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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과 탐욕, 가진자 vs 없는자

욕망의 프레임에 가린 부동산 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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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지난해 9월 13억원가량에 거래되던 이 아파트(전용면적 약 23평ㆍ6층 기준)의 실거래가는 올 9월 18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부동산 시장의 과열이 우려되자, 정부는 9월 13일 특단의 대책을 꺼냈다. 그로부터 한달여 뒤인 10월 은마아파트는 5000여만원 하락한 17억5000만원에 팔렸다.


9ㆍ13 대책 이후 두달여.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이 줄어들고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자, 언론에선 ‘급랭’ ‘침체’ ‘가격 붕괴’ 등의 자극적인 단어를 쏟아냈다. 정말 부동산 시장은 꽁꽁 얼어붙은 걸까. 머지않아 불패를 자랑하던 부동산 가격이 무너질까.


자! 질문의 답에 다가가보자. 1년간 상승한 5억원 중 이제 5000만원 떨어졌다. 4억5000만원이 더 떨어져도 전년 수준이다. 그렇다고 전년 수준에 ‘거품’이 없는 것도 아니다. 


지금의 부동산 분석, 대체 누굴 위한 것일까. 고작 5000만원 떨어진 지금이 급랭인가 침체인가 붕괴인가. 무주택자로선 기가 막힐 노릇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그 답을 찾아봤다. 부동산과 탐욕, 가진 자와 없는 자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부동산이 침체했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과연 그럴까. 2008~2018년 부동산 실거래가, 소비자물가, 가계 소득 등을 비교해봤다. 이 기간 부동산 실거래가격은 34.7%, 소비자물가는 21.0% 상승했다. 가계 소득은 11.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어떤가. 지금이 급락, 거래절벽 등 자극적인 단어를 써가면서 부동산 침체를 논할 수준인가. 한국 부동산 시장의 현주소를 살펴보자.

서울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1월 둘째주(5~12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의 주간 변동률은 -0.01%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첫주 이후 1년 2개월여 만의 하락세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도 약 3개월 만에 0.02% 떨어졌다.


정부가 9ㆍ13 대책을 발표한 지 두달여 만에 약발이 먹혀들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한편에선 집값이 안정되는 과정이라고 말하고, 또 다른 한편에선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며 침체 가능성을 우려한다. 같은 상황을 두고 쏟아지는 분석이 정반대인 셈이다.


부동산 시장을 향한 엇갈린 평가는 시장을 분석하는 방법에 차이가 있거나, 관점이 달라서 생긴 게 아니다. 집을 소유하고 있느냐 아니냐에서 비롯된 문제다. 집이 있는 사람은 집값이 오르길 원하고, 집이 없는 사람은 떨어지길 바라는 욕망의 차이가 극단의 평가를 만든다는 얘기다.


통계청의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우리나라의 유주택가구와 무주택가구 비율은 각각 55.9%, 44.1%(서울은 49.2%, 50.8%)다. 


유주택가구 중 2채 이상 보유하고 있는 다주택가구는 27.4%에 이른다. 4명 중 1명꼴로 다주택가구인 셈이다. 매매차익이나 뜀뛰기를 노리는 유주택자들과 내집 마련을 꿈꾸는 무주택자들 간의 평가가 엇갈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치권에서도 부동산을 둘러싼 개인의 욕망은 중요하게 작동한다. 집권을 위한 표심을 얻기 위해선 지지층의 욕망을 자극하고 실현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유주택자들을 대변하는 정권에서는 부동산 부양정책을 펴고, 무주택자들이 지지하는 정권에서는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억제하려고 힘쓰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을 냉철하게 들여다보기 위해선 이런 욕망의 프레임을 걷어내야 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욕망의 프레임을 벗어던지고 부동산의 민낯을 다시 확인해보자.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현주소는 정상일까, 비정상일까.


더스쿠프는 지난 10년의 기록을 분석했다. 10년 전인 2008년은 뉴타운 열풍이 불면서 부동산 가격이 껑충 뛰었던 때다. 그해 10월께 고점을 찍고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를 그렸는데, 한국감정원 기준으로 당시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83.9(2017.11=100)였다. 그로부터 딱 10년 만인 2018년 10월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100.4를 기록했다.


그동안 아파트 가격이 19.7% 올랐다는 얘기다. [※참고 :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 등 각종 지수는 기준연도의 가격을 100으로 변환해 시기별 변동률을 비교한다. 가령, 지수가 100에서 105로 올랐다면 가격이 5% 상승했다는 얘기다.]


이를 물가상승률과 비교해보자.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8년 10월~2018년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87.1(2015=100)에서 105.4로 올랐다. 소비자물가가 21.0% 오르는 동안 아파트 가격이 19.7% 상승하는 것에 그쳤으니 아파트 가격은 떨어졌다는 얘기가 된다. 

하지만 매매가격 지수는 ‘호가(부르는 가격)’를 기준으로 한다. 우리가 봐야 할 건 호가가 아니라 실거래가격이다. 실제로 실거래가격 지수를 살펴보면 결과는 180도 달라진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실거래가격 지수는 2008년 10월 127.6(2006.1=100)에서 2018년 8월 171.9로 34.7%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21.0%)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는 부동산 실거래가격이 소비자물가보다 훨씬 더 뛰었다는 뜻으로, 거품이 끼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더구나 월평균 실질 가계소득(통계청)이 비슷한 기간(2008년 4분기 388만원→2018년 2분기 434만원) 11.9% 증가하는 데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부동산 가격은 비정상적 수준으로 오른 게 맞다.


첫 이슈로 돌아가 보자. 현재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침체기일까, 안정기로 가는 과정일까. 침체를 우려하는 사람들은 정부의 강력한 규제가 부동산 시장을 꽁꽁 얼렸다고 주장한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61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건 그 첫 시그널이다.


실제로 부동산 업계에서 시장의 흐름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꼽는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실거래가격은 지난 한달 만에 5000만원(전용면적 23평ㆍ6층 기준)이 빠졌다. 


하지만 지난해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해당 아파트 실거래가가 13억원에서 18억원으로 5억원이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두고 ‘급락’이라고 표현해야 할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 해당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적용하면 13억2470만원으로 올랐어야 하지만 4억7530만원이 더 올랐다는 점도 확인해야 한다.  

권대중 명지대(부동산학) 교수는 이를 두고 “부동산 가격이 사용가치보다 소유가치에 좌우되는 데서 비롯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강남이나 지방이나 같은 집인데, 강남에 집이 있으면 부자가 된다. 이는 사용가치보다 소유가치가 우선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이 사용가치를 중시하는 패러다임으로 바뀔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최근 언론에서 보도하는 부동산 기사를 보면 ‘붕괴’ ‘거래절벽’ ‘침체’ 등의 말들이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정말 그럴까. 욕망의 프레임을 벗고 우리나라 부동산을 다시 한번 보자. 거품이 잔뜩 끼어 있는 민낯이 보일 가능성이 높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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