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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도하는 쪽과 반박 못하는 쪽 … 전세난 정말 임대차 3법 탓인가

임대차 3법 효과와 정부의 진짜 실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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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 3법이 통과되자 전세가 사라지고 월세만 남는 세상이 될 거라는 주장이 쏟아졌다. 현실은 달랐다. 전세 거래도, 월세 거래도 함께 줄었다. 임대차 3법 덕분에 전세 계약 갱신율이 높아졌다는 방증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임대차 3법이 효력을 발휘했다면 전세시장이 안정됐어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다. 원인은 월세에서 전세로 옮기려는 세입자, 이주를 할 수밖에 없는 세입자가 생각보다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다 보니, 전세난이 심화했고, 당정은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다. 이게 정상적인 상황일까. 지금의 전세난을 임대차 3법 때문이라고 호도하는 쪽이나 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쪽이나 모두 문제다. 그래서 더스쿠프가 묻는다.  


정부는 임대차 3법 이후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알았을까. 
알았다면 왜 대비하지 않았던 걸까. 2년간 시장에 쏟아내겠다는 공급 대책은 시장을 안정화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통하지 않았던 공공임대주택으로 승부를 낼 수 있을까.


야권에도 묻는다. 
지금의 전세난이 오로지 임대차 3법 때문이라고 보는가. 그렇다면 그건 진영의 논리인가 통계의 논리인가. 더스쿠프(The SCOOP)가 이 질문을 하나씩 풀어봤다.

출처더스쿠프 포토

“집권여당이 임대차 3법을 밀어붙인 탓에 전세 시장이 메말라버렸다.” 대부분의 부동산 전문가와 야권의 날카로운 성토다. 정부는 정책 효과가 나타날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명확한 반박은 하지 못했다. 


지만 통계를 보면, 임대차 3법의 목적인 ‘계약갱신’ 효과는 나타나고 있다. 전세난의 진짜 원인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정부도 문제지만 임대차 3법이 부작용만 가득하다고 호도하는 세력도 문제다. 


11월 19일 정부가 주거 안정을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2018년 9·13대책(3기 신도시), 2020년 5·6대책(수도권 주택공급 기반 강화방안)에 이은 또다른 공급 대책이다. 


목표는 2022년까지 11만4000여호를 풀어놓겠다는 것이다. 달성한다면 매년 인천 계양 신도시(1만7000호), 고양 창릉신도시(3만8000호)가 하나씩 더 생기는 셈이다.


11·19 공급 대책의 차별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기존 대책의 초점이 ‘분양’이었던 반면 이번엔 ‘임대’에 방점을 찍었다. 그중에서도 ‘전세’다. 정부가 분양이 아닌 임대에 집중한 이유는 뭘까. 


답은 간단하다. 올 하반기 들어 전세 거래량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올해 8월에서 9월로 넘어가면서 가파르게 감소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 자료(계약일 기준)에 따르면 2019년 9월 9328건이었던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2020년 9월 7457건으로 1871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서울 다세대 주택 전세 거래량이 695건(2019년 9월 5119건→2020년 9월 5814건)으로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와 비교해 사라진 전세 계약은 ‘1176건’인 셈이다.

이렇게 1년 만에 전세 거래량이 쪼그라들자 부동산 전문가들을 그 원인을 ‘임대차 3법’에서 찾았다. 임대차 3법이 7월 31일을 기점으로 효력을 발휘하면서 전세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는 거다. 그렇다면 이 주장은 얼마만큼 설득력이 있을까.


사실 통계를 구석구석 살펴보면, 이 주장엔 빈틈이 숱하다. 임대차 3법이 도입되기 전, 이들은 계약기간 연장(2년+2년), 보증금 5% 인상 상한선을 회피하려는 상당수 집주인이 ‘월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집주인이 많으니 전세 거래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논리였다. 


이에 따라 ‘모든 게 임대차 3법 때문’이라는 그들의 주장이 합리화되려면 임대차 3법이 발효된 이후 월세 거래도 늘어나야 옳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임대차 3법 발효일을 기점으로 모두 감소세를 띠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는 7월 1만3291건을 기록하다 8월 9998건, 9월 7457건으로 줄었다. 9월 전세 거래량이 전달 대비 25.4% 감소한 셈이다. 


같은 기간 월세 거래 역시 줄었다. 준전세 형태를 포함한 월세 거래량은 7월 4920건, 8월 4344건, 9월 3503건으로 9월 들어 19.4% 감소했다. 전월세 거래 모두 줄어든 거다. 이 때문에 임대차 3법으로 ‘전세 거래량’이 줄었다는 주장은 한계가 분명하다.


그럼 임대차 3법 이후 전월세 거래량이 모두 줄어든 이유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번에도 답은 간단하다. 전세를 2년 더 연장한 세입자가 많다는 거다. [※참고 : 임대차 3법의 목적은 원한다면 2년 더 살 수 있도록, 그래서 총 4년간 같은 집에 살 수 있도록 보장해주는 법이다. 그렇다 보니 사는 집이 마음에 드는 임차인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출처뉴시스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살펴보자. 정부가 서울에서 전세가격이 2억~10억원에 해당하는 아파트 단지 100곳(2만5000가구)을 대상으로 임대차 3법 시행 4개월의 ‘계약갱신청구권’의 효과를 분석한 자료다. 


이에 따르면 전월세 통합 계약갱신율은 임대차 3법이 존재하지 않았던 지난해 9월 57.2%에서 올해 9월 58.2%로 소폭 상승했다가 임대차 3법 발효 이후인 올 10월엔 66.1%로 껑충 뛰어올랐다. 


전세대출보증의 추세도 비슷했다. 대출보증 갱신은 통상 전월세 거래량과 비슷하게 움직인다. 전세계약을 유지하려면 함께 받았던 대출 역시 연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임대차 3법 부작용 예상 못했나


올 10월 전월세 거래량은 전달 대비 1.3% 감소했지만 전세보증 갱신은 같은 기간 12.0% 늘어났다. 새롭게 체결하는 전세계약은 줄었지만 갱신계약은 늘어났다는 얘기가 된다. 

 

통계를 잘 분석하면, 임대차 3법은 입법 취지에 맞게 작동하고 있다. 하지만 이 말이 정부의 전세대책이 유효한 성과를 냈다는 건 아니다. 임대차 3법에 매몰됐기 때문인지 정부가 놓친 부분이 있었고, 이를 해결하는 데도 실패했다.


그건 신규 전세수요다. 기존에 전세계약을 체결한 사람들에게만 전세 수요가 있는 건 아니다. 월세를 살다가 보증금을 모아 전세로 진입하려는 사람들이 있고, 기존에 살던 전세 주택이 아닌 다른 지역의 전세 주택을 찾으려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경우엔 체결해 놓은 전세 계약이 없거나 기존 계약을 연장할 수 없으니 새 전세를 찾을 수밖에 없다.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기존 전세 주택에 눌러앉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전세 매물이 줄고, 전세를 원하는 신규 세입자는 갈곳을 잃는다.

이태경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은 “3기 신도시 물량이 본격적으로 풀리기 시작하는 2023년이 되면 전세난은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며 “대량 공급이 이어지기 전까지 가용 가능한 자원을 모두 투입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계획 수행이 제대로 이뤄질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전세대책 신뢰 못 받는 이유 


임대차 3법은 갑작스럽게 국회를 통과한 법이 아니다. 여당이 의지를 가지고 추진했고 법안 통과도 예상할 수 있던 결과였다. 그런데도 임대차 3법과 관련한 후속대책은 빠르게 나오지 못했다.


정부가 대응하는 데 4개월이나 걸렸다. 그렇다고 임대차 3법에서 기인한 효과를 제대로 알리지도 못했다. 임대차 3법이 발효된 이후 계약갱신청구권의 추이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알리지 않아 ‘임대차 3법 때문에 전세 시장이 완전히 죽었다’는 주장에 반론을 내지 못했다.


시장의 심리를 가라앉힐 분석이나 통계가 발표되지 않은 상태로 4개월이 흐른 셈이 됐으니, 정부의 전세대책을 향한 불신이 눈덩이처럼 커진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어쨌거나 임대차 3법의 취지인 ‘계약갱신청구’는 어느 정도 달성됐다. 원한다면 세입자는 2년에 또 2년을 더해 살 수 있다. 


하지만 남은 문제도 숱하다. 특히 새롭게 전세 시장에 들어오는 수요를 충족할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 정부는 해결법으로 ‘공공 임대’를 제시했다. 정부 대책에 불신을 품고 있는 시장은 빠르게 움직인다. 정부는 이 속도를 따라갈 수 있을까.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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