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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네, 옷 하나에 사람 기분이 좋아지네."

조회수 2020. 5. 26. 13:5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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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그레이가 만난 쉰 두 번째 아빠의 이야기와 사진을 담았습니다.
이경호(56, 여행사 운영)

그의 삶은 일과, 가족으로 나뉘었다. 일을 하는 시간을 제외한 시간의 대부분을 가족과 보내는 것 같았다. 당장 다가오는 다음 주에도 가족과 프랑스에 간다고 했다. 기러기 아빠도 6년을 했지만, 여행사를 운영했던 터라 분기마다 한 번씩은 가족에게 다녀왔다고 했다. 좋은 장소에서 가족끼리 맛있는 것을 먹으러 다니는 것이 그와 가족의 취미라고 했다. 

- 자유로운 편이라고 하셨는데, 어떤 일을 하세요?

 

+ 젊었을 때는 직장생활을 했죠. 그러다 와인 수입사를 시작했고, 지금은 스크린 골프장을 운영하고 여행사도 작게 운영하고 있어요. 다음 주에도 일을 핑계로 가족과 프랑스에 가요. 프랑스 와이너리 투어. 딸이 제가 다녔던 와인 회사에 다니고요.

 

+ 그래서 집사람이랑 여행도 자주 다녀요. 둘이서 손 붙잡고, 인생의 동반 자니까. 친구처럼 지내요. 그럼에도 물론 부족은 하죠. 늘 2%는 부족한 것 같아요. 인생도 마찬가지고. 미국 유학 갔었는데, 당시의 룸메가 한국에서 미팅을 주선해 줘서 만났어요. 3:3 미팅이었는데 그 친구들 다 그대로 결혼을 했어요.

 

+ 내가 생각하는 결혼은 상대의 부족한 것을 채우는 게 결혼이라고 생각해요. 서로 채워주면 돼요. 서로 싸울 일도 없고. 기러기 아빠도 6년 정도 했는데, 생활이 자유로워서 분기마다 2주씩은 다녀왔어요.

 

- 자녀분들이랑도 추억이 되게 많을 것 같아요.

 

+ 애들 입장에서는 자기 일만 너무 열심히 한 아버지일 것도 같아요. 물론 요즘은 딸이랑 저녁에 같이 와인도 자주 마시고, 같이 와인 얘기를 하곤 하는데. 젊었을 땐 그러지 못했던 것 같아요.

 

+ 해보고 싶은 건 다 해보고 살아서 크게 후회하는 건 없지만, 그래도 시간의 덧없음이 요즘 들어 확 와 닿아요. 태어나고 이십칠, 팔 년을 학교에서 공부만 했고, 곧장 결혼을 하고 애들을 키우고 나니까 지금이 되어버렸어요. 노안도 오고, 머리도 빠지고, 이렇게 아저씨가 되어버렸어요. 그런데 딸이 며칠 전에 그러더라고요. 아빠가 56이면 아빠는 앞으로 내가 살아온 시간보다 더 긴 시간을 살아야 하는데, 왜 나이 먹었다고 하냐고. 아직 젊다고 하더라고.

그는 우리 사회가 너무 남이 보는 나를 위해 산다고 했다. 오늘도 머리를 하고 옷을 입었지만, 그 또한 내가 보는 내 모습이 아니라고 했다. 그런 그에게 나는 그를 위한 모습이라고 얘기해주고 싶었다. 그 역시 앞으로는 그를 위해 먹고 싶은 걸 먹고,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공부도 할 것이라고 했다. 캐나다에서도 10년 정도 살아보고 싶다고 했다. 그런 그에게 나는 다시 한번 옷을 입고, 머리를 하는 것도 자신을 위한 것이라고 다시 한번 더 전했다.

#아빠에게  

 

HAPPY BELATED BIRTHDAY! 생일 축하해요 아빠!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고서야 선물을 드리게 되었네요. 항상 함께하는 가족에게 특별한 선물이란 무엇일까 고민했는데, 어떤 물건이나 먹고 나면 사라지는 음식보다도 아빠에게 아빠가 잊고 있던, 혹은 아빠 속에 있었던 조금 다른 모습을 꺼내오는 경험을 선물하고 싶었어요.  

 

여러 일이 있었지만 아빠가 어떤 일을 하던 어떤 상황에 있던 나한테는 누구보다 멋있고 능력 있는 아빠예요. 그러니까 지금까지 가족을 위해서 살아왔다면 이제는 아빠의 인생을 살길 바라요. 내가 아직 서투른 발걸음 시작한 정도라 완전하지 않지만 걱정하지 말고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요.  

 

"오늘이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이다."라고 하죠. 한정적인 시간만이 주어진 인생의 끝은 어딘지, 어떤 의미를 부여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얼마나 있는지 모르는 시간 아빠랑 같이 맛있는 와인 마시고 골프도 치면서 즐거운 시간 보내고 싶어요. 오래오래 즐길 수 있게 관리 열심히 하기! 아빠는 충분히 오래도록 행복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니까.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큰딸 수현  

 

#남자는죽을때까지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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