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맛집으로 돌아온 삼화페인트

조회수 2021. 4. 23. 17:4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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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맥시멀리스트 에디터B다. 최근 몇 년간 나의 소비 내역을 들여다보면 ‘콜라보레이션’이라는 키워드를 뽑아낼 수 있다. 브랜드에 대한 애정? 그런 숭고한 마음이 아니다. 단순히 A브랜드와 B브랜드가 만났다는 이유만으로 선뜻 구매한 것들이다. 왠지 특별해 보였고, 한정판이었으니까. 대부분은 의류였고, 기능보다는 디자인이 중요한 요소였기 때문에 크게 실망할 일도 없었다.


그런데 이것도 다 옛날얘기다. 몇 년간 많은 브랜드에서 레트로, 뉴트로, 콜라보, 한정판이라는 키워드를 앞세워 제품을 출시했다. 한때는 시도만으로도 주목을 받았지만 이제 소비자는 그 정도 수준에 눈길을 주지 않는다. 이제는 좋은 시도보다 잘하는 게 중요해졌다.

올해로 창립 75주년이 되는 삼화페인트, 15주년이 되는 크리틱이 만났다. 두 브랜드가 선보인 워크 웨어, 티셔츠, 가방, 버킷 등 다양한 제품군을 보고, 오랜만에 일 잘한 두 브랜드를 찾은 듯했다.


삼화페인트는 다들 알겠고, 크리틱은 모를 수도 있겠다. 크리틱은 국내 1세대 스트릿 브랜드로 디에디트 뉴스레터 ‘까탈로그’에서도 한 번 소개한 적이 있었다. 이전 콜라보 작업물을 보면 손쉬운 로고 플레이에 그치지 않고 크리틱만의 해석이 들어가는데 대충하는 법이 없다는 인상을 받았다. 두 브랜드에 대해 설명을 더 보태고 싶지만 이런 얘기를 들을 시간에 제품 사진 하나라도 더 보고 싶을 테니 빠르게 제품 소개로 넘어 가겠다.

이번 컬렉션은 크게 ‘리얼 워크 웨어 라인’, ‘스트릿 웨어 라인’ 이렇게 두 가지다. 리얼 워크 웨어의 작업복 셋업은 실제 삼화페인트 작업복을 크리틱의 개성을 더해 커스텀했다는 점에서 더 특별하다. 종류는 재킷과 팬츠 두 가지, 색상은 베이지 한 가지.

작업복치고는 너무 힙한데? 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아까도 말했듯이 실제 삼화페인트 작업복을 커스텀했다. 차이가 있다면 콜라보 로고와 페인트를 모티브로 한 디자인을 더한 정도. 진짜다. 아래 이미지가 실제 작업복이니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자.

실제 작업복을 커스텀했기 때문에 포켓 수와 위치도 그대로 살렸고, 왼팔 상단에 있는 ‘안전제일’ 패치 역시 그대로 두었다. 사실 해당 제품을 ‘리얼 워크 웨어’ 라인이라고 분류했지만 일상복으로 입는 걸 염두에 두었을 것이다. ‘안전제일’ 패치는 작업복일 때는 단순한 메시지에 불과하지만, 일상복일 때는 훌륭한 디자인이 되는 요소다. 내가 삼화페인트 재킷을 사려고 이번 달 무신사 할인 쿠폰을 아직 안 썼구나 싶었다. 딱 내 취향이다.

나는 포켓이 많은 워크웨어 스타일을 좋아하는 편이다. 나의 아버지는 실제로 페인트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데, 아버지 작업복이 탐나서 남는 작업복 없냐고 물어본 적이 있을 정도다(어머니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안전제일 패치 다음으로 마음에 든 건 페인트가 묻은 듯 보이는 것. 삼화페인트의 아이덴티티를 살린 건데, 재킷뿐만 아니라 다른 제품에서도 비슷하게 디자인 했으니 이 글을 끝까지 읽으며 구경해보자. 재킷 뒷면에는 삼화페인트, 크리틱 로고가 프린트되어 있다. 혹시 ‘뭔가 다른데? 삼화페인트 로고가 원래 이랬나?’ 생각이 들었다면, 눈썰미 인정. 사실 이 로고는 삼화페인트의 옛 로고다.

페인트통에 ‘SAMHWA PAINT’라고 적힌 걸 볼 수 있다. 헤리지티가 있다는 것, 브랜드가 오래되었다는 건 그 자체로 강력한 무기다. 수십년 동안 쌓아놓은 시간은 콜라보 하나를 할 때도 모두 디자인 재료가 되니까.

이번 콜라보를 보며 삼화페인트에 대해서도 새롭게 생각하게 된다. 솔직히 페인트를 한 번도 사본 적이 없는 내가 삼화페인트에 대해 어떠한 이미지를 갖고 있기란 힘들다. 삼화페인트는 많이 들어본 브랜드, 유명한 페인트 기업 정도였으니까. 그런데 해방 직후에 만들어진 오래된 브랜드가 스트릿 브랜드와 콜라보를 했는데, 그 결과물이 좋으니 이 브랜드에는 뭔가 있겠구나 싶은 기대감이 생긴다. 이런 이미지가 조금씩 쌓여서 브랜드 파워가 되는 거지.


아무튼 첫 번째 픽, 워크 웨어 라인에 대한 설명은 여기까지. 이제 나의 두 번째 픽, 티셔츠로 넘어가자. 여기서부터는 이제 스트릿 웨어 라인이다.

티셔츠는 총 세 가지 디자인으로, 컬러는 각각 두 가지씩 있다. 첫 번째 티셔츠는 삼화페인트의 옛 마스코트인 원더 베이비를 활용한 디자인이다. 지금까지 왜 안 썼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원더 베이비는 꽤 잘 만든 캐릭터다. 이렇게 힙해보이는 캐릭터가 현재 마스코트도 아닌 옛 마스코트라는 점도 놀랍다. 성수동에 매장을 둔 신생 패션 브랜드가 썼을 법한 캐릭터 같다. 三和라는 한자를 함께 쓴 점도 이색적이다.

모델이 들고 있는 흰색 버킷도 이번에 출시하는 제품이다. 용도는 사용자 마음대로다. 페인트통으로 쓸 수도 있겠고, 각종 물건을 담아 두는 수납용으로 쓰는 것도 힙하지 않을까. 흰색과 파란색의 조합이 내 취향이다.

두 번째 티셔츠는 조금 더 심플한 스타일이다. 앞면에는 ‘삼화’가 한자로 레터링 되어있고, 뒷면에는 일러스트와 글자가 레트로한 느낌으로 빼곡하다. 오른쪽 사진의 모델 착용 바지는 스웻팬츠다. 언뜻 보면 카모 패턴처럼 보이지만, 페인트를 모티브로 디자인한 제품이다. 이건 카키와 그레이 두 가지 컬러가 있다.

만약 원더 베이비보다는 덜 귀엽고, 삼화보다는 화려한 느낌을 원한다면 세 번째 티셔츠가 적당하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가슴팍에 들어간 일러스트다.

페인트통 일러스트는 실제로 삼화페인트가 했던 신문 광고를 모티브로 재해석한 거다. 이런 디자인을 보면 위에서 내가 위에서 말한 ‘수십 년간 쌓은 헤리티지 자체가 무기’라고 말한 이유가 와 닿지 않나. 스토리텔링과 디자인 소스를 굳이 만들 필요가 없는 거다. 이미 다 있으니까.

페인팅 디자인은 볼캡, 에이프론에도 그대로 적용되었다. 볼캡 전면에는 두 브랜드의 로고가 한자와 영어로 각각 들어가서 유니크하다.

쇼핑몰에서 옷 좀 사 본 사람이라면 이번 룩북이 뭔가 다르다고 느꼈을 거다. 외국인 모델을 쓰지 않았으니까. 외국인 모델을 쓰면 왠지 모르게 세련되어 보이곤 한다. 그 이유는 나도 모른다. 사대주의 때문인지, 외국인 핏이라 다른 건지 모르겠다. 이유야 어쨌든 내 생각은 이렇다. 실제 제품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서는 한국인 모델을 쓰는 게 더 좋다. 그래서 삼화페인트X크리틱을 보며 화려한 이미지로 속이려 하지 않고 솔직하게 보여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75년이나 된 국내 브랜드, 15년이나 된 국내 스트릿 브랜드의 만남이라는 점에서도 그건 훌륭한 선택이라 생각한다. 사소하지만 이런 것들 하나하나가 알게 모르게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를 만드는 게 아닐까.


나는 삼화페인트X크리틱 룩북을 보고 재킷과 티셔츠, 페인트 버킷 정도는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컬렉션은 무신사에서 구매할 수 있고, 무신사 스페셜 이슈에서 런칭 이벤트도 진행한다고 하니 관심이 있다면 참여해보자. 자세한 내용은 삼화페인트 홈페이지 및 공식 인스타그램( @samhwa_paint)을 참고하자.


*이 글에는 삼화페인트의 유료 광고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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