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아빠에게 아이를 맡기면 안 되는 이유

조회수 2020. 10. 7. 18:25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엄마의 놀이와 아빠의 놀이가 다른 건 당연한거예요

“아빠, 나랑 놀아줘!”

“엄마, 우리 이거 놀이해요!”

“아빠, 이건 어떻게 하는 거야?”

“엄마, 여기로 와보세요!”


하루에도 몇 번씩 엄마, 아빠를 부르며 찾곤 하는 게 아이들입니다. 같이 놀아달라는 건 기본이고, 쫑알쫑알 계속 말을 시키거나 사소한 질문을 쏟아내기도 하고, 각종 장난감을 펼쳐놓고 ‘이렇게 해달라, 저렇게 해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똑같은 놀이를 수없이 반복하며 엄마 아빠를 지치게 할 때도 있고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다 보면 엄마 아빠도 때론 힘에 부치는 것이 당연합니다. ‘인제 그만 귀찮게 했으면 좋겠는데……’라는 생각이 들거나 ‘언제까지 놀아줘야 하지? 나도 할 일이 많은데……’ 싶은 순간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 에게는 미안하지만 “인제 그만! 엄마(아빠) 이거 해야 해.”, “가서 책 봐!”, “너 숙제는 다 했어?”라는 말로 상황을 정리해버리는 때도 종종 있습니다.


실제로 대다수 부모님이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어려워합니다. ‘우리 아이를 위해 잘 놀아주고 싶다’고 생각은 하지만, 막상 아이와 시간을 보내려고 하면 어떻게 해야 잘 놀아주는 건지 잘 모릅니다. 그저 놀아줘야 한다는 부담감과 책임감만 앞설 뿐 아이와 함께 즐거운(아이만이 아니라 부모도 즐거운)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이가 장난감을 두 손에 쥐고도 부모를 부르는 이유는, 장난감은 친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이라도 있으면 다행이지요. 장난감을 갖고 노는 것으로 아이들이 잠깐의 놀이 시간을 버티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주변의 장난감으로 할 수 있는 아이디어의 밑천은 금방 들통이 납니다. 그럼 또 새로운 장난감이 필요하게 되고, 그렇게 주변은 장난감으로 넘쳐나게 됩니다. 하지만 장난감을 수시로 사줘도, 아이는 장난감으로 꾸준히 혼자 놀지 못하고 자꾸 엄마 아빠를 부릅니다.


왜 그럴까요? 아이가 장난감을 두 손에 쥐고도 부모를 부르는 이유는, 장난감은 친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이는 장난감을 도구 삼아서 노는 상호작용을 원합니다. 로봇이 해주는 것과 는 다른 ‘살아 있고, 애정 어리며, 자신에게 집중해주는’ 대답과 반응을 아이들은 원합니다.

그러니 우리 아이가 혼자 놀지 않고 자꾸 엄마, 아빠를 부르며 찾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그리고 고마운 일입니다. 우리 아이가 사회적 의사소통의 첫걸음을 잘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니까요.


그럼 이쯤에서 궁금해지기 시작합니다. ‘살아 있고, 애정 어리며, 아이에게 집중해주는 반응! 그게 어떻게 해주면 되는 건가요?’ 이런 질문을 떠올린다면, 당신은 이미 충분히 준비된 부모입니다. 아이와 잘 놀아주고 싶고, 또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마음과 의지가 크다는 것일 테니까요. 부모님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고민을 몇 개 소개해드릴게요.


"OO네 부모는 집에서 매일 재밌는거 해준다는데..."
그런 생각 하지 마세요.
“요즘은 아이와 잘 놀아주는 부모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나는 그렇게 못하니까, 너무 비교되는 것 같아요. 그렇게 놀아줄 자신도 없고요.”

아마 공감할 부모들이 많을 거예요. 평소에는 크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어디선가 ‘누구 엄마는 매일 아이랑 같이 이것저것 만들면서 놀아준대’. ‘누구 아빠는 다정다감해서 아이가 아빠랑 노는 것을 그렇게 좋아한대’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괜스레 스스로 작아질 때도 있지요.


이렇게 생각해봅시다. 우리 아이가 나에게 와서  

“○○이는 그림을 잘 그리는데, 나는 너무 못 그리는 것 같아”라고 말합니다.

그럼 뭐라고 할 건가요?

“○○이가 그림을 잘 그리는 게 부러웠구나. ○○이도 그림을 잘 그리고 싶었어(아이의 욕구 알아주기)?”

혹은 “엄마도 그런 친구가 부러운 적이 있었어. 근데 ○○이는 달리기를 잘하잖아. 또 혼자 양치질도 잘하고, 정리도 잘하지.”

이렇게 우리 아이가 잘하는 것을 찾아주는 것이 필요하겠지요.


부모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녀 양육에서 저마다 잘하는 강점은 개인마다 다 다를 것입니다. 어떤 부모는 음식을 잘해줄 수도 있고, 어떤 부모는 아이에게 설명을 잘해줄 수 있고, 또 어떤 부모는 아이에게 잘 웃어주거나 친구처럼 잘 놀아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늘 나보다 더 잘하는 부모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미안해하죠. 왜 그럴까요?

부모 스스로가 자기 자신에게 낮은 점수를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부모의 "양육 효능감"

부모 스스로가 자기 자신에게 낮은 점수를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속담 중에 ‘남의 떡이 커 보인다’는 말이 있지요. 내가 가지고 있는 부모로서의 강점보다 다른 사람의 강점이 더 커 보이는 것입니다.

이런 부모의 마음은 ‘양육 효능감’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양육 효능감은 ‘내가 내 아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제대로 양육하고 있는가’에 관한 것입니다.


쉽게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양육을 ‘집을 짓는 것’에 비유해볼게요. 목표는 좋은 집을 짓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완벽한 설계도, 좋은 재료, 집을 짓는 사람들 등의 조건들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어느 한 부분이 없거나 약하다면, 혹은 어느 한 부분만 강조된다면 어떨까요? 내가 구상한 집을 만들어보려고 하는데 내 생각처럼 잘 안 되면 집을 짓는 효능감은 떨어질 것입니다.


아이를 양육하는 것도 비슷해서 좋은 양육을 하기 위해서는 아이에게 사랑도 표현해야 하고, 어느 정도 통제와 훈육도 해야 하며, 발달 단계에 따라서 적절하고 일관된 반응도 해줘야 합니다.  

그런데 부모 A는 ‘사랑 표현’이라는 재료는 넘치는데, ‘통제’라는 재료가 부족합니다.

부모 B는 모든 재료가 충분한데 ‘일관성’이 부족해서 재료 관리가 되지 않습니다. 


이처럼 부모마다 가지고 있는 ‘재료’가 달라서 개인마다 느껴지는 양육 효능감은 모두 다릅니다. 그리고 아이의 나이와 발달, 부모의 상황, 현재 부모의 스트레스 정도, 가족 경험 등으로 양육 효능감은 변화할 수도 있고요. 

Q. 만일 나에게 부족한 재료가 있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A. 대안을 찾으면 됩니다.

만일 나에게 부족한 재료가 있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대안을 찾으면 됩니다.

당신에게는 ‘대체 재료’라는 것이 있습니다. 먼저 내가 아이를 양육하는 데에 있어서 ‘잘하고 있는 점’을 생각해보세요. 아주 사소하거나 간단한 것도 좋습니다.


‘나는 매일 아이의 양치질을 꼭 시켜요.’  

‘나는 책을 잘 읽어줄 수 있어요.’

‘아이에게 따뜻한 목소리로 이야기할 수 있어요.’

‘일관되게 규칙을 잘 제시할 수 있어요.’

‘나는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줄 수 있어요.’

‘나는 아이 말에 대답을 잘해요.’

‘예쁜 옷을 잘 골라줘요.’


한두 가지라도 찾았다면, 당신은 아이를 양육하는 데 필요한 재료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미 좋은 부모가 될 준비가 되어 있는 거지요. 그럼 이제 내가 못하고 있는 점들, 남과 비교되어 나를 좌절하게 하는 재료들을 생각해보겠습니다.  


아이에게 비일관적으로 소리를 지르곤 하나요? 과하게 훈육을 하나요? 스스로가 따뜻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나요?

부모라도 다 잘하지 않아요. 부모도 아이와 같이 크는 것이니까요. 아이의 나이와 부모의 양육 나이는 동갑입니다. 아이가 다섯 살이면, 부모의 양육 나이도 다섯 살인 것이지요. 나의 부족한 양육 태도에 너무 상심하지 마세요.


비일관적으로 열 번을 소리 질렀다면 다시 다짐하는 겁니다. ‘열 번 중 한 번이라도 침착하게 이야기해봐야지. 아이가 물을 흘리면 닦으면 된다고 차분히 말해줘야지’라고 생각해보세요.

나는 따뜻하지 못한 부모라고요? 그럼 의식적으로라도 아이의 등을 쓰다듬거나 손을 잡거나 엉덩이를 토닥토닥 해보는 쉬운 접촉부터 횟수를 늘려보세요. 그것도 어렵다면 아이가 말할 때 눈을 맞춰보세요. 사랑을 담은 눈빛으로 말이죠. 눈맞춤도 충분한 표현이니까요.


이러한 다짐과 행동을 하루에 몇 번 해볼까요? 하루 한 번이라도 좋습니다. 계획을 세웠다면 시작이 반이라고, 이미 반은 성공한 셈이네요. 내 아이를 어떻게 키울지, 어떤 부모가 되고 싶은지 고민하고있는 당신은 이미 좋은 부모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저는 남편이 아이랑 놀아주는 방식이 마음에 안 들어서 자꾸 지적하게 돼요.”

인터넷에 유머처럼 돌아다니는 사진들 중 "아빠에게 아이를 맡기면 안되는 이유"라는 제목들이 있습니다. 아이와 위험한 놀이를 하거나 너무 지저분하게 논다거나 하는 식이죠. 그런 모습을 보는 엄마들은 속이 답답하고, 어느 순간 폭발해 남편에게 뭐라고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엄마와 아빠는 각자 자라온 환경이 다른 만큼 놀이 스타일이나 양육 방식도 다른 것이 당연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에게 익숙하지 않은 양육 방식은 불편할 수 있어요. 중요한 것은 부부 간의 의사소통을 통해 서로의 놀이 방식 중 어떠한 것이 편한지, 혹은 불편한지 살펴보는 것이지요.

배우자가 아이를 비난하는 태도, 아이에게 친절하지 못한 것, 너무 위험하게 놀아주는 것 등 서로의 놀이 태도나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 데에는 다양한 이유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 이유들이 무엇인지, 그 놀이 태도나 방식이 왜 마음에 들지 않는지 찾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배우자의 놀이 방법이 내 생각과 같지 않다고 아이가 보는 앞에서 배우자를 지적하거나 나무란다면, 지적을 받은 배우자는 아이와 놀이하는 것, 아이를 돌보는 것에 대해 위축되거나 상황을 회피하게 됩니다(자녀를 양육하고 훈육하는 상황에 참여하기 싫어할 수 있어요). 위축되고 회피적인 심리 상태로는 지금까지 잘하던 행동도 지속하기 힘들 뿐 아니라 양육 문제로 부부 관계를 불만스럽게 만들기도 하지요. 무엇보다 아이는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에서는 상대를 비난해도 되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서로에게 존중하지 않는 태도를 배우게 되는 거죠. 


배우자가 잘하는 놀이 방법은 무엇인가요? 서로에게 잘하는 영역을 찾아보세요. 그리고 그 부분을 칭찬해주세요. 나는 하지 못하지만, 배우자는 할 수 있는 놀이가 분명히 있습니다. 

여기서, 배우자는 잘하는데 나는 못하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면 배우자가 더 잘하는 부분은 배우자의 몫으로 남겨두세요. 배우자가 잘하는 부분까지 잘하려고 하면 배우자의 자리가 좁아지게 됩니다. 나는 이 부분을, 배우자는 저 부분을 채워준다면 각각의 자리도 생기게 되고 아이도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게 되죠. 예를 들어, 아빠는 신체 놀이를 잘해주고 엄마는 앉아서 하는 놀이를 잘해준다면, 엄마가 신체 놀이까지 해줄 필요는 없습니다. 배우자의 자리를 남겨두세요.


부부는 같은 힘으로, 같은 방향으로 아이를 키우며 함께 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부부가 아이를 한 쪽에서만 세게 민다면 양육의 속도감은 빠를 수 있지만 방향을 잃기 쉬울 것입니다. 배우자가 할 수 있는 부분,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영역을 찾아보세요. 그것이 부부가 같은 힘으로, 같은 방향으로 아이를 키우며 함께 가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인터넷에 유머처럼 돌아다니는 사진들 중 "아빠에게 아이를 맡기면 안되는 이유"라는 제목들이 있습니다. 아이와 위험한 놀이를 하거나 너무 지저분하게 논다거나 하는 식이죠. 그런 모습을 보는 엄마들은 속이 답답하고, 어느 순간 폭발해 남편에게 뭐라고 하기도 합니다.
“아이가 고집이 너무 세요. 같이 놀면서 방법을 이야기해주면, 잘 듣지도 않고 자기 생각만 고집해요. 그럼 저도 모르게 한숨이 나오거나 짜증을 낼 때도 있어요. 때로는 힘이 빠져 지켜보기만 해요.”

부모의 말을 잘 들어주지 않고 아이가 부모의 제안을 거부하는 상황이 반복되면 어른이라도 속상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도 생각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거절할 권리가 있습니다. 사실, 거절하는 힘이 있다는 것은 ‘자기 표현력이 좋다’고 봐도 좋겠습니다. 부모도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싶은 욕구가 있듯이 아이에게도 욕구가 있습니다. 이 놀이의 책임자는 누구인가요? 부모가 아니라 아이라는 것, 알고 있지요? 아이가 자신의 생각만 고집하는 이유는 많지만 대표적인 이유는 다음의 네 가지 정도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첫째, 아이가 꼭 하고 싶은 경우입니다. 부모의 생각보다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거나 목표가 뚜렷하여 고집을 피우기도 하는 거죠. 아이가 생각한 부분이 있는데, 중간에 부모가 아이가 생각하는 것과는 관련 없거나 도움이 되지 않는 제안을 한다면 받아들일 수 없지요. 

부모는 아이에게 실패감을 주지 않으려고 쉬운 방법, 효율적인 방법을 이야기해주는 것일 수 있지만, 아이는 자신의 놀이 과정이 중요합니다. 아이는 느리고 조금 비효율적이더라도 세부적인 과정을 경험하는 데서 기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신뢰의 눈으로 아이를 바라봐주고, 반박자 느리게 아이의 놀이를 따라가주세요. 결국 아이의 의도를 알아차릴 수 있게 될 겁니다.


둘째, 언어 이해도가 낮거나 표현력이 부족한 경우입니다. 언어 발달이 나이에 비해 느린 경우에 고집이 세지기도 합니다. 인지 능력은 정상 발달인데 언어 발달이 인지 발달에 비해 느리면 자신의 생각을 언어로 표현하는 데 한계를 느낄 수 있는데, 그럴 때 아이가 할 수 있는 게 고집을 부리는 것이죠.  

부모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지 못하는 아이는 얼마나 답답할까요? 이럴 때는 아이에게 고집 피우는 이유를 되묻기보다는 “엄마가 못 알아들어서 속상한 거구나. 미안해”라고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부모가 제시하는 놀이 수준이 너무 높은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종이접기를 부모가 알려주는 대로 접다가도 자신의 수준보다 어려워지면 마음대로 종이접기를 해버릴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부모는 결과물이 좋지 않게 느껴지기 때문에 난감할 수 있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실패를 경험하고 싶지 않아서 나름의 방식대로 회피해버리는 것입니다.


넷째, 상호작용 경험이 부족하여 협상하고 타협하는 기술이 부족한 경우입니다. 

부모가 뭔가를 제시할 때 언어로 거절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달할 수도 있어야 하는데, 이런 행동은 바로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충분한 연습을 통해서 나올 수 있는 것이지요. 연습은 놀이, 부모와의 대화, 또래 관계를 통해서 쌓는 것이고요. 


아이가 강하게 고집을 피운다면, 아이에게 어떻게 하고 싶은지를 물어봐도 좋습니다. 그리고 부모가 수용 가능한 범위라면 아이의 생각대로 해주고, 수용 가능하지 않는 범위라면 아이에게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해주세요. 또한 아이가 생각한 방법이 안 될 때는 다른 대처 방법을 알려주는 것도 좋습니다. 

아이는 늘 표현보다는 행동을 먼저하죠
“아이가 지는 것을 너무 싫어해요. 게임을 같이 하는데, 자기가 질 때마다 승부를 받아들이지 않고 울어버리기도 해요. 친구들과 게임을 할 때도 이럴까 봐 걱정돼요.”

지는 것을 유독 싫어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아이도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는 다를 거예요.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싶은가요? 아이들은 어른의 세계와 아이의 세계를 충분히 구분할 수 있습니다. 또래 친구와 게임을 할 때 지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고집을 부리면, 다음번 게임에서는 자신이 구성원으로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을 아이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족의 경우는 조금 다르지요. 지금 고집을 조금 부리고 지는 것이 싫다고 떼를 써도 부모가 자신을 구성원에서 제외시키지는 않을 테니까요. 아이들도 이를 본능적으로 잘 알고 있습니다.

아이가 지는 것을 잘 받아들이지 않거나 게임의 규칙을 지키지 않는 모습을 보일 때는 크게 3가지 이유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아이의 발달 수준과 해당 게임의 수준이 맞지 않는 건 아닌지 살펴봐야 합니다. 보드게임을 같이 하는 중이라고 생각해봅시다. 아이가 해당 게임의 규칙을 제대로 이해한 것처럼 보이나요? 게임을 할 때는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한 후에 시작해야 합니다. 특히 형제자매가 있는 경우 게임의 수준을 큰 아이에게 맞추었다면, 옆에서 곁눈질로 보고 있던 동생도 게임의 룰을 이해했다고 착각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게임의 규칙을 확실히 이해하고 있는지 물어봐주세요. 그리고 아이의 수준에 맞지 않는 규칙이라면 규칙을 간단하게 줄여주는 것도 좋습니다.


두 번째는, 이기고 싶은 욕구 때문입니다. 상담센터에서 아이들이 보드게임을 하는 것을 관찰할 때가 있는데, 자신이 질 것 같은 위기가 오면 속임수를 쓰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저희는 “이렇게 해서라도 이기고 싶구나”라고 말해줍니다. 말 그대로 이기고 싶은 것입니다. 게임에는 경쟁이 있고 승패가 있기 때문에 어떠한 방법을 써서라도 패배하고 싶지않은 욕구를 표현하는 것이지요. 승리를 향한 아이 나름대로의 투쟁이라고 보면 됩니다. 

"지는 걸 좋아하는 아이는 없습니다."

세 번째는, 관계를 이기고 지는 것으로 맺는 경우입니다. 누군가와 함께 놀고 싶고 소통하고 싶지만 주고받는 상호작용 방식을 이기고 지는 것으로 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존재해야 하지만 상대방의 역할은 ‘지는 자’, 자신은 ‘이기는 자’여야 하는 것이죠. 이는 부모가 성과주의적인 경향이 강한 분위기, 즉 ‘1등’, ‘이 기는 것’, ‘최고’를 강조해온 결과일 수 있습니다. 또는 아이가 자기중심적 사고방식에 머물러 있는 경우에도 그럴 수 있습니다.

아이와 게임을 하다가 내 아이에게서 옳지 못한 모습이 삐죽 나오게 되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잘잘못을 이야기하며 아이의 도덕적인 문제를 거론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때 부모들의 도덕적 잣대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부모의 지적으로 인해, 안 그래도 게임에 져서 속상한 아이의 화만 키울 뿐이지요.  


물론, 아이가 지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한다고 부모가 무조건 아이에게 져줘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아이가 지는 감정을 싫어하는 것,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것을 있는 그대로 알아주세요. 지는 것이 싫은 것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이며 그것은 나쁜 감정이 아니라는 것을요. 그리고 다음과 같이 있는 그대로 아이가 보이는 행동을 읽어주세요.  


“○○이가 지는 것이 싫었구나. 지는 것은 정말 싫은 감정이야.”  

“○○이는 이겼다고 말하고 싶을 만큼 지는 것이 속상하구나.”

“○○이는 눈물이 날만큼 짜증났구나.”

“○○이는 이겼다고 우기고 싶을 정도로 지는 게 싫었구나. 너한테는 이기는 게 중요하구나.”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이가 지는 것을 거부하는 행동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면 아이는 스스로 진정하고 조절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게임 중에 아이가 규칙을 어기려고 할 때도 “이기고 싶어서 규칙을 바꾸고 싶구나”라고 말해주세요. 사실 아이가 원하는 대로 규칙을 한두 번 정도 바꿔주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럴 때는 이렇게 이야기해주세요.


“○○이는 규칙을 바꾸고 싶구나. 그런데 지금은 게임 중간이라 규칙을 바꿀 수 없어. 바꾸고 싶다면 다음에 새로운 게임이 시작할 때 바꿀 수 있어.”  


그리고 아이가 규칙을 잘 지킬 때마다 격려해주세요.

“○○이는 규칙을 잘 지키는구나.”

“○○이가 규칙을 잘 지켜주어서 게임을 재미있게 했어.”

게임의 규칙은 불변이 아닙니다. 다만 아이가 게임을 하면서 ‘내가 규칙을 잘 지켰을 때 모두가 즐거울 수 있구나’라는 것을 몸소 체험하며 배워나갈 수 있도록 해주세요. 

*이 포스팅은 도서 <눈맞춤 육아법>을 참고해서 만들었습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