리는 이들도 있다. 디자이너 F씨는 “집에서 쓰는 컴퓨터로는 업무용 프로그램이나 작업 파일을 제대로 돌리지 못한다”며 “재택근무 기간에 자정까지 야근한 적도 있다”고 토로했다.


업무 지시 늘고 소통 안 되기도


비대면 소통의 한계를 극복할 방안도 찾아야 한다. “잔소리가 더 많아진 것 같다”는 비영리단체 직원 B씨의 말처럼 직접 말할 때보다 전달력이 떨어져 오해가 생기거나, 상사의 간섭이 심해지는 경우가 있어서다. 


현대모비스가 최근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임직원 108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재택근무 설문조사 결과도 이와 비슷하다. 재택근무가 ‘매우 효율적’이라는 답변이 40.0%였지만, ‘원활한 소통이 어려워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고 답한 이들도 28.0%나 됐다.


지나친 단절이 걱정된다는 지적도 고려해야 한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두달 가까이 사람을 만나지 않거나, “혼자 사는데 외로워서 회사에 갔다”는 이들도 있었다. 


재택근무의 자율성이 아무리 달콤해도 어느 정도의 교류는 필요하단 얘기다. 코로나19가 재촉한 비대면 근무의 확산은 과연 어떤 형태로 정착하게 될까. 밀레니얼 세대 직장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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