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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디트

안경 덕후가 추천하는 안경 브랜드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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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왔니? 나는 브랜드 에디터 김정년. 좋은 브랜드의 좋은 포인트를 발굴해 남에게 열심히 전도하는 사람이다. 그런 내게 에디터B가 내게 솔깃한 제안을 했다. ‘안경’을 소개해줄 수 있겠냐고. 멋진 제안이다. 내 첫 직장은 안경을 큐레이션 하는 편집샵. 20여 브랜드의 500가지 안경테를 직접 만지고 하나씩 얼굴에 써 보는 건 정말 즐거운 일이었다. 안경 쓴 사람의 얼굴도 많이 봤다.

[사진= tvN <미스터 선샤인>]

오늘 소개하고 싶은 안경테는 ‘하금테’와 ‘뿔테’다. 이 둘은 흔한 안경테인데, 다들 어색하게 쓰는 경우가 많다. 보기에는 예뻐도 제법 얼굴을 많이 타는 안경테거든. 하지만 흉내는 취향의 어머니! 다른 사람이 쓴 안경을 따라 쓰다 보면 좋은 안경 취향이 생기기 마련이다. 근데 어떤 안경이 멋진 안경이냐고? 사람의 미적 기준은 되게 직관적이어서 척 보면 멋진 안경인지 안다. 남이 써서 멋진 안경, 그래서 나도 한번 써보고 싶은 게 바로 멋진 안경. 그러니 안경을 새로 맞출 계획이 있다면, 내 얼굴만큼이나 타인의 얼굴을 열심히 바라보는 건 어떨까?


나는 내가 쓰고 싶은 안경테를 영화나 사진에서 발견하는 편이다. 특히 드라마에는 멋진 안경테가 잔뜩 등장한다. <미스터 션샤인>이 유행할 때였나? 드라마에서 코받침이 없는 둥근 안경을 쓴 악당이 두 명 나오는데, 나는 저 지독한 남자들이 쓴 둥근 안경을 누가 어디서 만들었는지부터 찾기 시작했다. 색, 프레임의 굵기까지 완전 취향 저격이었거든. 드라마 속 둥근 안경이 넙데데하고 콧대가 낮은 내 얼굴에도 잘 어울릴 거 같은 느낌. 느낌은 완전적중. 이 글 끝자락 내 프로필 사진에서 확인 가능하니, 진짠지 아닌지 확인해주시길. 댓글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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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과 나얼의 얼굴에서
하금테를 발견하다

안경 렌즈를 감싸는 둥그스름한 부분을 림(rim)이라고 부르는데, 하금테는 림의 아래쪽 뼈대가 고스란히 노출되는 안경테다. 내가 요즘 눈여겨보는 하금테는 일반적인 하금테와 달리, 뿔테 플라스틱이 안경다리 끝까지 뻗지 않고 눈썹 근처에서 멈춘다. 뿔테가 림 상단에 달라붙어 눈썹과 밀착해 선 굵은 인상을 주는 독특한 디자인이다. 이런 하금테는 ‘로덴스톡 리처드Rodenstock Richard’라고 검색하면 찾을 수 있다.

독일의 유서 깊은 안경 브랜드 로덴스톡이 리처드라는 이름으로 출시한 시리즈가 가장 잘 알려져 있기 때문. 몇몇 아이웨어 브랜드는 리처드 시리즈의 투박한 멋을 살린 복각판 버전을 출시하기도 하고, 더욱 슬림한 금형을 뽑아내 개량된 디자인을 선보이기도 한다.

[사진=이어령저작권보존위원회]

나는 이런 로덴스톡 리처드 하금테의 가장 훌륭한 스타일링을 초대 문화부 장관 이어령 선생의 얼굴에서 찾아냈다. 20세기 중반에 유럽 유학 시절 그의 청년 시절 사진을 보자. 그는 일찍부터 하금테를 즐겨 쓴 모양이다. 콧날이 오똑하고 눈빛이 총명했던 이어령 선생의 안경 취향은 당시 유럽에서 접할 수 있는 독일산 안경테에서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그는 일흔을 넘고 여든일곱을 넘긴 지금도 리처드형 하금테를 자주 쓴다. 그가 해마다 나서는 강연에, 오랜 연륜이 묻어나는 인터뷰 기사 사진에 하금테가 동행한다. 해가 바뀌며 자연스럽게 삶의 흔적이 베어드는 경년 변화의 아름다움은 데님 재킷이나 파타고니아 플리스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연륜이 무성한 어느 노인의 금테 안경에서도 느낄 수 있다. 함께 나이 먹는 생활 도구가 내 곁에 몇이나 되는지 잠시 생각해본다. 아래는 리처드형은 아니지만 추천할 만한 하금테 스타일의 제품.

레이밴 클럽마스터 RB3016. 선글라스로 유명한 레이밴의 인기 하금테 시리즈. 변색렌즈를 달면 멋있는 안경, 가격은 10만 원대 초반.

애쉬크로프트 Chiba. 무게중심이 훌륭한 하금테. 좌우 안경테를 이어주는 열쇠 구멍 모양의 ‘키홀 브릿지’가 보이시는가? 10만 원대 후반.

다른 브랜드도 소개한다. 옐로우즈 플러스는 빈티지 안경을 세련된 느낌으로 재해석하는데 일가견이 있는 하우스 브랜드다. 안경 설계를 동양인 관상에 맞춘다는 브랜드 철학을 갖고 있다. 실제로 써 보면 테가 얼굴에 맞춰 알맞게 늘어나면서도 관자놀이에 착 감겨드는 특유의 착용감이 좋은 편이다. 두상이 크거나 얼굴이 넙데데한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아이웨어 브랜드. 실물은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서 김부장의 눈썹 연기와 함께한다. 사진 속 제품은 YELLOWS PLUS_LUCAS. 50만 원대 후반.

옷 잘 입는 형이 안경까지 잘 쓴다. 나얼의 얼굴은 새롭게 떠오르는 하금테 명당. “베레모와 하금테가 이렇게 잘 어울리는 믹스매치였나!?” 나얼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나얼의 음악세계>의 썸네일만 봐도 지금까지 온통 하금테 안경 스타일링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리차드형 하금테의 중후함은 덜어내고 스타일리시한 인상을 심어주는 나얼의 패션센스가 인상적이다(내 마음에 코디 저장). 사실 나얼은 데뷔 때부터 안경을 자주 썼고, 팬들은 그런 나얼의 안경을 잘 알고 있다. 레트로 감성의 안경이나 오버사이즈핏 아이웨어를 좋아한다면 ‘나얼 안경’ 검색을 추천한다.

MUZIK_EBONY. 블랙 뮤지션의 소울을 담아낸 아이웨어 메이커 뮤지크와 나얼의 합작품. 통칭 잠자리 안경, 복고풍 투 브릿지 안경테를 선보인다. 20만 원대 중후반.


2
셀럽이 쓴
뿔테안경을 흉내 내다

[사진=http://arts.ucdavis.edu/]

누가 내게 안경테를 추천해달라고 하면, 이렇게 대답해준다.


“TV나 광고에서 안경 쓴 연예인 몇 명 추려보세요. 특히 뿔테안경을 찾아보세요. 그거 대부분 협찬이라서 검색하면 브랜드랑 제품명 잘 떠요. 그 모양이랑 똑같거나 비슷한 테를 가격대 별로 나눠서 직접 써본 다음에, 가장 마음에 드는 테를 지르세요.”


왜 하필 뿔테안경인가? 무난한 비주얼, 편리한 관리,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뿔테야말로 직접 여러 번 써봐야 차이를 알 수 있는 안경이기 때문이다.


안경테는 가성비로 사기에는 얼굴에 미치는 힘이 너무 세다. 안경만큼은 디자인과 디테일에 기꺼이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하루 종일 얼굴에 달고 있다면, 예쁜 거 쓰는 게 좋지! 나는 개인적으로 여러분이 1만 원짜리 테와 10만 원짜리 테, 10만 원짜리와 30만 원짜리의 차이를 느꼈으면 좋겠다. 어떤 생활도구는 가심비를 따져야 진가를 알아볼 수 있는데, 나는 안경테가 그런 가심비 생활 도구의 대표 예시라고 생각한다. 몇 가지 뿔테 안경을 추천한다.

프레임 몬타나_FM6-3. 복숭아색이 감도는 신비로운 투명테. 곡선이 유려하게 떨어지는 쉐이프가 인상적이다. 30만 원대 중반.

BJ CLASSIC_JAZZ. 포마드 헤어가 잘 어울렸던 빌 에반스의 콧잔등에 얹혔던 바로 그 스타일. 20세기의 전설적인 재즈 아티스트가 사랑한 뿔테안경의 리바이벌 에디션. 작은 얼굴에 잘 어울리는 안경테로 아메리칸 빈티지 아이웨어의 진수를 보여준다. 30만 원대 후반.

좋은 뿔테안경은 국립중앙박물관 고려청자마냥 섬세한 공정을 지닌다. 만졌을 때 느껴지는 매끈한 질감이나 눈으로 봤을 때 느껴지는 광택을 위해, 프레임의 미세한 각을 정확하게 맞추는 공정을 따로 추가한다. 이런 공정은 3D 프린트나 공장 기계로 대체할 수 없다. 사람이 직접 후가공처리를 맡아 원하는 수준에 이를 때까지 돈과 시간을 쏟게 된다. 이렇게 태어난 뿔테는 수공예품스런 완성도가 잡히는데, 이 완성도에 집착할수록 안경테는 가성비에서 가심비의 차원으로 도약한다. 좋은 안경테는 브랜드의 뚜렷한 소신과 철학이 담긴다. 우리는 그 가치에 돈을 지불하는 것이다.


안경원에서 다발로 쌓아놓고 파는 흔하디흔한 검은 뿔테는 잠시 잊자. 뿔테의 세계는 깊고 넓다. 유명한 사람이 쓴 뿔테의 모양을 기억하고, 셀럽의 이름을 검색창에 넣어 비슷한 가격대의 브랜드 제품을 서치하자. 몇 가지 제품을 찾아냈다면, 날을 잡아 안경원에서 직접 시착해보자. 내가 썼을 마음에 드는 구석이 하나라도 있는 뿔테가 진짜 예쁜 뿔테다.

[사진=네이버 온스테이지]

민수의 온스테이지 라이브 영상을 보면서 투명 뿔테 안경 쓴 민수의 얼굴과 베이스 사운드에게 홀랑 빠졌다. 투명 뿔테는 힙한 인상을 주면서도, 얼굴 전체에 착용자 관상에 어울리는 윤곽을 은은하게 드리우는 특징이 있다. 제품 정보를 찾던 어느 날, 나의 최애 가수 민수가 클럽하우스 톡방을 열었다. 나는 손을 번쩍 들어 용감하게 물어 본다. “민수 님! 온스테이지 무대 영상에서 쓰셨던 안경이 궁금해요!” 제품은 FAKE ME Perl CLW. 가격은 17만 5,000원(링크). 나도 민수만큼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얼굴에 어울리는 안경테는 관상에 깃든 매력을 증폭시킨다. 남의 얼굴에 얹힌 안경을 내 것으로 만드는 즐거움을 여러분도 꼭 느껴보시길! 직접 경험해보면 안경테 수집이 꽤 즐거워진다. 얼굴은 바꿀 수 없지만, 안경은 바꿀 수 있으니까. 예쁜 안경은 미운 얼굴도 괜히 한 번 더 바라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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