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이란 것을 모르고 살았는데, 어느덧 육십이네요"

조회수 2020. 3. 21. 11: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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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그레이가 만난 서른 네 번째 아빠의 이야기와 사진을 담았습니다.
신양일(59, 물류업)

이것저것, 참으로 많은 일을 했다고. 부지런한 것만큼은 자신이 있다고. 그래서 누구 못지않게 살아올 수 있었다고. 촬영 내내 부끄러움이 많은 분이었지만, 그의 인생에 대한 얘기를 나눌 때만큼은 자신감이 넘쳤다. 지금도 열심히 일할 수 있어서, 일이 있어서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하는 그의 말에서, 언젠가 불평만 늘어놓던 나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부끄러웠다.

- 아무래도 가정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아요.

 

+ 아무래도 그렇지. 아내에겐 특히나 많이 부족한 남편이었어. 잘못도 했고, 그래서 진심으로 노력하고 있어. 애들한테도 부족하긴 매한가지야. 두 딸의 아버지로서 자격이 없어. 다정다감하게 해 본 기억이 없는 것 같아. 나이를 먹으면서 애들 소중한 걸 느꼈던 것 같아.

 

+ 지금이야 애들이 잊은 것 같지만. 아마 많이 서운했을 거야. 상처가 많았을 텐데, 잘 자라줘서 고맙기만 해. 초등학교 때, 딸아이가 상도동에서 명지 초등학교까지 버스를 타고 다녔어. 그걸 한 번 데려다준 기억이 없네. 큰 애는 최근에 시집을 보냈어. 그래서 둘째는 좀 늦게 보내고 싶긴 해.

 

- 일하는 시간 외에는 주로 뭐 하면서 보내세요?

 

+ 아직까진 일하는 게 가장 즐거워. 요즘 내 또래들이 일 없다는 말, 거짓말이야. 발품 팔면 돼. 열 번 쫓아다니면 한 번 안 주겠어? 자식들한테 해준 것도 없는데, 노후에 기대고 싶지 않아. 예전엔 산행을 주로 다녔어. 최근에 홍대에 살사댄스? 하는 데 가봤는데, 내가 제일 늙었더라고. 요즘은 주말이면 경조사 때문에 바빠.

뭐가 그렇게 미안하다는 걸까. 정작 딸은 아버지를 너무 사랑했다. 딸과 떨어져서 살지만, 주에 한 번은 꼬박 만나서 시간을 보내는 아버지가 어디 흔한가. 지난날의 후회를 조금은 접었으면 한다. 앞으로도 그들은 많은 시간을 함께할 테고, 과거의 상처보다 앞으로의 추억이 그들을 앞으로 이끌 것이다. 

#아빠에게  

 

안녕, 아빠! 내가 나와서 살기 시작한 이후로 아빠가 많이 외롭고 기운도 없어 보여서 이렇게 특별한 프로젝트에 신청을 하게 되었어. 아빠를 위해 무언가 해주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거든. 이번을 계기로 언니랑 나 뒷바라지하느라 즐기지 못했던 아빠의 인생을 조금이나마 되찾아 주고 싶어. 촬영하면서 보니까 역시 우리 아빠 아직도 너무너무 멋있더라. 아빠는 나한테 항상 최고야. 세상에서 제일 멋진 우리 아빠 사랑해. 앞으론 더 자주 전화하고 만나러 갈게!  

 

아빠의 영원한 작은딸 지원이가  

 

#남자는죽을때까지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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