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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익는 3분 노려라, 컵라면 ‘이색 광고판’ 됐네

편의점 컵라면 무한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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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컵라면이 ‘이색 광고 플랫폼’으로 등장했다. 지난해 11월부터 벌써 세번째 콜라보 광고가 나왔다. 면이 익는 ‘3분’ 동안 컵라면을 멍하니 쳐다보는 사람의 습성을 활용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광고 플랫폼으로의 편의점 컵라면은 확장 가능성이 많다고 얘기한다. 접근성이 높은 데다, 편의점을 자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날 공산이 커서다. 

직장인 강주진(가명·36)씨는 식비 아낄 생각으로 며칠째 컵라면을 먹는 중이다. ‘오늘은 얼큰한 부대찌개를 먹자’는 동료의 달콤한 제안을 뿌리치고 점심시간에 인근 편의점 이마트24로 향했다. 


그가 집어든 라면은 이마트24의 PB상품인 민생라면. 가격(580원)이 저렴해 별 고민 없이 집어 들었다. 절취선까지 뜨거운 물을 부어 뚜껑을 덮고 가만히 앉아 면이 익기만을 기다리던 그때, 강씨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컵라면 뚜껑이 어제와는 뭔가 달랐는데, 뚜껑 디자인이었다. 뚜껑 양쪽에 낯선 이미지와 문구가 삽입돼 있었던 거다. “처음엔 그냥 디자인이 바뀐 건가 했는데, 자세히 보니 스팸차단 광고였다. ‘라면은 후후, 스팸차단도 whowho’라는 카피가 뭔가 말장난 같으면서도 재밌어 몇번 읊조리게 되더라.”


강씨가 이날 점심으로 먹은 컵라면은 이마트24가 지난 11일 20만개 한정 출시한 ‘후후민생라면’이다. 기존의 이마트24 PB상품인 민생컵라면 용기에 KTCS의 자회사인 후후앤컴퍼니의 스팸차단 앱 ‘후후’ 광고를 삽입한 거다. 컵라면 용기에는 ‘라면은 후후~스팸차단은 whowho’라는 문구와 함께 스팸차단 앱 ‘후후’ 이미지가 삽입돼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기존의 민생컵라면 아이덴티티는 그대로 살리고, 후후 불어먹는 라면에 어울리도록 후후 앱 광고를 노출했다”며 “컵라면에 재미를 더해 양사의 시너지가 증대될 수 있는 상품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보이스피싱 예방 활동을 진행 중인 후후앤컴퍼니 측은 “10대~20대들에게 보이스피싱의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이마트24와 협업해 후후민생라면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컵라면 용기에 다른 업체의 광고가 등장한 건 이마트24의 민생라면이 처음은 아니다. 첫 시도는 지난해 11월 편의점 GS25가 출시한 ‘돈벌라면’이었다. GS25는 ‘삼성증권 네이버페이 투자 통장’과 제휴해 PB상품인 유어스인생라면을 ‘돈벌라면’으로 이름을 바꿔 한정 출시했다.


컵라면 포장만 바꾼 게 아니다. 기존 컵라면엔 건더기수프와 분말수프 2종이 있었는데, 돈벌라면엔 ‘국내주식 건더기수프’ ‘해외주식 분말수프’에 ‘펀드 별첨수프’를 추가해 재미를 더했다. GS25 관계자는 “돈벌라면 분산투자하라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편의점 컵라면 이색 광고


지난 2월엔 CU가 DB손해보험·네이버파이낸셜과 제휴한 ‘내차보험 만기라면’을 출시했다. CU의 PB상품인 더배터질라면왕컵을 활용한 거다. 30만개 한정 출시된 이 컵라면은 DB손보가 주력하는 자동차 보험을 홍보하기 위해 기획됐다. 


컵라면 뚜껑엔 DB손보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가입료를 산출해 보기만 해도 네이버 N페이 1만 포인트를 지급하는 QR코드를 심었다. 만약 실제 가입까지 할 경우 N페이 2만 포인트를 추가로 제공하는 이벤트도 실시했다. CU 담당 MD는 “앞으로도 업종의 경계를 뛰어넘는 이색 콜라보를 통해 CU만의 차별화된 상품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TV나 신문·옥외광고판 등 전통적인 광고 플랫폼이 아닌 새로운 플랫폼을 활용한 광고들은 이전에도 많았다. 커피숍 진동벨을 활용한 영상 광고는 한때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주목을 받았고, 냅킨을 활용한 광고도 있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편의점 컵라면 광고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왜일까.


박정근 한양대(경영학) 교수의 말을 들어보자. “편의점은 유통 채널 중 소비자의 접근성이 가장 높은 곳이다. 브랜드 파워가 크지 않은 편의점 PB상품 포장은 사실상 빈 광고판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그만큼 활용할 여력이 많다.” 


박 교수는 라면이라는 품목이 주는 ‘재미’도 광고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돈벌라면’ ‘만기라면’ 등은 라면이라는 짧은 단어를 이용한 일종의 언어유희 마케팅이다. 소비자들이 네이밍에 재미를 느껴 해당 브랜드의 인지도나 광고의 지속성을 높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성용준 고려대(심리학) 교수 역시 컵라면이라는 품목의 특성에 주목했다. “콘텐트 소비가 빨리빨리 이뤄지는 요즘 같은 시대에 마케터 입장에선 소비자들의 주의를 끄는 게 쉽지 않다. TV광고는 15초에서 7초까지 짧아지는 추세다. 중간광고를 하는 시간에 사람들은 화장실에 다녀오거나 스마트폰을 하지 않나. 그만큼 소비자의 이목을 끌어당기는 게 어렵다. 하지만 컵라면은 다르다.”

무슨 말일까. 성 교수는 “컵라면은 계속 쳐다보게 되는 심리가 있다”고 말했다. “컵라면은 물을 붓고 면이 익을 동안 기다려야 하지 않나. 그때 사람들은 멍하니 컵라면 용기를 쳐다보게 된다. 면이 익었나 안 익었나 뚜껑도 여러 번 열어보게 된다. 그러면 당연히 포장에 집중을 할 수밖에 없다.”


컵라면 뚜껑과 사람의 심리


하지만 커피전문점 진동벨 영상광고 역시 기다리는 시간을 노린 마케팅이었다. 어찌 보면 컵라면과 다를 게 없다. 성 교수는 “커피숍은 혼자 가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여럿이 대화를 하러 가기 때문에 진동벨보다는 상대방의 대화에 더 집중하게 되고, 컵라면은 혼자 먹는 경우가 많을뿐더러 특성상 2~3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이지만 시선을 집중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는 “편의점 컵라면이 좋은 광고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컵라면을 소비하는 20~40대를 타깃으로 그들이 관심을 갖는 제품이나 브랜드, 서비스 제품을 광고한다면 부가적인 혜택을 충분히 얻을 수 있다. 


이미 편의점에 들어와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바로 소비가 이뤄지는 제품을 광고할 경우엔 ‘연계소비’를 유도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편의점 컵라면의 무한확장이 가능한 시나리오란 얘기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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