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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특수’ 누리던 반도체 왜 꺾였나

특수였나 공포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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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는 언택트(비대면ㆍuntact) 수혜를 입은 대표 산업으로 꼽힌다. 언택트 문화가 확산하면서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고, 그 덕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도 반등했다는 거다. 의문을 품지 않았던 이 말이 뒤집혔다. 반도체의 반등을 이끈 건 언택트 효과가 아닌 코로나19가 키운 ‘공포심’이었다. 사실상 언택트 효과는 없었다는 얘기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지난 4월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제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수출ㆍ내수가 동반 침체한 탓이었다. 예외가 있었다. 반도체였다. 코로나19란 무서운 변수가 반도체 업계엔 호재로 작용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언택트(비대면ㆍuntact) 문화가 확산하면서 재택근무ㆍ화상회의가 보편화하고, 게임ㆍVOD(맞춤영상정보 서비스) 등 온라인 콘텐트 소비가 늘어난 게’ 반도체 업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실제로 반도체 가격도 꿈틀댔다.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뜻이었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서버용 D램(DDR4 32GB 기준) 가격은 지난 1월 109달러(약 12만9500원)에서 4월 들어 143달러로 30%가량 뛰었다. 2018년 10월 반도체 가격이 꺾인 후 처음으로 의미 있는 반등이었다.


국내 반도체 업계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오랜만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지난해 2분기 6조597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던 삼성전자는 올 2분기 8조146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그중 반도체 사업부에서 올린 영업이익만 5조4271억원에 달했다. 반도체 사업부의 전년 동기 영업이익(3조3982억원)보다 2조원이나 많았다.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1조3091억원 증가한 1조946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그런데 최근 들어 반도체시장의 기류가 달라졌다. 반도체 업황의 회복세를 주도했던 서버용 D램 가격이 한풀 꺾였다. 143달러까지 뛰었던 서버용 D램 가격은 7월 중순으로 접어들면서 134달러로 떨어졌다. 반도체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건 반도체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는 얘기다.


납득하기 힘든 변화다. 코로나19는 아직 해소되지 않았고, 비대면 문화도 여전하다. 시장 관계자들의 분석이 맞다면 반도체 수요는 지금까지 차고 넘쳐야 한다. 언택트 약발이 벌써 떨어진 걸까.


답을 찾아가 보자. 먼저 ‘반도체 업황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비대면 문화의 확산으로 살아났다’는 시장 관계자들의 분석을 따져봐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애초부터 언택트 효과는 생각만큼 크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후 일부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고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되살아난 건 사실이지만 언택트 효과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코로나19로 인해 ‘불확실성’ 우려가 커진 게 주된 이유였을 공산이 크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을 들어보자. “지난 2분기까지 코로나19로 발생한 여러 요인들로 반도체 업계가 수혜를 입었다. 특히 코로나19로 반도체 공급에 문제가 생길까 염려해 필요 이상의 메모리반도체 재고를 미리 확보하려는 고객사들의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반도체 고객사들이 필요 이상의 물량을 미리 사재기한 것이라면 당분간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여파와 비대면 문화가 여전한 가운데 반도체 가격이 갑작스럽게 꺾인 것도 설명이 된다. 이는 3ㆍ4분기 반도체시장이 2분기 때와는 다르게 흐를 것임을 시사한다. 이를 보여주는 시그널도 숱하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대만 파운드리업체 TSMC와 D램 공급업체 난야테크놀로지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7월 실적이 전월 대비 줄었다는 점에서 당분간 데이터센터 시장의 수요가 부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이미 수요 부진을 점치고 있다. 반도체업체 한 관계자는 “반도체는 장기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아 3분기에 필요한 물량은 2분기에 계약을 체결한다”면서 “3분기 반도체 업황이 나쁠 거라는 건 이미 예상하고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2분기에 체결한 계약을 근거로 3분기 반도체 수요가 부진할 거란 전망이다.


문제는 반도체 시장의 수요 부진이 단기적인 숨고르기에 그칠 것이냐 장기적인 문제로 이어질 것이냐다. 긍정론도, 부정론도 있다. 일부에선 단기 조정기간을 거쳐 이르면 4분기부터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쌓아놓은 재고를 소진하면 다시 수요가 생기게 마련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또다른 한편에선 기대 이상의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이유는 간단하다.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 폭 자체에 한계가 있어서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생활습관이 바뀌고, 워라밸과 함께 말만 무성했던 재택근무도 보편화하고 있다는 걸 감안하면 언택트 수요가 늘어나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재고 확보 목적이 컸던 1ㆍ2분기 때는 정상적인 수요보다 더 많은 수요가 발생했기 때문에 그만큼의 수요가 다시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다시 한 번 언택트 수혜를 입어 반도체 수요가 늘어난다고 해도 그 효과는 미미할 거라는 얘기다. 그는 “특히 반도체 기업들이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생산능력을 확충해놨기 때문에 특별히 수요가 증가할 만한 이슈가 있지 않으면 되레 공급과잉이 우려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는 비대면 문화의 수혜를 입는 대표 산업이다’ ‘반도체가 언택트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 말에 의문을 품는 이들은 없었다.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언택트 효과를 타고 반도체를 휘감은 불황의 터널이 끝날 거란 희망도 쏟아졌다. 하지만 사실 반도체를 키운 건 언택트가 아닌 코로나19가 초래한 공포심일지 모른다. 처음부터 언택트 효과는 없었다는 얘기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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