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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닫았든 2주 닫았든 200만원 “2차 지원금 기준이 뭐야?”

2차 긴급재난지원금 기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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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정부가 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선별 지급이냐’ ‘보편 지급이냐’를 두고 말이 많았지만 정부는 선별 지급을 택했다. 중요한 건 선별 기준이다. 대다수가 수긍할 만한 기준이 없으면 형평성 논란이 잇따르게 마련이라서다.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수칙에도 불공정 기준 논란이 있었던 터라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기준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정부는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했을까.

출처뉴시스

서울의 한 대학가. A식당은 이곳에 둥지를 튼 지 올해로 6년차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대학생들 사이에서 ‘가성비 좋은 고깃집’으로 자리를 잡아가던 참이었다. 제법 많은 손님이 찾았다. 문전성시를 이루진 못해도 테이블이 빌 새가 적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여파는 거셌다. 가뜩이나 부쩍 줄어든 손님들의 발길이 8월 들어 뚝 끊겼다. 코로나 1차 확산은 어찌저찌 견뎌냈지만 2차 확산까지 버티는 건 고된 일이었다. 지난 16일, 대학생들의 주린 배를 채워주던 가성비 좋은 고깃집은 6년여 장사를 끝으로 간판을 내렸다.


근방 대학교 4학년생인 이유림(가명ㆍ23)씨는 “원래 손님이 제법 있었던 식당이라 문을 닫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면서 “코로나19 충격으로 자영업자의 위기가 심각하다는 말은 많이 들었는데, 줄곧 가던 가게가 문을 닫는 걸 보니 이제서야 실감이 난다”고 씁쓸함을 털어놨다.


이 식당만의 얘기가 아니다. 상점가ㆍ식당가의 풍경이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고 있다. 부동산114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지난 2분기 서울의 점포는 1분기 대비 무려 2만1178개 감소했다. 특히 음식점과 PC방ㆍ노래연습장 등이 포함된 ‘관광ㆍ여가ㆍ오락’ 업종에서 감소폭이 컸다. 자영업계가 코로나19 여파를 직격으로 맞았다는 얘기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재확산하기 시작한 8월 이후다. 소비 위축은 물론 강화된 방역수칙으로 영업이 제한되면서 매출이 급감한 자영업자가 적지 않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코로나가 재확산한 8월 중순 이후 다중이용시설 운영이 중단ㆍ제한된 탓에 3분기에도 상가 수는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정부가 지난 10일 4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맞춤형 긴급재난지원 패키지’를 꺼내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 상반기 지급됐던 1차 긴급재난지원금에 이은 2차 긴급재난지원금이다. 코로나19의 2차 확산에 따라 피해를 입은 곳을 집중 지원하겠다는 건데, 정부는 총 7조800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그중 소상공인을 위해 편성된 지원금은 3조3000억원이다. 지급 계획은 이렇다. 먼저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매출이 감소한 전국의 소상공인에게 100만원을 지원한다. 단, 연매출이 4억원 이하여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강화되면서 영업이 강제 중단된 업종에는 200만원을 지급한다. 노래연습장, 뷔페, 300인 이상 대형학원 등 고위험시설 9종이 여기에 해당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영업을 중단한 수도권 내 헬스장, 당구장, 스터디카페 등도 포함된다.


2.5단계 이후 포장ㆍ배달만 하는 등 제한적으로 영업을 해야 했던 업종(프랜차이즈형 카페ㆍ제과점ㆍ아이스크림점 등)엔 150만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8월 16일 이후 폐업한 소상공인에겐 재도전 장려금 명목으로 50만원을 지원한다. 쉽게 말해, 일반업종은 100만원, 집합제한업종은 150만원, 집합금지업종은 200만원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사실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결정되기까지 말이 많았다. 화두는 ‘선별 지급이냐 보편 지급이냐’였다. 선별 지급을 우려하는 쪽에서 지적한 문제는 명확한 기준이었다. 대다수가 수긍할 만한 기준이 없으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도 비슷한 문제가 있었다. 8월 중순 이후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수칙을 두고 ‘기준이 불공정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일례로 개인카페는 정상 영업을 했지만 프랜차이즈형 카페는 영업이 제한됐다. 같은 스터디카페라도 휴게음식점으로 등록됐으면 문제가 없고, 공간임대업이면 문을 닫아야 했다.

출처뉴시스

우려는 현실이 됐다. 2차 긴급재난지원금 발표 직후 “지급 기준을 알 수 없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논란거리 중 하나는 집합금지업종 중 유흥주점과 무도장(콜라텍)이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점이다. 이들 업종을 제외한 이유는 간단하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융자 대상에서도 유흥주점과 무도장은 늘 제외됐기 때문이다. 


영업금지 조치는 다른 업종과 동일하게 받았음에도 지원정책에서만 쏙 빠진 셈인데, 괜찮은 걸까.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불법적으로 운영되는 게 아닌 이상 차별할 근거는 없다”면서 “긴급재난지원금의 취지가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아 어려움을 겪는 업종을 도와주는 것이라면 유흥주점과 무도장도 마땅히 지원금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인택시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빠진 걸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개인택시는 지원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다. 개인택시는 자영업자로 분류되지만 법인택시는 근로자로 분류된다.


하지만 현실에서 보면 딱 잘라 말하기가 어렵다. 법인택시라도 사납금제로 운영되는 곳의 택시기사는 사업자나 마찬가지라서다. 더구나 월급제보다 사납금제로 운영되는 택시회사가 더 많다. 서울시 기준 254개 택시회사 중 월급제 회사는 4곳에 불과하다.


[※참고 : 법인택시는 생계위기에 빠진 가구를 대상으로 지급되는 ‘긴급 생계지원’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가구원 수에 따라 지원금이 차등 지급되고, 재산ㆍ소득 수준 등 기준을 만족해야 한다.] 

여기까지는 그럴 수 있다. 정부의 입장과 자영업자의 생각이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이 더 큰 좌절감을 느끼는 건 긴급재난지원금 정책에서 느껴지는 정부의 무심함 때문이다. 


영업금지 조치를 받은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가 민감하다. 며칠만 매출이 끊겨도 임대료ㆍ인건비ㆍ생활비 등을 어떻게 메워야 할지 셈법이 복잡해져서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번 긴급재난지원금 정책에서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보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이후 영업이 금지된 노래연습장ㆍ뷔페ㆍ대형학원 등은 지난 8월 23일(서울경기지역은 8월 19일부터) 문을 닫고 지금까지도 영업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18일) 기준으로 계산해도 30여일에 이른다. 


반면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로 영업금지 명령을 받은 스터디카페, 독서실, 헬스장 등은 2주일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하지만 30여일을 닫았든 2주일을 닫았든 영업 중단 기간과 관계없이 지원금은 동일하게 200만원이 지급된다.


집합제한조치를 받은 업종도 마찬가지다. 프랜차이즈형 카페는 2주일, 프랜차이즈형 제과점ㆍ아이스크림점ㆍ빙수점은 1주일만 조치를 받았음에도 지원금은 모두 150만원이다.

출처뉴시스

소상공인 지원금 지급 방안을 마련한 중소기업벤처부는 왜 이를 고려하지 않았을까. 중기부 관계자는 “중대본에서 방역수칙 가이드라인을 줬지만 지자체마다 받아들이는 게 달랐다”면서 “어떤 곳은 집합금지조치를 안한 곳도 있고, 어떤 곳은 한 곳도 있어서 일일이 차등 제공하는 게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말을 뒤집어 보면 지자체에서 방역수칙을 달리 적용했으니 그에 맞는 지원금 지급기준도 지자체에서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지자체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정책의 허점을 메울 수 있을까. 


서울시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면, 그렇지 않을 공산이 크다. “아직 정확하게 정해진 게 없다. 지원금을 지자체를 통해서 지급할지, 중기부에서 지급할지도 모른다. 가이드라인에서 집합금지업종은 200만원을 지급한다고 했으니 일괄적으로 지급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모든 상황에 맞춰 세부적인 기준을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선별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을 만들어야 하는 건 기본이다. 


박상인 교수는 “영업중단 기간에 정확하게 비례해서 지원금을 줄 순 없지만 기간 차이가 명확하다면 차등 지급해야 한다”면서 말을 이었다. “기간도 기간이지만 신용카드 매출액을 분석해보면 어느 정도 매출이 떨어졌는지도 파악할 수 있지 않겠는가. 어려움이 있더라도 지금은 ‘얼마나 손실을 입었느냐’ ‘최소 생계유지를 위해 얼마나 필요하느냐’ 이 두가지 기준을 놓고 지원금을 정해야 할 때다.”

이정희 중앙대(경제학) 교수의 설명도 이와 다르지 않다. 당장은 어렵더라도 나중을 위해서라도 정확하고 세부적인 기준을 마련해 놓아야 한다는 거다. “시간적으로도 그렇고, 뒷받침할 만한 자료를 찾는 것도 그렇고 어려움이 있는 건 맞다. 하지만 큰 피해를 입은 곳엔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하는 것도 분명하다. 향후 비슷한 상황이 닥칠 때를 대비해서라도 세부적인 기준들을 마련해야 한다.” 


서울에서 한식뷔페를 운영 중인 김영근(가명ㆍ53)씨는 “정부 지침을 따라 문을 닫은 지 벌써 한달이 다 돼간다”면서 이렇게 한탄했다. 


“임대료ㆍ인건비 등으로 한달에 나가는 돈만 3000만원이다. 벌써 한달 가까이 수입이 끊겼는데, 이를 어떻게 메워야 할지 막막하다. 지원금은 환영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것도 맞다. 정부가 손실을 전부 보전해줘야 한다는 건 아니다. 다만, 정부를 믿고 방역수칙을 따랐는데, 그에 비해 지원정책은 세심함이 떨어지는 것 같아 아쉽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곳에 선별적으로 지원하겠다던 2차 재난지원금. 일반업종 100만원, 집합제한업종 150만원, 집합금지업종 200만원. 이 무심한 기준에 자영업자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한 이해와 고민이 얼마나 반영됐는지는 의문이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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