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가족끼리 사진을 찍은 것 같습니다.

조회수 2020. 6. 30. 12:0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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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그레이가 만난 쉰 여섯 번째 아빠의 이야기와 사진을 담았습니다.
최국현(54, 직업군인)

34년째 그는 나라를 지켜온 군인이다. 처음부터 그는 군인이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다.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 혹은 선교사나 목사가 되고 싶었다고 했다. 그렇지만 입대를 하고 군 생활을 하면서, 다른 방식으로 꿈을 좇는 것을 선택했다.

- 사모님을 만난 스토리가 남다르다고 들었어요.

 

+ 제가 20대 초반에, 교회에서 중, 고등학생들 교사를 했습니다. 그 당시에 고등학생이었던 집사람을 만났습니다. 집사람은 자취생이었고, 고등학생인데 자취를 했으니까 제가 더 많이 챙겼던 것 같습니다. 5년 정도를 그렇게 오빠, 동생으로 알고 지내다가 그 친구가 성인이 된 후에 2년 정도 연애를 했고, 결혼을 했습니다.

 

+ 제가 아이들과 대화를 잘 못했는데, 집사람이 늘 잘해줬던 것 같습니다. 저는 부대 일뿐만 아니라, 아무래도 신앙인이다 보니 교회의 일도 있다 보니 그런 부분에서 가정에 시간을 쏟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집사람이 애들을 착하게 잘 키워줬고, 어쩌면 그래서 제가 내버려 둔 것도 같습니다.

 

+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아버님이 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아버님은 늘 일만 하셔서 대화를 많이 한 기억은 없지만, 기억을 되짚어보면 따뜻했던 이미지가 있습니다. 어머니 말씀을 빌리자면, 늘 제가 등하교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흐뭇해하시곤 했다더군요. 저 역시 아이들에게 그런 아버지였으면 했는데, 잘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 전역이 1년 정도 남으셨다고 했는데, 전역 후의 계획이 궁금해요.

 

+ 군인이라는 직업을 선택한 걸 결코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만, 조금 다르게 바라보면 애초의 꿈이었던 신학을 쫓지 못하고 시간에 안주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조금 더 노력했더라면. 그런 생각을 종종 합니다. 지금도 군 생활이 이제 1년이 남지 않았는데, 준비가 안된 것 같아 아쉽습니다.

 

+ 주변에 선배님들을 봐도, 연금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경제적 어려움이 크게 없으니까 꿈을 멈추시는 것 같은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연금 받으시면서, 용돈 버는 일 정도를 하며 지내시는 것 같아요. 미리 준비가 됐다면, 젊었을 때의 꿈을 조금이라도 좇을 수 있을 텐데. 저 역시도 한두 가지 정도 준비는 하고 있습니다만, 부족한 것 같습니다.

 

+ 올해 2월에 사이버 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한국어 교사 자격증과 다문화 전문가 2급 자격증도 취득했습니다. 전역 후에는 다문화 가정 봉사나 해외 선교를 나가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는 시점에 교사로서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보고 싶습니다. 물론 다른 길도 준비해둘 생각입니다. 인생은 늘 그렇듯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만들어 두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전역까지 남은 시간 동안 계속해서 여러 가지의 길을 찾아볼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더 뉴 그레이를 하면서 만나왔던 아버지들 가운데 가장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이었다.

 

#OFFTHERECORD

 

딸 : 아빠 어색해하는 것 좀 봐.

나 : 어머니도 들어오시죠.

엄마 : 아, 이게 이런 기분이었구나.. 어색해~~


#아빠에게 

 

이날 찍은 사진들을 사실은 저도 가끔 꺼내서 보고 친구들한테도 자랑하고 해요. 그러면 다들 하나같이 "멋있다"라는 반응을 보이곤 합니다. 제게 아빠는 참 멋있고 존경스러운 분이세요. 요즈음 가지게 된 작지 않은 꿈이 있다면 

 

수십 년 후, 저의 자녀가 지금의 제 나이만큼 자라고, 그 아이가 저를 볼 때, 지금 제가 아빠를 바라보면서 느끼는 감사함과 존경과 멋짐을 느끼기를 바랍니다. 

 

수십여 년 동안 가족을 바라보며 달려오신 걸 알고 있어요, 참 감사합니다. 이제 아빠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간도 조금씩 많아지면 좋을 것 같아요. 잠시 접어두었던 '꿈'이라는 단어에 가슴이 뛰고 미소 짓는 아빠의 더 멋진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항상 응원하고 기도할게요. 말로는 부끄러우니까 글로 전하겠습니다.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남자는죽을때까지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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