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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집밥과 HMR, 살짝 못마땅한 비교

김경자의 探스러운 소비학 | HMR과 식탁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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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HMR(가정간편식)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집밥’ 향수 때문일까. HMR을 HMR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걸로 간주하는 시선들이 여전히 많다. HMR이 필수인 사람들도 있고, HMR에 ‘일하는 여성’의 수고를 덜어준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금은 못마땅한 비교다. 엄마의 집밥과 HMR을 비교하는 건 합리적일까.

편리하게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HMR(가정간편식ㆍHome meal replacement)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그 배경엔 기혼여성들의 취업, 빠른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등이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2016년 HMR 시장 규모는 2조2542억원(출하액 기준)이었는데, 이는 전년 대비 34.8%나 급성장한 수치다.

이처럼 HMR 시장은 갈수록 성장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도 HMR을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이 존재한다. 각종 첨가물을 사용해 식품안전성이 우려된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대한 저항도 있다. 맛과 신선함을 불신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가장 큰 장애요인 중 하나는 엄마가 해주는 ‘집밥’ 향수다.

엄마가 아침 일찍 일어나 해주는 밥은 에너지의 근원이자 사랑과 정성이 집약된 상징물이다. 엄마의 손맛이 가득한 따뜻한 밥과 국, 그리고 몇가지 반찬이 놓인 식탁을 ‘행복했던 내 어느 날’로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

그러다 보니 HMR로 쉽게 차려지는 한끼 식사는 부족한 면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런 식사는 한끼를 먹는 게 아니라 ‘때우는 것’이라고 치부해버리기도 한다. 더욱이 그것이 혼자 먹는 거라면 쓸쓸함에 가여움까지 겹쳐 안쓰러운 그림이 나온다.

하지만 몸이 불편한 고령의 어르신들, 직장과 학교, 일 때문에 또는 이런저런 이유로 부득이 혼자 살아야 하는 사람들에게 HMR은 옵션이 아니라 필수다. 그들에게 HMR로 한끼 든든하게 채웠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최근 학생들과 대만으로 시장조사를 다녀왔다. 대만 사람들은 밖에서 밥을 사먹는 경우가 아주 많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밖에서 식사를 해결한다.

아침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은 도처에 있고 값도 싸다. 각종 HMR을 판매하는 편의점에는 끼니때마다 손님들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아침엔 출근하는 엄마들이 아이들 아침을 먹여 학교에 보내기 위해 손을 잡고 몰려들고, 점심엔 근처 오피스의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몰려온다.

그런데 우리에게 HMR은 여전히 한끼 식사로 부족하다. 집밥이 여의치 않을 때 어쩔 수 없이 라면으로 한끼를 때워야 했던 과거의 추억 때문에 집밥을 고집하는 건 아닐까. 더 맛있고 값도 싸고 영양도 잘 갖춰진 HMR을 정성 담아 만들어 지금보다 더 행복하게 HMR을 먹을 수 있게 해주길 바란다. 


HMR만으로도 따뜻한 밥상 


집에서든 밖에서든 엄마의 사랑과 수고를 조금이라도 줄여주려면 이를 대신해주는 HMR의 위상이 지금보다 더 올라가야 한다. 그래야 HMR을 향한 불편한 시선도 거둬진다.

편의점 비빔밥 도시락을 애용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런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 엄마가 아이를 깨워 유치원에 가면서 간단하고 든든한 아침식사를 하고, 학생들은 아침 일찍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친구와 아침 도시락을 먹고, 혼자 사는 직장인들도 정답게 다같이 저녁 HMR을 먹고 퇴근하는 따뜻한 그림 말이다. 

글: 김경자 가톨릭대 소비자학과 교수

kimkj@catholic.ac.kr
정리: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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