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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이 넘은 지금에야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아요.

더뉴그레이가 만난 68번 째 아버지의 이야기와 사진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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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깨끗이 하면 깨끗해지고 하는데, 나 자신은 나이를 먹을수록 늙어가는 게 느껴져요”

60이 넘은 지금에야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만족하며 살고 있다고 했다. 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지금까지의 삶도 나쁘지 않았다고 했다. 교편을 잡는 것이 그의 꿈이었는데, 그의 딸이 그를 대신해서 교편을 잡고 있다. 아버지를 닮아 아버지의 꿈을 대신해서 이루어진 딸을 가진 아버지였다. 

- 택시를 하시기 전에는 뭘 하셨어요?

+ 개인사업을 했어요. 30년 이상.. 나이가 60이 되면서 과감하게 정리를 했어요. 현재는 개인택시를 하고 있습니다. 2년 정도 됐어요. 자격을 갖춰야 해서 4년 정도 회사에서 일을 했어요. 수명이 길어졌잖아요. 이틀 일하고 하루 쉬어요. 개인적인 시간을 가지면서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시작했어요.

+ 개인사업을 할 때는 정말로 나만의 시간이 없었거든요. 일요일도 나가야 했으니까요. 그리고 상황적으로 늘 긴장하고 살았죠.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택시를 하는 요즘이 제일 재미있어요. 적성에도 어느 정도 맞는 것 같고요. 딸아이 시집보내고 난 후로는 집사람과 둘이서 자유시간을 가지며 서로 자기 일을 하고 살아요. 쉴 때는 집사람이랑 공방에 다녀요. 도자기 공방을 다니다가 요즘은 목공예를 해요.


- 사모님 아직도 일을 하세요?

+ 네, 우체국에 다녀요. 집사람이 많이 어려요. 참.. 운명이었다고 생각해요. 집사람이 여상을 나왔는데, 졸업하면서 당시 제가 운영하던 회사에 들어왔죠. 열 살 차이가 나는데, 당시에 그 숫자의 차이가 쉬운 일이 아니었지요. 같이 동료로 생활하니까 당시에는 나이 차이를 느끼지 못했던 것 같아요.

+ 집사람은 아무것도 모르고 결혼했을 수도 있을 거예요. 그런데 결혼이 그래요. 너무 막 이것저것 따지다 보면 진짜 못하게 돼요. 백 프로 맞아서 하는 것도 아니고, 살아가면서 맞춰야 하는 거니까요.

+ 집사람이 그래도 저를 인정해주는 게, 자상하고 가정적이라는 것. 사업하다 보면 실패도 하고, 다시 도전도 하고, 그러는 동안 늘 옆에서 함께 존재해줬어요. 함께 잘 헤쳐 나온 것 같아요.


- 따님 한 분 있는데, 최근에 결혼을 했잖아요. 아쉬웠겠어요..

+ 결혼식 때, 그때의 감정이 다시 떠오르네요. 절대 울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었어요. 결혼식 내내, 딸의 눈을 못 마주쳤던 것 같아요. 안 울려고요. 그렇게 식 끝나고 신혼여행을 보내고, 친정에 왔어요. 그러고 시댁으로 태워다 주는데, 그게 마지막이거든요. 그러고 집에 와서 딸아이 방으로 들어서는 순간, 그때 터져버렸어요. 거의 뭐 통곡을 했던 것 같아요. 한참을.. 한참을 울었어요.

+ 딸아이 하나 키우면서, 집사람도 당시에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으니까 개인사업을 하던 제가 여유가 더 많았어요. 그래서 아이 교육이나 학교생활에 제가 더 관심이 많았죠. 애 대학교 입학까지, 제가 다 키웠어요. 대학교를 입학하고, 총장님께 손편지를 썼어요. 해마다 담임선생님들께 손편지를 써왔거든요.


+ 귀하게 키우긴 했지만, 들에 펴있는 잡초처럼 키웠어요. 그래서 외동인데 이기적이지도 않고, 정말 자신 있게 잘 키웠다고 말할 수 있어요. 딸아이가 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어요. 제 꿈이었거든요. 강요한 적 한 번이 없는데, 제 성격과 취향을 많이 닮았어요. 



- 사랑을 표현할 줄 아는 아버지인 것 같아요.

+ 아무래도 제 아버지의 영향이 있는 것 같아요. 아버님이 아직도 살아계셔요. 100세가 넘었는데, 아직도 건강하세요. 시골에서 6남매를 키우며 단 한 번도 맞아본 적이 없어요. 화도 내신 적 없죠. 그저 열심히 농사짓고, 자식들 키우며 살아오셨어요. 한 평생을요. 지금도 집 뒤편에 밤나무, 매실, 감나무 1000평이 넘는 것들을 관리하셔요. 그렇게 부지런하세요.

+ 오늘도 딸 덕분에 이렇게 좋은 경험을 해봅니다. 요즘 택시를 하면서 많은 손님들을 마주하게 되는데, 손님들이 차가 너무 깨끗하다고 할 때면 제가 이런 다짐을 했어요. 차는 깨끗이 하면 이렇게 깨끗해지는데, 정작 나는 나이를 먹을수록 늙어가는구나. 그래도 프로정신을 갖고, 서비스업이니까 단정히 하고 다녀야겠다. 딸과 언젠가 이런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데 잊지 않고 신청해준 것 같아요. 정말 다시 20대가 된 기분이었어요. 집에 가면 옷장을 한번 열어봐야겠어요.


자신의 마음과 꿈과 달리 일을 해야만 했다고 했다. 가정을 가지고, 키우고, 지켜야 했기 때문에. 그렇게 가장으로서 60년을 살았다. 그리고 육십이 넘은 이제야 이병식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시간이 조금 더 흐르고, 내가 가정을 꾸릴 때가 되면 그를 찾아가기로 나 역시 다짐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의 이야기가 내게도 적지 않은 울림을 남겼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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