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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올 1분기 최악의 실적, 정말 탈원전 탓인가

한전 1분기 실적 뜯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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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이 올해 1분기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자 정치적 공세와 근거 없는 이야기가 쏟아져 나온다. “정부의 탈원전정책과 신재생에너지 육성정책 때문에 한전이 큰 적자를 냈고, 그로 인해 전기요금이 인상될 수 있다.”

과연 그럴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이를 분석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올 1분기 한전은 6299억원의 영업적자를 냈고, 같은 기간 원전가동률은 지난해 동기 대비 20.9%포인트 늘었다. 

출처연합뉴스

한국전력공사의 실적 하락과 그 원인을 두고 논란이 뜨겁다. 한전은 올해 1분기 매출 15조2484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 6299억원, 당기순손실 7611억원 등 대규모 적자(연결기준)를 냈다. 1분기 기준 ‘사상 최악의 실적’이었다.

그러자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정책 탓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한전 소액주주들은 “정부의 탈원전정책과 신재생에너지 육성정책이 한전 주주들의 이익을 빼앗아가고 있다”면서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도 고려하지 않고 있어 한전의 경영은 더욱 나빠질 것”이라 주장했다.

한전의 입장은 다르다. “지난 겨울철 날씨가 비교적 따뜻했기 때문에 전기판매량이 줄었다. 반면 이런 상황에서 국제연료가격은 올라 전력구입비는 늘었다. 탈원전정책 때문이 아니다.”

한전의 실적 하락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단 하나다. 전기요금과 무관하지 않아서다. 우리가 한전의 실적이 왜 떨어졌는지를 좀 더 냉철하게 짚어봐야 하는 이유다.

◆ 탈원전정책이 한전 적자 불렀나 = 먼저 살펴볼 것은 한전의 적자가 과연 정부의 탈원전정책과 신재생에너지 육성책 탓이냐다. 쉽게 말해, 정부의 탈원전정책 탓에 한전이 어쩔 수 없이 풍력, 수력 등 신재생에너지에서 나오는 전기를 비싸게 구입한 게 한전 적자의 원인이 아니냐는 거다.

이를 따져보려면 정부의 탈원전정책에 따라 원전가동률이 줄고,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늘었는지를 보면 된다. 한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원전가동률은 75.8%다. 지난해 1분기(54.9%)보다 20.9%포인트 높다.

같은 기간 신재생에너지 발전거래량은 약 201만㎿h에서 약 203만㎿h로 0.83% 늘어났고, 신재생에너지 평균 단가는 98.7원에서 107.4원으로 8.7원 올랐다.

계산해보면 한전이 신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 구입에 추가 투입된 돈은 연 2억원이 채 안 된다. 따라서 정부의 탈원전정책으로 한전이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용을 대느라 적자를 봤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탈원전과 한전 실적의 관계

다만, 이 대목에선 확인해야 할 지표가 있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 비율을 2017년(4.0%)부터 2022년(10.0%)까지 매년 1%씩 늘리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2012년 도입된 RPS는 일정 규모의 발전사업자가 신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충당해야 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이 비율을 맞추지 못하면 공급인증서(REC)를 구입해야 하는데, 한전의 REC 비용이 지난해 1분기 2709억원에서 올해 1분기 3601억원으로 892억원 늘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올 1분기 한전의 적자폭을 설명하는 건 쉽지 않다.

◆ 결국 외부요인 탓인가 = 한전의 적자를 끌어올린 가장 큰 원인은 전력구입비용이 가파르게 늘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1분기 한전이 매입한 전기의 총 평균 단가는 ㎾h당 99.01원이었다. 올해 1분기엔 105.87원을 기록했다.

상승률은 6.93%로 그리 높지 않은 것 같지만, 이 바람에 같은 기간 한전의 전체 구입전력 비용은 4조8790억원에서 5조5390억원으로 약 6600억원 늘었다. 한전의 올해 1분기 적자 수준과 얼추 맞먹는 수치다.

신재생에너지를 구입하는 비용이 크게 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체 어디서 비용이 늘어난 걸까. 주요 발전원별 단가를 보면 답이 나온다. 지난해 1분기 기준 ㎾h당 발전원별 단가(정산 기준)는 원전 66.6원, 유연탄 68.1원, 무연탄 108.4원, 유류 149.5원, LNG 124.4원이었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엔 원전 68.1(2.25%), 유연탄 100.7원(10.90%), 무연탄 127.7원(17.80%), 유류 239.9원(60.47%), LNG 147.1원(18.25%)으로 가격이 치솟았다. “국제 연료가격 상승이 적자의 주요 원인”이라는 설명을 뒷받침하는 통계다.[※참고 : 비용 증가엔 LNG 사용이 늘어난 측면도 있는데, 이는 탈원전정책 탓이 아니라 미세먼지 저감정책 때문이다.]

김종갑 한전 사장이 최근 연료비 상승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들고 나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전기요금 인상론과 공정성 = 그럼 전기요금 인상론은 설득력이 있을까. 많은 전문가는 전기요금 인상론에 이견을 달지 않는다. 여기엔 산업용 전기요금이 지나치게 싸다는 인식도 깔려 있다.

문제는 공정성이다. 한전이 흑자를 기록했을 땐 잠잠하다가 적자만 내면 전기요금 인상론이 불거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한전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올린 총 33조8810억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공공재인 전기를 팔아서 남긴 이득이지만 이때 전기요금 인상론이 화두로 떠오른 적은 없다. 더구나 한전은 현재 2조782억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까지 갖고 있다.

요금 인상보다 제도 개선부터 

어쩔 수 없이 전기요금을 올려야 하더라도 따져봐야 할 게 많다. 대표적인 게 요금할인 문제다. 일례로 정부는 2016년 월 200㎾ 이하로 전기를 사용하는 가정에 전기요금을 할인해줬다.

하지만 조배숙(민주평화당) 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헤택을 받은 가정 중 실제 취약계층은 1.7%에 불과했다. 1인가구를 취약계층으로 묶어 할인해주는 바람에 생긴 촌극이었다. 

게다가 대기업 중심인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자 혹은 전기분해로 소금을 만들어내는 기업들도 전기요금을 할인받는다. 전기요금 인상론을 꺼내들기 전에 개선해야 할 것들이 더 많다는 얘기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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