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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460만원 버는 맞벌이 부부의 ‘식비 120만원의 덫’

아기 원하는 30대 부부의 재무설계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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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설계를 하면서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특정한 재무 이벤트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 입니다. 물론 당장 눈앞에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건 중요합니다. 하지만 제무설계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닙니다.

인생 전반의 재무 계획을 세우고 대비하는 게 재무설계의 목적입니다. 더스쿠프(The SCOOP)-한국경제교육원이 출산을 준비 중인 변씨 부부의 재무솔루션을 살펴봤습니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아이를 낳아도 될까요.” 변승철(가명·32)씨와 오명순(가명·34)씨 부부가 던진 첫 질문이었다. 결혼 5년차에 접어든 부부는 최근 임신을 계획 중이지만 기대보단 걱정이 앞선다. 


임신·출산·육아·복직·교육 등 모든 게 고민이다. 부부는 “임신하면 돈이 많이 들지 않겠냐” “휴직으로 외벌이가 되면 어떻게 버텨야 하냐” “회사에 복직하면 아이는 어떻게 돌봐야 하나” 등의 질문을 쉬지 않고 쏟아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을 옮겨야 할지도 고민이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빌라 5층에 살고 있어 임신을 하고 아이가 생기면 생활하기 더 불편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출을 쪼개고 쪼개 겨우 저축을 이어가고 있는데 출산 이후에도 저축을 할 수 있을지 관심사였다. 


하지만 부부가 놓치고 있는 게 있었다. 재무설계의 목표가 임신과 출산에만 맞춰져 있다는 점이었다. 임신과 출산이 중요한 재무적 이벤트인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출산 이후 재무설계가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출산 이후 양육비용, 자녀 교육비 마련, 주택 마련, 노후 준비 등 인생 전반에 걸쳐 발생할 재무 이벤트를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생 전반을 담을 수 있는 재무설계에도 단계가 있다. 첫째, 재무상담이 일회성 이벤트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재무설계의 목적은 금융상품을 추전 받기 위한 것이 아니다. 재무설계는 인생 전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재무적 상황을 고려해 계획하고 대비하는 과정이다. 

개인과 가계의 재무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모니터링 과정도 필수다. 간혹 지출 줄이기를 다이어트와 비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과정은 힘들지만 자산이 쌓이고 재무환경이 개선되는 과정은 더디게 진행된다. 이에 따라 자신의 상태를 끊임없이 점검해 줄 수 있는 전문가를 찾는 게 중요하다. 

둘째, 구체적인 재무목표를 세워야 한다. 재무목표를 세워둔 사람은 많지 않다. 막연히 “돈을 모으겠다” “안정적인 노후를 원한다”는 목표로는 재무설계를 구체적으로 하기 힘들다. 돈은 모으긴 어려워도 쓰긴 쉽다. 


구체적인 재무 목표와 실천 계획을 수립하지 않으면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물론 개개인의 재무상황은 모두 다르다.

하지만 결혼, 출산, 육아, 주택 마련, 노후 준비 등 공통적으로 겪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최소한 인생주기에 맞춘 구체적인 계획은 필요하다. 


셋째, 자신의 재무상황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자신의 소득과 지출, 자산·부채 등을 꿰고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실천하기다. 아무리 좋은 재무솔루션을 수립해도 실천하지 않으면 말짱 꽝이다. 


물론 지출을 줄이고 재무 솔루션을 실천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실천하지 않으면 재무 환경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다시 부부의 재무상담으로 돌아가자. 다행히 부부는 5월 16일 진행한 1차 상담에서 특정 이벤트가 아닌 인생 전반의 재무설계를 진행하기로 했다. 시작이 좋다.

그렇다면 부부가 어디에 얼마를 쓰고 있는지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부부의 월 소득은 460만원(남편 250만원·아내 210만원)이다.

소비성 지출을 보면 관리비와 각종 세금으로 월 14만원을 지출한다. 통신비와 인터넷, 케이블TV 비용은 한달에 21만원이다. 지금 살고 있는 빌라의 전세자금 대출상환에 월 21만원을 사용하고 있다. 


자동차가 없는 부부는 교통비로 월 21만원을 지출하고, 각종 모임비로 25만원을 쓰고 있다. 가장 큰 지출을 하는 건 식비다.

맞벌이를 하는 부부는 월 120만원을 식비로 지출하고 있다. 남편 용돈 40만원, 아내 용돈 35만원, 카드 할부 대금 25만원 등 총 322만원을 소비성 지출로 사용하고 있다. 월소득 460만원의 70%에 달하는 금액이다. 


비정기지출로는 경조사비, 의류·미용비, 여행·휴가비 등에 각각 10만원씩(연평균 360만원) 지출하고 있다. 금융성 상품으로는 부부의 보장성 보험료 43만원, 전세대출 상환용 적금(3년 만기) 30만원 등이 있다. 


여기에 남편이 결혼 전 가입한 재형저축(월 20만원), 연금저축보험(월 15만원) 등 108만원을 지출하고 있다. 자산으로는 4년 동안 모은 예금 1000만원이 있다.


부부의 1차적인 재무목표는 아이를 낳기 위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임신과 출산으로 외벌이가 될 경우를 대비해 남편의 소득만으로 생활과 저축이 가능한 재무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아내의 바람대로 엘리베이터가 있는 빌라나 아파트로 이사를 하기 위해선 아이가 없을 때 지출을 최대한 많이 줄이고 저축을 늘려야 한다.

부부의 부채에서 전세자금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부부는 1억5000만원의 전셋집을 구하면서 보증금의 70%에 가까운 1억원을 대출로 빌렸다. 임신으로 이사를 하게 될 경우 빌려야 할 돈이 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부부의 지출 다이어트는 대출의 비중을 줄이는 것과 아내의 소득 단절에 대비해 진행하기로 했다.


부부에게도 여느 부부처럼 지출계획표를 작성해 보라는 숙제를 내줬다. 현재 지출구조를 객관적으로 살펴보라는 취지였다. 부부는 “한달 식비로 120만원이나 지출하고 있는 줄 몰랐다”며 “늘 부족하다고 느꼈던 용돈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부는 식비 30만원과 부부의 용돈 각 10만원(20만원)을 줄여 50만원을 줄이겠다는 지출계획표를 제출했다. 이걸로는 부족하다. 실질적으로 부부가 최대한 많은 돈을 모을 수 있는 시기는 아이가 없는 지금뿐이다.

그렇다면 부부의 지출은 어디서 어떻게 줄여야 할까. 지출구조를 어떻게 조정할 수 있을지는 다음편에서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도움말: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정리: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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