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가 병을 투명하게 바꾼 이유

조회수 2021. 4. 15. 11:2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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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디터M입니다. 여러분의 카스에 대한 첫 기억은 언제였나요? 제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아마도 20살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그때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네, 맞아요. 이제 막 어른들의 세계로 발을 들이기 시작한 그때. 옷장에서 가장 어른스러워 보이는 옷을 챙겨 입고 ‘호프집’이란 곳에 갔어요. 안주로 떡볶이가 나오는 동네의 그저 그런 곳이었죠. 친구들과 짐짓 능숙한 척, 가장 저렴한 안주인 모둠 감자튀김과 카스를 주문합니다.

테이블 위에 놓인 병을 보면서 저는 생각했어요. “아, 이제 나도 어른이다.” 솔직히 말해 맥주의 맛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요. 벌써 십 년도 넘은 이야기니까요. 여러분의 추억도 그리 다르지 않다는데 저의 일부를 걸어도 좋아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카스를 마셔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을 거예요.

세상도 맥주도 참 많이 변했습니다. 마트나 편의점만 가도 화려하게 치장한 수입맥주가 넘쳐나는 요즘이지만, 여전히 카스가 생각나는 순간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저는 맛이란 건 상당 부분이 경험과 기억에서 온다고 믿습니다.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것을 어미라고 믿고 따르는 오리처럼 우리의 혀와 뇌도 처음 맛본 알코올의 알싸한 맛과 목구멍을 찢는 그 강렬한 탄산의 맛을 아주 깊은 곳에서 기억하고 있거든요.

여름날 마시는 치맥, 불판 위에서 고소한 향으로 우리는 유혹하는 곱창, 지글지글 타오르는 삼겹살, 입술이 벌겋게 될 정도로 매콤한 닭발엔 역시 카스죠. 무엇보다 카스가 아니라면 과연 무엇으로 달콤한 소맥을 만들 수 있겠어요?

그런데 카스가 변했습니다. 그것도 완전히. 코엑스 앞 대형 옥외간판을 보고 문득 궁금해졌어요. 싹(SSAC)바뀐 카스(CASS)라니! 알파벳 순서를 바꿨는데도 단번에 카스라고 읽히는 게 참 신기하죠? 그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이 맥주가 과연 어떻게 변했을까요?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역시 외관입니다. 병의 라인이 샤프하고 더 세련돼졌거든요. 친근한 카스 로고만 아니었다면 제가 아는 그 카스가 맞나 의심을 했을 정도에요.

사실 하이라이트는 이거죠. 병이 투명해졌다는 거요. 기존의 무거웠던 갈색 병을 버리니 속이 훤히 들여다보입니다. 확실히 더 간결하고 시원해 보이네요. 병만 바꿨을 뿐인데, 맥주의 온도가 1도는 더 내려간 것 같은 청량감이 느껴집니다. 아직 맥주는 한 모금도 입에 대지 않았는데 이렇게 시원해 보이다니. 이렇게 좋은데 카스는 왜 그렇게 오랜 시간 갈색병을 고집했던 걸까요?

사실 여기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맥주는 복잡하면서도 단순합니다. 맥주의 주요 구성 성분은 물, 알코올, 그리고 홉입니다. 그런데 이 홉이란 게 참 예민한 녀석이거든요. 특히나 자외선엔 쥐약이죠. 그래서 병에 갈색 색소를 더해 물리적으로 빛을 차단해 홉의 변질을 막고 맥주가 처음 병에 들어갔을 때의 그 신선한 맛을 그대로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거죠.

그러니까 정리를 해보자면, 이번에 카스가 병을 투명하게 했다는 건 패키지를 바꿨다는 것 이상의 혁신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27년간 유지해오던 병을 바꾼다는 게 오비맥주 같은 대형 맥주 회사에서 과연 쉬운 일이었을까요? 원료부터 마지막 마무리까지 아주 미세한 부분까지 조율해야 했습니다. 아마 많은 연구와 고민이 있었을 거예요. 뭐 우리야 맥주를 맛있게 마시기만 하면 되니 이런 이야기까지는 알 필요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저 우리는 투명한 병에서도 카스 고유의 맛을 그대로 즐기기만 하면 되는 거죠.

구구절절 설명이 길었네요. 이제 본격적으로 마셔보겠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뚜껑을 따고, 속이 훤히 내비치는 병 사이로 황금빛 맥주가 흘러나오는 모습을 온전히 즐기며 투명한 잔에 따라봅니다. 이게 뭐라고 이렇게까지 기분이 좋아지는 건지.

으음? 뭐지? 이 익숙하면서 낯선 느낌은?

처음 마셔본 ‘올 뉴 카스’의 맛은 익숙하면서 낯섭니다. 우리가 너무 잘 알고 있는 카스의 캐릭터는 그대로인데, 한결 더 단정해졌습니다. 소믈리에가 된 심정으로 이리저리 입안에서 맥주를 굴려봅니다. 하지만 카스는 역시 목젖을 열고 시원하게 마셔줘야 제맛 아니겠어요? 참지 못하고 꿀꺽꿀꺽 넘겨봅니다. 적당한 탄산감 덕분에 목 넘김이 좋아 술술 넘어가네요.

신선하고 상쾌한 맛입니다. 다른 말이 필요 없죠. 기분 좋은 탄산과 고소한 보리의 향 그리고 미끄러지듯 넘어가는 목 넘김 뒤에 오는 홉의 쌉쌀함. 여름날 샤워 후 선풍기 앞에서 벌컥벌컥 마실 때의 짜릿함.

제가 아까 맛은 상당 부분 기억에서부터 온다고 말한 거 기억하시죠? 할머니에서 자식으로 그리고 손주로 몇 대를 이어져 내려온 노포들의 비결은 바로 선조의 맛을 최대한 변함없이 그대로 유지하는 데 있다고 하더군요. 어쩌면 카스의 목적은 ‘세상에 없던 맛의 맥주’를 개발하는 게 아니라 카스의 상쾌하고 깔끔한 맛을 유지하면서 더 맛있게 만드는 데 있었는지도 몰라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카스의 맛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더 맛있게 만들어야 하다니. 27년 전 카스가 처음 출시된 순간부터 2021년 현재까지 카스의 맛을 책임지고 있는 김종호 수석 브루마스터에게 이번 ‘올 뉴 카스’는 정말 큰 도전이었을 거예요.

그런데 저는 여기서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인공 첨가물 없이 투명병에서도 변하지 않는 맥주 맛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요? 그 비결은 빛 저항력이 있는 프리미엄 정제홉에 있습니다. 시그니처 원재료와 레시피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청량한 맛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좋은 재료를 최적의 비율로 블렌딩했다고 합니다. 또한 오비맥주는 이미 1995년 이후 지금까지 많은 사랑 받은 카프리 맥주를 통해 투명 병에 대한 노하우가 이미 많이 쌓여있는 상태기도 하고요. 그 이상은 영업기밀이라고 하니 여기까지만 알아도 충분하겠죠?

투명한 병과 변함없는 맛에 감탄하느라 조금 늦게 발견했지만, 카스의 블루 라벨도 변했습니다. 조금 더 간결하고 과감해졌어요. 안에 보이는 황금빛 맥주 색과 선명한 대비를 이루면서 보는 맛을 더합니다.

로고 밑에는 육각형 모양이 보이네요. 이게 바로 쿨 타이머입니다. 맥주를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온도가 되면, 변온 잉크를 품은 쿨 타이머의 온도센서가 색이 변하면서 하얀색이던 육각형이 파랗게 변합니다. 동시에 가운데 새하얀 눈꽃 아이콘이 더 선명하게 드러나게 되죠. 카스를 즐길 수 있는 신선한 시간이 되었다는 걸 눈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재미있는 장치네요.

카스는 ‘아메리칸 페일 라거’입니다. 더 큰 범주로 보자면 하면 발효 맥주죠. 맥주가 발효되는 동안 효모가 바닥에 가라앉기 때문에 라거 특유의 깔끔하고 청량한 맛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안정화된 숙성 과정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사실 그렇게 어려운 말은 아니에요. 좋은 시설 그리고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는 소리죠.

카스는 제조 공정에서 완벽한 맛을 위해 콜드 브루 공법을 도입합니다. 0℃에서 72시간 동안의 저온 숙성을 통해 맥주의 맛을 안정화 시키는 거죠. 덕분에 우리는 편의점과 음식점에서도 방금 양조장에서 나온 것과 큰 차이가 없는 맥주의 맛을 즐길 수 있는 거고요.

모든 술이 그렇겠지만, 특히 맥주는 더 마시기 전에 눈으로 즐기는 술이라고 생각합니다. 투명한 황금빛 액체 속에서 올라오는 탄산, 그 위를 덮고 있는 뽀얀 거품은 보는 것만으로도 목이 간질간질하고 청량감이 느껴지죠. 투명한 병 덕분에 맥주의 색과 탄산을 더 마음껏 즐기고 쿨 타이머로 더 생생하게 맥주의 맛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앞으로 저는 냉장고 안에 진열되어 있는 카스를 만난다면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손이 갈 것 같아요.

지금까지 이번 ‘올 뉴 카스’가 얼마나 변했는지 신나게 설명하긴 했지만요. 사실 지난 27년간 카스가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하고 친근해서 눈치채기 어려웠지만, 사실 지난 시간 동안 디자인도 쉬지 않고 변해왔죠.

하지만 이 시점에 이렇게나 과감한 변화를 시도한 이유는 결국 우리가 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들어본 적도 없는 지구 반대편 어느 동네의 맥주를 우리는 집 앞 10분 거리의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 지금. 우리의 입맛은 더 넓어지고, 취향은 더 다양해졌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카스는 카스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단순히 익숙하다는 이유로 너무 가혹한 평가를 내리는 건 아닐까요? 오랜 친구처럼 언제든 편하게 찾을 수 있는 맥주, 그리고 그 카스가 이렇게까지 용기 있는 변화를 시도했다면 저는 언제나 그 손을 잡아줄 의향이 있습니다. 옛친구와의 조우는 언제나 기분 좋은 법이니까요. 여러분도 이번 주말 더 새로워진 올 뉴 카스의 매력을 다시 한번 느껴보시길 빕니다.


*이 글에는 오비맥주의 유료 광고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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