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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시장 가보니 … 회복과 침체 그 어디쯤에 선 상인들

망원시장 200m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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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주민뿐만 아니라 관광객도 즐겨 찾는 망원시장은 코로나19의 여파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상인들의 반응은 분분했다. ‘사람들이 돌아오기 시작했다’며 웃음 짓는 이들이 있는 반면 ‘한참 멀었다’며 울상 짓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코로나19가 휩쓸고 지나간 그곳의 상인들은 회복과 침체 그 어디쯤에서 헤매고 있었다.

출처더스쿠프 포토

마포구 망원시장은 동네주민뿐만 아니라 관광객의 발길도 끊이지 않던 곳이다. 지하철역(6호선 망원역)과 가까워 접근성이 좋고 다양한 먹거리가 많아 관광객이나 인근 대학의 학생들이 즐겨 찾았다. 전통시장이지만 좌판이 깔끔하고 청과·수산물 등이 저렴해 마트 대신 시장에서 장을 보는 주민도 많았다.


코로나19는 유통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사람들이 집밖으로 나가지 않자 수많은 가게가 문을 닫았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온라인 쇼핑과 배송 시장의 성장 속도만 부추겼다. 


그 속에서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최전선이라고 할 수 있는 전통시장은 어떻게 버티고 있을까. 서민의 삶과 밀접한 생활상권인 동시에 관광지이기도 한 망원시장을 찾아 걸어봤다.


4월 20일 저녁 7시 30분께 망원역 2번 출구로 나왔다. 훈김을 뿜는 분식점들을 지나 시장을 향해 걷다보면 청과점과 수산물 가게가 나온다. 망원시장의 초입이다. 


청과점엔 이것저것 살펴보는 주부 7~8명이 분주히 돌아다녔다. 수산물 가게에도 떨이제품을 사려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얼핏 코로나 여파가 많이 사라진 듯 보였지만 착각이었다.

기자가 망원시장을 찾은 20일엔 날씨가 쌀쌀하고 바람이 심했다. 시장은 한눈에 보기에도 한산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초록색 방수포를 덮은 가게가 나왔다. 


문을 닫은 곳은 이곳만이 아니었다. 시장의 끝까지 걸어보니 문을 열지 않은 점포는 9곳이었다. 인접한 점포의 상인들의 말에 따르면 폐점은 아니었다.


날씨 탓인지 시장을 찾은 이들은 분식점 앞에만 간간이 모였다. 오후 8시가 지나자 시장 곳곳은 상인들이 목청 터질듯 외치는 소리로 소란해졌다. 


오이 5개 1000원, 딸기 한팩 3000원, 참외 6개 5000원…. 마트에선 보기 힘든 저렴한 가격이지만 시장에 오가는 사람이 적어 손님은 모이지 않았다. 칼바람이 부는 데다 시간이 늦은 탓인 듯했다.  


다음날(21일) 오후 3시께 다시 망원시장을 찾았다. 전날 밤과 다른 활기가 감돌았다. 특히 과일, 채소, 수산점포 앞에는 주부들이 옹기종기 모여 물건을 살폈다. 청과점에서 계산하려는 이들이 가게 밖까지 줄서 있는 건 흥미로운 풍경이었다. 문 닫은 점포도 3곳 남짓에 그쳤다.

출처더스쿠프 포토

그러나 손님이 붐비는 곳은 거기까지였다. 망원시장은 신선식품 외에도 닭강정·수제돈가스·무침회·크로켓·국수 등 각양각색의 먹거리로 유명하다. 


시장 골목을 오가는 주부는 많았지만 먹거리 가게 앞은 한산했다. 손에 음식을 들고 다니는 이들을 좀처럼 찾기 힘들었다. 가게 안에도 빈자리가 숱했다. 코로나19의 여파를 묻자 상반된 시장의 풍경만큼이나 상인들의 반응도 나뉘었다. 

“살아난다” vs “아직 멀었다”

시장 중간에 위치한 떡집 사장에게 코로나 기세가 꺾이면서 장사도 한결 나아졌는지 물었다. 마스크 위로 보이는 떡집 사장의 눈은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코로나가 한창일 때보단 나아졌다. 사람도 꽤 많아졌고. 오늘은 (사람이) 많은 편이 아니다. 주말엔 바글바글하다. 날이 조금씩 풀리면서 관광객이 좀 오는 것 같다.” 


떡집에서 조금 떨어진 속옷가게 사장의 답도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우리 시장은 다른 곳보단 나은 편이다. 사람도 늘고 장사도 좀 나아지고.”


하지만 또다른 점포에선 정반대의 말도 나왔다. 망원시장 끝자락에 있는 크로켓 가게에 들렀다. 주말엔 한참을 기다려야만 크로켓을 살 수 있을 만큼 유명한 가게다. 


이날은 달랐다. 기껏해야 2~3팀이 줄을 섰고, 때를 잘 맞추면 바로 구매가 가능할 정도로 한산했다. 이 가게의 사장은 매출이 회복됐냐는 질문에 인상을 찌푸렸다. “잘 되긴, 장사 안 된다. 주말에는 (손님이) 조금 오긴 하지만…. 이 정도로는 사람이 많이 온다고 할 수 없다.” 


인근 슈퍼의 사장도 비슷한 말을 건넸다. “오늘 손님이 많다고? 에이, 별로 없는 거다. 코로나 터지고 시장이 영 안 살아난다.”

같은 시장 안에서 다른 반응이 나오는 건 왜일까. 김진철 망원시장 상인회장은 이렇게 풀이했다. “어느 정도 회복한 것도 맞고, 여전히 어려운 것도 맞기 때문이다. 


망원시장은 다른 시장에 비하면 타격이 덜하다. 그러나 관광객의 발길이 상당히 줄었다. 동네 주민들이 마트에 가는 대신 시장으로 온다. 주민들은 막힌 공간인 마트보다 사방이 트인 시장을 더 안심하고 찾는 것 같다.”  


전통시장이 코로나19로 입은 상처를 완전히 떼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망원시장만의 얘기가 아니다. 가장 우려되는 건 ‘언택트’ ‘당일배송’ 등의 소비행태가 고착화한 이후다. 


김진철 회장은 “배달뿐만 아니라 전통시장을 위한 공공플랫폼을 활성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온라인 플랫폼이 필요하긴 하지만 영세 소상공인들에겐 운영할 여력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출처더스쿠프 포토

실제로 네이버 쇼핑에서 전통시장의 상품을 주문하면 당일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시행 중이지만 아쉬운 점이 많다. 무엇보다 운영업체가 가져가는 수수료가 매출의 20%에 달해 가격이 현장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훨씬 비싸다. 

배송비가 4000원(3만원 이상 주문시 무료)에 달한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광명시가 만든 수수료 없는 공공앱 ‘놀러와요 시장(놀장)’이 있긴 하지만 네이버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진다.


망원시장은 시장을 아끼는 주민들 덕분에 조금씩 침체에서 벗어나는 듯 했다. 그러나 관광객이 돌아오는 것도, 온전히 회복하는 시점이 언제가 될지도 미지수다. 전염병이 물러간 뒤에도 시장은 그 이후를 걱정해야 한다. 상인들의 한숨이 깊어지는 이유다.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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