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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디트

인싸들만 초대받는다는 비밀스런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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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클하뉴비 최호섭입니다. 지난 이틀 사이 꽤 흥미로운 서비스 하나가 입에 오르내렸습니다. 바로 클럽하우스입니다. 벌써 사람들끼리는 ‘클하’라는 약자와 ‘클럽하우저’라는 명칭이 익숙해졌고, 저녁마다 클럽하우스를 처음 접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어떻게 이야기를 나누는 파티가 열립니다. 바로 온라인에서 말이죠.

어느날 지인이 클럽하우스에 관심 있냐고 물어 옵니다. 원하면 초대장을 주겠다는 말도 덧붙입니다. 잘 모르겠지만 무슨 회원제 콘도 서비스인가, 아니면 새로 생기는 클럽의 형태인가 싶습니다. 뭐가 됐든 나이를 또 한 살 먹은 입장에서는 ‘인싸’의 이너 서클까지는 못 들어가더라도 그게 뭔지는 알아야겠죠. 하지만 이런 기대와 달리 클럽하우스는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소셜 미디어 서비스였습니다.

그 귀하다는 클럽하우스 초대장을 통해 아이폰에 앱을 깔고 미지의 세계에 접속합니다. 트위터 계정으로 접속하고, 관심사를 묻습니다. 뭔가 익숙한 듯 낯선 시스템에 긴장도 됩니다. 특히 이런 서비스는 처음에 네트워크를 많이 만들기 위해서 연락처 정보를 닥치는대로 긁어서 일단 친구를 많이 만들 수 있어서 단계 하나하나마다 조심스럽습니다.


정말 첫 순간의 어리둥절함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니 이게 그렇게 핫하다고? 뭘 하는 거지? 그러고 보니 앱 아이콘도 이게 소셜 미디어의 아이콘이 맞나 싶습니다. 요즘, 특히 iOS 앱에서 좀체 만날 수 없는 사람 얼굴 모양의 아이콘은 이 모든 부조화의 혼란을 부추겼습니다.

[자료 출처 = statista.com]

이미 여러 뉴스를 통해서 클럽하우스에 대한 이야기는 엄청나게 많이 입에 오르내리고 있죠. 갑자기 이렇게 주목받는 서비스가 언제 있었나 싶을 정도입니다. 정확한 이용자 수치도 찾기 어렵습니다. 이용자 수는 지난해 12월 60만 명이었는데, 올 1월을 지나며 200만 명을 넘어섰는데, 지금도 쉴 새 없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미국의 최근 미국에서 게임스톱 주식 공매도 사건이 화제가 되면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클럽하우스에 접속하면서 본격적으로 전 세계에 알려졌습니다.


사실 뭐 여기까지가 클럽하우스에 대해서 검색하면 나오는 기사들이 똑같이 이야기하는 핵심 내용입니다. ‘그래서 도대체 이게 뭐 하는 거고, 왜 하는 거지?’라는 질문에 답해주는 글은 쉽게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저도 비슷한 고민을 한참 했는데, 그 출발점 자체가 틀렸다는 걸 깨닫자 이 서비스가 왜 인기를 얻게 되는지 조금은 느낌이 온 것 같습니다. 클럽하우스를 즐기는 비밀을 한 가지 이야기하면 ‘클럽하우스는 클럽하우스’입니다. ‘OOO같은 거’라는 공통점을 찾는 게 이 서비스를 더 멀게 느껴지게 하는 요인입니다. 제 방황을 예로 들어볼게요.

[수다를 떠는 목적도 있지만, 특정 주제에 대해 토론하는 방도 많습니다]

클럽하우스에 접속하면 관심사나 팔로우 내용을 통해 여러 대화방이 보입니다. 방에 들어가면 참여자들은 동그란 아이콘 속에 얼굴을 표시하는 게 이 서비스 화면의 전부입니다. 라디오처럼 누군가가 계속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이내 다른 사람이 받아서 이야기를 합니다. 오디오가 막 겹치고 웃음 소리가 이어집니다.

‘아… 나는 뭘 해야 하지?’와 ‘그냥 들어와도 되는 건가?’

낯선 서비스에 훅 던져진 뉴비는 두려움 90, 호기심 10의 마음으로 조용히 앉아 있습니다. ‘내가 여기에서 말하면 저 방에 내 목소리가 울리는 건가?’ 지금 생각하면 우습지만 진지하게 했던 고민입니다. 채팅으로 인사라도 해야 하나 싶습니다. 아, 그런데 이 서비스에는 글을 입력할 채팅창이 없습니다. 그냥 닥치고 조용히 살펴보다가 아 모르겠다…하고 아이폰 화면을 잠그고 내려놨습니다. 아니 그런데 말이 끊어지지 않습니다. 대화는 계속 이어집니다.

[손바닥 아이콘을 누르면 대화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표현입니다]

다시 방에 들어가서 살핍니다. 아… 방에서 나가려면 따로 버튼을 눌러야 합니다. 그럼 이 안에서 이야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싶어서 다시 봅니다. 모든 내용은 음성으로만 전달이 되고, 말할 수 있는 사람, 즉 ‘스피커’들이 맨 위에 모입니다. 그리고 그 아래로 방에 참여해서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이 표시됩니다. 이 사람들은 말을 할 수가 없고, 말하고 싶으면 화면 아래에 있는 손 버튼을 눌러서 손을 들어야 합니다. 그러면 모더레이터가 발언권을 주고 스피커들 사이에 올려줍니다.


이 순간에 드는 생각, ’팟캐스트인가?’였습니다.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하고, 청중들이 모여서 그걸 듣는 거죠. 그런데 녹음이나 기록이 되지 않고 휘발되는 라이브이기 때문에 또 팟캐스트와는 달라 보입니다. 조금 들여다 보니 특히 스타트업이나 개발자들 사이에서 주제를 놓고 대화하는 ‘파이어 사이드 챗(Fireside chat)’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대와 객석의 구분은 묘하게 느껴졌고,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윗물, 아랫물’ 같은 벽을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건, 아주 초기의 생각입니다.


다른 방도 살펴볼까 해서 나와서 둘러보다 보니 쉴 새 없이 사람들이 가입합니다. 아는 사람들, 유명인들이 등장하기에 팔로우 버튼을 눌러봅니다. ‘어라… 트위터 같네?’ 묘하게 내 팔로어 수도 신경이 쓰입니다. 스타트업 VC 들이 모여서 이야기도 하고, 퇴근길 차 안에서 하루를 이야기하는 방도 있습니다. 미국 시간으로 밤 시간에는 자장가 방과 위스키 방이 동시에 눈에 띕니다. 같은 밤을 주제로 극단적인 목소리 톤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이 모든 방들의 공통점은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이게 뭐 하는 서비스인지 모르고 쓰더라’는 겁니다.


실제로 대화방의 상당수는 이걸 어떻게 써야 할 지에 대한 고민들이 주요 주제가 됐습니다. 각자의 추억을 되짚으며 나온 서비스들을 보면 ‘라디오’, ‘팟캐스트’, 말로 하는 ‘유튜브 라이브’, ‘채팅창 없는 디스코드’에 급기야 ‘세이클럽’과 ‘미투데이’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음성으로 하는 ‘트위터’라는 분석도 많았죠. 그때 딱 깨달았습니다. ‘이건 비교할 게 없구나’

[말하지 않을 땐 마이크를 음소거하며, 제법 원활하게 대화를 주고 받습니다]

생각해보면 팔로우, 대화방, 음성이라는 아주 단순하고 익숙한 기능들을 완전히 새로운 규칙으로 뭉쳐 놓은 게 바로 클럽하우스인 셈이죠. 사실 어떻게 써야 할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이미 그렇게 대화하는 방법들이 맞는 길인 서비스인 겁니다. 바로 소셜미디어죠.


트위터나 페이스북, 스냅챗 등을 우리나라에서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라고 많이 부르죠. 이 서비스들이 태어난 미국에서는 소셜 미디어라는 말이 더 익숙합니다. 관심사와 콘텐츠 기반으로 모여서 주제를 중심으로 대화를 나누는 겁니다.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얻듯이 사람들끼리 정보를 나누고, 재생산하는 사회적 미디어인 셈입니다.


이게 왜 이제 나왔을까요? 적어도 이 서비스의 인기는 ‘코로나19’로 연결됩니다. 사실 요즘의 모든 ‘새로움’은 모두 코로나19로 뜨개질할 수 있습니다.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FOMO(Fear of Missing Out)’를 언급합니다. 이미 클럽하우스는 ‘인싸’의 것이라는 묘한 분위기가 만들어졌고, 코로나19로 정보가 잘 흐르지 않다 보니 모르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다는 것이죠.


저는 두 가지 조금 다른 관점으로 바라봅니다. 첫 번째는 대화의 방법입니다. 왜 클럽하우스는 낯설면서도 익숙할까요? 저는 이 서비스가 불과 1년 전만 해도 관심을 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대부분의 서비스들은 비디오를 중심에 두는 게 기본 흐름입니다. 시각적 정보의 힘은 대단하니까요. 그런데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이 익숙해진 상황에서 우리는 영상 통화와 그룹 음성 채팅 등을 부쩍 많이 이용하게 됐습니다. 그러니까 많은 사람들이 얼굴을 보지 않고 그룹으로 대화하는 문화가 익숙하게 된 것이죠. 또한 그 안에서 ‘화면이 없는 자유’도 누릴 수 있습니다. 옷을 차려 입지 않아도, 화장을 하지 않아도 되고, 목소리가 갖고 있는 힘만으로 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 겁니다.

[벌써 새로운 네트워킹의 조짐이 보입니다]

두 번째는 새로운 형태의 연결입니다. 불안감보다는 사람들 사이의 네트워킹이 원활하지 못하다 보니 새로운 형태의 연결을 원하고 있었는데,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인스타그램은 이를 반영하지 못했습니다. 이 서비스들에 조금은 질린 것도 있지만 결정적으로 사진과 영상 등 시각적 콘텐츠가 주제가 되어야 하는 특성 때문입니다. ‘어제 저녁에 요즘 핫하다는 피자를 먹었고, 지금은 사이판에 가려고 공항에 왔다’는 걸 아주 자연스럽게, 과하지 않게 슬쩍 사진 한 장에 태우는 ‘고급짐’이 이제까지의 소셜 미디어의 주요 콘텐츠였죠. ‘허세’를 팔고 ‘부러움’을 사는 느낌이랄까요. 하나의 판타지를 주고받으며 대리만족하는 부분도 기존 소셜미디어의 재미였고요.


하지만 이제 우리는 일상이, 매일이 다르지 않습니다. 사진 찍을 일이 없습니다. 옷을 차려입지 않는 날도 많고, 집 밖에 한 발도 내딛지 않는 경우도 부쩍 늘었습니다. 새로운 형태의 고민이 필요한 거죠. 바로 원론적인 ‘대화’, 즉 채팅입니다. 그리고 이 두 가지가 클럽하우스 안에서 딱 맞아 떨어졌습니다.

[작년엔 뮤지컬 라이온킹을 클럽하우스 대화방에서 공연하기도 했다고]

다시 클럽하우스 대화방으로 돌아가볼까요? 소심한 저는 둘째날까지도 선뜻 손을 들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저녁 늦게 한 대화방에 들어갑니다. 좋아하는 뮤지션의 이름이 제목에 적혀 있어서 노래 이야기를 하나 싶었는데, 들어가보니 그 분이 직접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런던에 출장, 혹은 휴가를 가면 반갑게 맞아주는 지인도 그 방에서 아주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아.. 인사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지인이 저를 스피커로 끌어올렸습니다. 이게 뭐라고 심장이 콩콩 뜁니다. 조심스럽게 인사도 나누고, 음악에 박수도 칩니다. 제 소개와 글에 대한 이야기도 짤막하게 오갔습니다. 이 방 안의 모두는 불과 이틀 전만 해도 이런 공간에서 만날 거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늦은 밤 갑작스러운 클럽하우스는 이름 그대로 작은 공연이 이뤄지는 클럽 공연장이 됐습니다. 저는 ‘다른 서비스와 비교하지 않아야겠다’는 다짐을 한 지 3시간 만에 새로운 비교거리를 찾았습니다. 바로 ‘채팅’입니다. 그것도 파란 화면의 PC통신의 공개 채팅방 말이죠. (나이가 또…)


모르는 사람들끼리 대화방의 주제만으로 모이고, 각자 자기 소개와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모두가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처음 온 사람들에게도 말할 기회와 관심을 소홀히 하지 않습니다. 그 사이에서 말을 꺼내는 두려움과 설레임은 사람 앞에 자주 서고, 여러 서비스를 많이 이용했음에도 여전했습니다.

출처[출처= tvn 응답하라 1998 화면 캡처]

[출처= tvn 응답하라 1998 화면 캡처]

물론 클럽하우스 이용자들의 대부분은 PC통신 화면은 ‘응답하라 1988’에서나 봤을 겁니다. 하지만 대화의 분위기는 똑같습니다. 딱 하나의 차이는 글과 음성이라는 것 뿐입니다. 사진도, 영상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글로 방 안의 모두가 같은 것을 상상했던 것처럼 클럽하우스의 대화방도 말을 통해 모두가 같은 생각을 나눕니다. 머릿속은 더 복잡하죠.


이 즐거움과 설렘이 조금은 더 오래 갔으면 좋겠습니다. 서로가 이방인이지만 조심스럽게 한 방에 모여서 호기심 속에 서로를 존중하며 귀 기울이는 그 분위기는 인터넷의 보급 이후 완전히 사라졌다고 생각했거든요. 물론 이 안에 이제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얼굴이 공개되지 않는 익명성 속에 혐오와 가짜라는 인터넷의 어쩔 수 없는 것들이 들어오겠죠. 지금의 초대장은 이용자 수와 서버 트래픽의 조정을 위한 것이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평화를 그나마 유지해주는 장치가 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아직도 클럽하우스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들이 이 안에서 어떻게 수익을 거둘지도 모르겠고, 콘텐츠를 가진 사람들에게 어떤 장치로 무슨 보상을 해줄지도 모르겠네요. 조금 이기적이지만 그냥 이대로 계속 갔으면 좋겠다 싶기도 합니다. 결국 소셜 미디어의 중심은 사람이고, 오래 전 ‘글’이 나의 조금 조심스러운 모습을 담으려 했던 것처럼 지금은 ‘말’이 그 역할을 할 겁니다. 사람들이 편하게 모여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미디어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바로 클럽하우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얼마나 오래 즐길지 모르겠지만 지금 이 순간도 사람들의 와글와글 이야기하는 소리만으로도 뭔가 큰 활력이 됩니다. 답답하고 살벌한 세상에서 벗어나서 착하고 예쁜 척하는 놀이터가 하나 잘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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