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가격이 6개월 만에 13억이 오른 '이곳'과 이유

조회수 2021. 4. 14. 09:0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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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은 어떻게 우리의 돈을 훔쳐가는가

글로벌 1세대 투자 전문가인 NH투자증권 FICC리서치센터 신환종 센터장은 탄탄한 인문학적 배경을 바탕으로 경제, 철학, 역사, 정치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날카로운 통찰을 보여주는 국내 최고의 투자 전략가로 손꼽힌다. 반복되는 금융위기에 이해가 깊고 국가와 기업의 흥망성쇠에 관심이 많은 그는 코로나19 이후 급변하는 세계 경제를 이해하고 올바른 투자 전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Q. 왜 지금 인플레이션이 중요한 화두인가?

2021년 4월 5일 서울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 매매가가 8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불과 6개월 만에 13억 원이 껑충 뛰면서 올해 전국에서 거래된 아파트 중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한 것이지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는 금융 위기 이후에 풀려난 엄청난 유동성으로 인한 자산 인플레이션에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경제가 직격탄을 맞은 이후 대부분의 국가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나섰습니다. 시중에 화폐의 양이 많아지니, 자연스럽게 화폐 가치는 하락하고 반대로 자산 가격이 폭등한 것이지요. 이제 전 세계인의 관심은 얼마만큼의 인플레이션이 찾아올 것이냐에 쏠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인플레이션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쉽게 자산을 늘릴 수도, 반대로 힘들게 모은 자산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인 거죠.



Q. 인플레이션이란 정확히 어떤 상황을 의미하나?

인플레이션은 ‘부풀어오르다’라는 뜻의 라틴어 ‘Infla’에서 기원한 것으로 모든 상품의 물가가 전반적으로 꾸준히 오르고 반대로 돈의 가치는 하락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반대로 많은 상품의 물가가 하락하고 돈의 가치가 상승하는 현상인 디플레이션이 있죠. 지난 코로나19로 각국이 경기 침체를 겪으면서 디플레이션 상태로 빠져들었죠. 이후 유동성 공급과 백신 개발 등으로 인해 경기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예측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인플레이션이 닥칠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디플레이션에서 인플레이션으로 진행하는 중 일반적으로 ‘리플레이션’의 시기를 거치게 되는데, 이는 다플레이션에서는 벗어났지만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을 정도로 물가가 상승하는 상황을 뜻하지요. 

Q. 왜 인플레이션이 사람들의 돈을 뺏어가나?

인플레이션은 사람들의 실질소득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철수와 영희라는 두 사람이 1,000만 원을 채권에 투자했다고 가정해보죠. 철수가 투자한 상품의 명목금리는 2%(20만 원)고 이때 물가상승률은 0%입니다. 정부 세금 15.4%를 제외할 때 철수의 세후 실질이자율은 1.692%, 금액으로는 169,200원입니다. 영희의 경우 명목금리 4%인

인플레이션은 사람들의 실질소득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하지만 화폐 착각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자신의 돈을 빼앗아가고 있다는 것을 잘 인식하지 못합니다.

 상품에 투자했고, 이때 물가상승률은 2%라고 해봅시다. 이 경우 세금을 제외한 영희는 세후 실질소득은 133,840원입니다. 철수보다 낮은 금액이죠.

 하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철수보다 영희의 투자가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체감상 명목 금리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지요. 이처럼 화폐의 명목가치를 실질가치보다 낫다고 오해하는 것을 ‘화폐 착각’이라고 부르는데, 사람들은 이러한 화폐 착각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자신의 돈을 빼앗아가고 있다는 것을 잘 인식하지 못합니다.




Q. 미국 부채 문제가 한계를 드러내면서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으로 인해 세계 경제에 큰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는 예측이 등장하고 있는데

미국처럼 기축통화를 보유한 선진국은 부채 비율이 다소 상승하더라도 높은 채무 감당 능력, 채무 복원력, 높은 자금 조달 능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 부채가 다소 상승한다 하더라도 실질적인 채무 상환 능력은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미국의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이 130%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정부 부채가 높다 해도 이자율을 웃도는 경제 성장률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면 실질적인 채무 상환 부담은 크지 않다고 판단됩니다. 

Q. 인플레이션을 실감하는 이유 중 하나는 물가의 상승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체감하는 물가와 나라에서 발표하는 소비자물가 간의 차이가 큰 것 같은데 왜 그런가?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아파트 값의 상승이 체감물가의 바로미터로 작용하고 있는데, 아파트 가격 상승의 경우 체감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지표물가에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소비자의 주거비용으로 전세나 월세는 포함되지만 아파트 구매에 따른 주거 서비스는 혜택이 수년에 걸쳐 나타나기 때문에 소비가 아니라 투자로 간주하는 것이지요. 이 외에 외식비, 사교육비 등은 사람들이 물가상승을 즉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항목이지만 소비자물가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또 개인마다 주로 소비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내용이 다르며, 소비자들이 가격을 비교하는 시점과 지표물가의 비교 시점이 서로 달라 체감물가와 지표물가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Q. 인플레이션을 투자 전략에 활용한다면 어떻게 자산을 배분하는 게 좋은가?

 2020년대 초반 몇 년간은 2%를 넘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되고 그 이후에는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 상황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그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지나치게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온다는 데 너무 오랫동안 과도한 베팅을 하면서 차입 전략을 추구하는 것은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이 언제든지 있기 때문에 그리 좋은 선택은 아닐 것으로 판단됩니다.

 따라서 주식과 채권, 한 자산에 집중된 투자보다는 다양한 자산에 분산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특히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비트코인의 경우 각국 정부의 규제와 견제가 강화되면서 높은 변동성이 예상됩니다. 정치, 경제적 대혼란과 지정학적 혼란이 나타나서 달러의 위상에 대

한 도전으로 판단될 때, 또는 1933년 이후 미국 루스벨트 정부가 금 보유를 금지한 것처럼 금융 억압이 재현될 때 가치가 급락할 가능성도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Q. 개인 투자자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1년 전 전세에 들어간 사람과 집을 산 사람의 자산은 어마어마한 차이를 불러왔습니다. “그때 내가 왜 집을 안 샀지?”라고 자책하거나 ‘운이 없었다’라고 치부하기보다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돈의 속성을 잘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돈이란 이자라는 새끼를 낳으며 불어나기 마련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금리가 낮은 상황이면 더욱 불어나기 마련이지요. 따라서 돈의 가치는 하락하고 부동산처럼 한정된 수량을 가진 자산은 오를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부자들이 부동산 같은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말도 있죠. “가난한 사람은 통장에 돈이 없는 걸 불안해하고 부자들은 통장에 돈이 있는 걸 불안해한다.” 이 말이 주는 중압감을 느낀다면 자산을 배분하고 투자 전략을 짜는 데 있어 인플레이션이 가져다줄 영향에 대해 깊이 고민해봐야 합니다. 투자자들에게 있어 인플레이션은 전략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입니다. 


본 콘텐츠는 강의 내용 일부와 <인플레이션 이야기> 도서 내용을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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