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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돈 월 60만원 쓰는 독불장군 남편 “당신이 뭘 알아?”

40대 다문화가정의 재무설계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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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가계 경제를 이끌어가는 주체이자 재무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동료다. 제아무리 안정적인 가계라도 부부가 공통 목표를 세우지 못하면 가계재무 환경은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더스쿠프(The SCOOP)-한국경제교육원이 재무목표를 공유하지 못한 채 살고 있는 황씨 부부의 가계부를 점검했다. 황씨 부부는 다문화 가정이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가계 재무상황을 결정하는 요인은 다양하다. 소득규모, 지출구조, 재테크 현황, 주거형태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하는 것은 부부가 가계 재무상황을 얼마나 공유하고 이해하느냐다. 필자는 재무설계를 받는 많은 부부에게 항상 “재무목표는 물론 적은 지출도 공유하라”고 주문한다. 


가계 재무상황의 책임은 남편이나 부인 한쪽에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소득이 적더라도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재무문제는 충분히 헤쳐나갈 수 있다. 반대로 소득이 많더라도 경제적 시각과 재무목표가 다르면 어려움에 빠질 수도 있다. 가계 재무설계에서 부부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여기 매월 적자를 기록하는 가계가 있다. 경기도 군포시에 거주하고 있는 황창식(가명·46)씨와 김엘레나(가명·29)씨 가계다. 황씨 부부는 이제 막 한돌이 지난 아들을 둔 결혼 2년차의 신혼부부다. 중견기업 생산부서를 관리하고 있는 황씨의 월 소득은 세후稅後 400만원. 자산 현황은 양호하다. 


지금 거주하고 있는 79㎡(약 24평) 규모의 아파트는 2011년 급매(2억4000만원)로 나온 걸 매입했다. 아파트를 사기 위해 받았던 대출 5000만원은 2017년 모두 상환했다. 예금으로 모아둔 자산은 900만원, 모아 둔 돈이 많지는 않지만 부채 없이 주택을 소유한 흔치 않은 가정이다. 

하지만 황씨 부부에겐 최근 고민이 생겼다. 아이가 생긴 이후 매월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서다. 황씨 부부의 첫번째 상담은 2017년 11월 2일 이뤄졌다. 우선 이 가계의 재무상황을 살펴보자. 언급했듯 황씨 가계의 월 소득은 400만원이다.

소비성 지출로는 매월 아파트 관리비(15만원)와 각종 세금(15만원) 등 주거비로 30만원을 지출했다. 식비를 포함한 가족의 생활비는 80만원이다. 여기에 아이 양육비 20만원, 통신비 19만원, 교통비 5만원, 주유비 40만원, 부부용돈 70만원(남편 60만원·아내 10만원) 등을 쓴다. 황씨 부부의 월 평균 소비성 지출은 264만원에 이른다.


비정기 지출로는 경조사비·휴가비·모임비·의류미용비·자동차 관리비 등을 포함해 월 평균 75만원(연 900만원)을 지출하고 있다. 금융상품으로는 황씨의 CI종신보험·사망보험에 매월 80만원, 주택청약저축 10만원 등 90만원을 지출한다. 


그 결과, 황씨는 매월 소비성지출(264만원), 비정기지출(75만원), 금융상품(90만원) 등 429만원을 사용하고 있었다. 월 소득 400만원보다 매월 29만원을 더 쓰는 셈이다. 


재무상담 과정에서 필자는 한가지 의문이 생겼다. 재무상황과 지출구조가 모두 남편인 황씨 위주로 돼있다는 점이었다. 가계 재무상황을 주도하는 쪽도 남편이었다. 알아보니 황씨 부부는 다문화가정이었다. 황씨는 돈을 벌어야 한다는 목표 탓에 결혼을 멀리했다. 그러던 2015년 주위의 권유로 국제 맞선을 했고, 우즈베키스탄 출신이자 고려인 3세인 아내를 만났다.


문제는 황씨가 한국정서와 경제상황을 모른다는 이유로 아내가 가계 경제에 참여하는 걸 막아 왔다는 데 있다. 황씨는 독단적으로 재무적 목표를 세워왔고 아내의 의견은 듣지도 않았다. 그 때문인지 부부의 재무목표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황씨는 늦은 나이에 아이를 가지면서 노후를 투자나 사업으로 준비하길 원했다. 황씨가 상담 도중 버릇처럼 내뱉은 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가상화폐에 여유자금 900만원을 투자하고 싶다. 지인에게 특정 회사 주식이 유망하다는 소식을 들어 투자할 계획이다.”

반대로 아내는 아이의 교육비 마련과 남편의 퇴직 이후 창업이나 인생 제2막을 안정적으로 준비하는 데 관심이 높았다. 준비 방법도 공격적인 투자가 아닌 적금 등 안전한 방법을 선호했다. 


이렇다보니 황씨는 “아내가 세상물정을 몰라서 헛소리만 한다”며 무시하기 일쑤였다. 황씨가 재무상담을 신청한 이유도 사실 여기에 있었다. “한국의 경제동향을 모르는 아내에게 내 생각이 맞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재무상담을 신청했다.”

두번째 상담은 보름 후인 11월 17일에 진행했다. 첫번째 상담을 마치면서 필자는 황씨 부부에게 지출내역을 함께 고민하고 줄이는 지출계획표를 작성해보라는 숙제를 내줬다. 지출계획표를 세우고 논의하는 과정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이해해보라는 취지였다.


부부의 경제적 간극은 전혀 좁혀지지 않았다. 황씨 부부가 제출한 지출계획표에는 아내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황씨 부부는 생활비(80만원→60만원), 통신비(19만원→15만원), 의류·미용비(25만원→20만원), 보험료(80만원→70만원) 등 39만원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월 60만원에 달하는 황씨의 용돈은 줄이지 않았다. 자동차 사용을 줄여 주유비를 아끼자는 아내의 의견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황씨 위주로 가입해 있는 보험도 거의 바뀌지 않았다.  

이에 따라 2차 상담에서는 부부의 재무목표를 서로가 수긍할 수 있게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 “성공적인 재무설계를 위해서는 두 사람의 생각이 모두 반영돼야 하고 공격적인 황씨의 재무성향보다는 안정적인 아내의 의견을 수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끈질기게 설득해 겨우 합의점을 찾을 수 있었다.

오랜 상담 끝에 황씨 부부는 자녀 교육비 마련과 은퇴준비라는 공통된 재무목표를 세웠다. 목표의 달성 방법은 공격적인 투자나 가상화폐 투기가 아닌 재무환경 개선과 안정적인 재테크로 마련하는 데도 합의했다. 공통의 목표가 생겼으니 이제 남은 일은 부부 재무상황을 다시 점검하고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것이다. 이 부부의 바뀐 재무구조, 재테크 방법은 다음편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2편에서 계속>

글: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장  

shnok@hanmail.net

정리: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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