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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우젠틀

“말 잘 듣는 아들은 아니지만 그런 아들인 척 해봤지? 난 그런 남편이었어”

더뉴그레이가 만난 서른 아홉 번째 아빠의 이야기와 사진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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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준(58, IT사업)

그에게는 분위기를 장악하고, 순간순간 적절한 대답과 농담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가능하다면 그와 나눈 모든 대화를 여과 없이 옮기고 싶어 졌다.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고, 그래야만 당시에 내가 느꼈던 울림을 조금이라도 전할 수 있을 것 같다.

- 어떤 일을 하세요?

 

+ IT 컨설팅해요. 대X라는 회사를 다녔었는데, 회사가 망하면서 시작했어요. 20년 정도 됐어요. 사업은 모른다는 거예요. 인연으로 시작해서 인연으로 끝나요. 아 그리고 인생도 몰라요.

 

- 어떤 의미에서요?

 

+ 내가 와이프 어떻게 만난 지 알아요? 못 믿을걸. 길 가다 어떤 여자가 차 고장 났다고 밀어 달라는 거야. 정동교회 앞, 88 스텔라. 아직도 기억나 그 차, 그 장소. 차 밀어주다 만났어요 우리. 차 밀어주고, 나는 잠복하고, 기다리고, 7년 연애를 하고 결혼을 했어요. 와이프 유학 다녀오는 것도 기다렸고.

 

- 와… 듣기만 해도 설레요. 지금도 그렇게 기다리고 잠복하는 노력 하세요?

 

+ 그러진 않죠 이젠. 요즘은, 나이를 먹으면서 와이프한테 폐를 안 끼치려고 하는 남편이에요. 옛날에 못해준 것들 좀 더 위해주면서. 그리고 스스로 알아서 하는 남편. 집안일도 하고, 요리도 하고, 깍두기랑 김치도 담그는. 집사람 도와주려고 시작한 거예요.

+ 이제는 집사람이 좀 대우를 받아야 할 것 같아서, 대우하려고 노력해요. 내 뒷바라지며 자식 뒷바라지 열심히 했으니까. 이제 좀 쉬고 놀라고.

 

- 자녀분들에겐 어떤 아버지세요?

 

+ 엄했지요. 답이 정해진 쪽의 공부를 해왔고, 그래서 보수적이었어요. 그런데 딸의 인생을 보면서, 그리고 당신의 인생을 보면서 리버럴 하게 바뀌는 것 같아요. 딸이 취직을 했는데, 내가 꽤 오래전에 다녔던 회사였어요. 딸이 3개월 정도 다녔을 때 대화를 나눴던 적이 있는데, 딸이 하는 얘기를 모르겠더라고요. 그때야 느꼈어요. 대학까지는 이래라저래라 했는데, 이젠 내가 아는 게 없어. 도움 줄 게 없더라고. 그래서 “니 인생 네가 알아서 해라.”라고 했지.

+ 마찬가지로 아들이 미국에 있었는데, 아들에게 내가 한 말은 딱 두 개. 밥 잘 먹고 있니?, 그리고 건강하니? 세상이 너무 많이 바뀌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든든한 후원자. 그게 끝인 것 같더라고.

 

-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세요?

 

+ 은퇴해야죠. 은퇴 전과 후를 나눠 얘기해보자면. 은퇴 전까지의 삶은 부모로부터 독립하고 누구의 아버지, 남편으로 사회생활을 치열하게 하는 것이고, 은퇴 후의 삶은 다시 혼자 독립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제2의 독립인 거지.

+ 그래서 가족의 간섭 없이 할 수 있는 것을 하며 지내고 싶어요. 드럼도 치고. 그림 그리는 것. 6개월째 그림을 배우고 있어요. ‘올드파’라는 모임도 7, 8년째 나가고요. 사진도 배워야겠다. 아내랑 둘이서 놀러 가면 아내를 찍어주는데, 10장 찍으면 7장은 다시 찍으래.

제2의 독립, 그저 든든한 후원자, 올드파. 그는 깨어있는 아버지였고, 남편이었고, 어른이었다. 결혼을 앞둔 딸에게는, 그저 살면서 가장 큰 세상의 변화인 결혼을 하고 그저 잘 살길 바랐다. 아들에게는 좋은 선생을 만나 아직 못다 한 인생 설계를 시행착오 없이 이루길 바랐다.

#OFFTHERECORD

 

딸 : 아빠 배 넣어!! 코트 좀 잘 만져봐. 아 딸을 자꾸 시켜먹네~~

아빠 : 배 넣고 있어!!

딸 : 아빠! 턱도 당기고, 목 좀 돌리고, 하늘 봐봐 하늘!!

아빠 : 아빠도 다 알아. 엄마랑 나가면 맨날 찍는 게 사진이라고

 

딸 : 아빠 프사부터 바꾸자. 맨날 엄마 사진 하지 말고

아빠 : 바꿨어 이미. 그리고 프사 내가 하는 게 아냐, 엄마가 하는 거야.

#아빠에게  

 

"I feel like I am still in the dream"  

아버지, 외국 생활로 성인이 돼서야 부모님 품으로 돌아왔는데, 얼마 안 가 결혼하여 출가할 생각을 하니 기쁜 마음보단 속상하기만 합니다. The new grey를 통해 단순히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닌 아버지를 사랑하는 제 마음을 담아 신청했답니다. 정말 오랜만에 햇빛같이 환하게 웃으시는 아버지 모습을 보니, 저도 5살 아이 같아져 폴짝폴짝 뛰어다녔네요. 너무 특별하고도 행복한 시간으로 아버지의 기억에 별빛같이 오랫동안 기억됐으면 합니다. I Love you too papa.  

 

#남자는죽을때까지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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