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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확인제도 도입되면… 탈많은 층간소음 사라질까

층간소음 방지제도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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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건물을 ‘짓기 전에 (바닥구조를) 검사’ 받는 종전의 방식에서 건물을 ‘짓고 난 후 검사’ 받는 방식으로 바꾼다는 거다. 검사장비도 바뀐다. 문제는 이 제도가 얼마만큼의 효과를 내느냐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국토부가 도입하겠다는 ‘사후확인제도’의 허와 실을 짚어봤다. 

출처연합뉴스

층간소음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건 이미 수년 전부터다. 최근 코로나19로 재택근무나 온라인수업 등이 일상화하고,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층간소음 관련 분쟁은 부쩍 늘어났다.

환경부 산하 국가소음정보시스템(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올해 5월 층간소음 분쟁건수는 2250건으로 지난해 5월(1067건)보다 2배가량 늘었다. 

이런 와중에 정부(국토교통부)가 지난 6월 9일 아파트 층간소음 문제를 효과적으로 개선하겠다면서 ‘공동주택 바닥충격음 차단성능 사후확인제도 도입방안(이후 사후확인제도)’을 발표했다. 

그동안 국토부는 실험실에서 바닥충격음 차단성능을 평가해 인정을 받은 바닥자재만을 사용하도록 하는 ‘사전인정제도(2005년)’를 운영해왔다.

하지만 공동주택의 구조ㆍ면적ㆍ바닥 두께 등 층간소음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를 배제하고 바닥자재 중심으로만 평가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 

국토부에 따르면 ‘사전인정제도’ 시행 이후 바닥충격음(경량충격음+중량충격음) 감소 효과는 일부에 그쳤다. 가벼운 물체 낙하 시 발생하는 경량충격음은 2004년 58.3dB에서 2018~2019년 46.1dB로 약 8.2dB 줄었지만(평균값 기준), 같은 기간 아이가 뛰거나 어른이 뒤꿈치로 발을 디딜 때 발생하는 중량충격음은 51.6dB에서 51.1dB로 고작 0.5dB 줄었다. 

지난해 5월 감사원은 ‘아파트 층간소음 저감제도 운영실태’를 조사한 보고서를 통해 “전체(조사 대상은 191세대)의 96%가 사전에 인정받은 성능보다 실측 등급이 하락했다”면서 “층간소음 저감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층간소음 저감이라는 정책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셈이다.

국토부가 ‘사후확인제도’를 도입하기로 한 건 이 때문이다. 당초 ‘짓기 전 검사’에서 ‘지은 후 검사’로 바꾸겠다는 거다. 

“국민이 느끼는 바닥충격음 수준을 좀 더 정확하게 평가하고, 이를 통해 바닥충격음 저감 성능을 높이기 위한 건설업계의 다양한 기술개발(구조ㆍ자재ㆍ시공기술)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국토부는 올해 하반기에 주택법을 개정하고, 실태조사를 통해 2022년 상반기까지 성능 기준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짓고 난 후 검사’로 제도 변경 

‘사후확인제도’의 내용은 대략 이렇다. ▲30세대 이상 공동주택은 사용검사 전에 단지별 샘플 세대를 골라 바닥충격음 측정하고, 지자체(사용검사권자)가 확인하도록 의무화 ▲성능 확인결과 권고기준에 미달하면 사용검사권자가 보완시공 등 개선권고 가능 ▲샘플 세대 수는 단지별 세대 수의 5%로 규정(시행 초기엔 2%로 도입한 후 상향 조정) ▲바닥충격음 측정ㆍ평가 방법 개선(뱅머신→임팩트볼) ▲‘층간소음 성능센터(가칭)’ 설치해 공공이 직접 관리ㆍ감독함으로써 측정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 ▲사후 성능 측정값이 일정기간 누적되면 매년 성능 우수 시공사를 발표하고, 샘플 적용비율 완화 등 혜택 제공해 건설업체들의 기술개발과 성실 시공 유도 등이다.

출처뉴시스

국토부는 “실제 생활소음을 좀 더 정확하게 측정해 생활불편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서 “건설업계의 기술개발과 견실한 시공을 유도해 성능 제고를 이끌어내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국토부 발표 후 한 건설사는 기다렸다는 듯 “3중으로 층간소음을 잡아낼 수 있는 바닥구조를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제 아파트 거주민들이 층간소음에서 해방될 수 있을까. 당장 그럴 것 같지는 않을 듯하다. 국토부가 내놓은 방안에 빈틈이 너무 많아서다.

우선 국토부의 ‘사후확인제도’는 한참 후에야 시행된다. 사후성능 실태조사(2021년)도 하고, 국제표준화기구(ISO) 중량충격음 평가기준(2022년 상반기)도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사후측정 의무화는 2022년 하반기 이후 사업계획승인을 신청하는 ‘건’부터 적용된다. 이전에 지은 아파트의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애당초 없었다는 거다. 

만약 시공된 아파트의 바닥충격음이 기준치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사용검사권자인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일은 ‘시공보완 권고’가 전부다. 기준치를 잘 충족하는 시공사에는 인센티브를 주지만, 충족하지 못한다고 해서 처벌하는 것도 아니란 거다.

기준 충족 못해도 ‘권고’가 전부

국토부 측은 “별도의 페널티가 없어도 기준치를 충족하지 못하면 그 자체로 시장에서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아파트의 분양 형태가 대부분 선분양제라는 걸 감안하면 얼마나 건설사에 불리하게 작용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사실 ‘사전인정제도’가 도입됐을 때도 건설사들은 자신들이 시공한 아파트에선 층간소음이 없을 것처럼 열심히 홍보했다. 하지만 감사원 조사에 따르면 성능이 기준치에 미달하거나 성적서를 조작한 경우가 숱했다.

그럼에도 그로 인해 제재를 받았다는 건설사는 보이지 않는다. 인정해준 걸 취소할 수 있지만 이미 건물이 지어진 상태에서는 인정을 취소해봐야 의미가 없어서다. 감시자를 지자체로 바꾸고, 기준을 강화한다고 문제가 해결될지 의문이다. 

‘사후확인제도’가 도입되면 아파트 분양가가 상승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아무래도 바닥충격음을 줄이기 위해선 비용이 더 들 수밖에 없어서다. 중요한 건 분양가 상승을 얼마나 인정해줄 것이냐는 거지만 관련 기준은 마련되지 않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분양가에 얼마나 반영이 될지는 아직은 미지수”라면서 “그런데 층간소음 저감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분양가에 적용할 수 없다면 건설사로선 비싼 돈을 들여 첨단기술을 개발해서 현장에 적용할 이유가 없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사후확인제도’만 도입한다고 건설사들이 자동적으로 기술개발에 나설 거라 생각하면 오판이라는 얘기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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